류머티즘 병원에서 관절이 아프다고 찾아 오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대부분은 관절염이 아니라 근육과 힘줄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근육의
통증은 우리 몸을 제대로 사용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생긴 병이다.
이 경우 단순히 약과 주사를 처방하는 것보다는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운동법을 익히는 것이 더 근원적인 치료가 된다. 때론 신체 각
부위별 스트레칭 방법을 설명하다가 진료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아무리 공들여 환자에게 설명을 해도 다음 진료시간에 그 환자에게 집에서 어떻게 운동 했는지 보여달라고 하면, 처음 가르쳐준 데로
따라하는 환자는 별로 없다. 어쩌면 의사와 환자관계의 중압감 때문에 배운 운동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칼럼에서 소개하는 운동의 대부분은 저자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 및 발전시킨 것이지만, 요가 등 기존의 운동법과
유사한 점도 있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활치료 과정에서 발전시킨 것이라 일반인들이 익힐 경우 훨씬 쉽고,
빠르게 운동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로 뒷목과 어깨가 묵직할 때
아침에 일어나면 뒷목이 뻐근하고 어깨 뒤쪽 삼각형 모양의 견갑골 사이가 아프면서 어깨나 팔 쪽으로 무지근한 통증이 나타날 때가 있다.
어깨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면 견갑골과 척추 사이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찬바람이 스며들지 않도록 목과 어깨를 잔뜩 웅크리고 뛰어 다니고, 직장이나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목과
어깨의 통증이다. 심지어 숨을 크게 들어 마시면 ‘억’ 소리가 날 정도로 통증이 심해서 숨도 크게 못 쉬는 경우도 있다.
어깨 주위에는 많은 근육들이 붙어 있어서 견갑골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추위에 심하게 어깨를 웅크리거나 컴퓨터
작업 등으로 자세가 바르지 못할 땐 견갑골 주위에 있는 근육들이 전부 뭉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심한 스트레스로 뻐근해진 뒷목과 어깨의 통증을 풀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 자세를 익혀보자. 운동에 걸리는 시간은 5분도 안 걸리지만, 운동
효과는 2~3시간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틈 날 때마다 반복하면 머리까지 맑아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1.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왼손을 밑에 떨어진 물건을 집듯이 무릎 앞쪽으로 길게 뻗는다.
2. 이 때 왼쪽 어깨를 앞쪽으로 내밀고 오른쪽 어깨에 비해 낮은 높이를 유지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왼손을
힘껏 안쪽으로 돌려서 손바닥이 바깥쪽을 향하게 하면 견갑골 주위가 뻐근하게 풀리는 것이 느껴진다.
3. 옆에서 볼 때 손은 45도 아래 방향으로 뻗어야 한다. 손을 안쪽으로 힘껏 돌릴수록 견갑골 주위 근육의
운동효과도 크다. 목은 손을 내민 반대쪽으로 숙이는데, 턱이 돌아가지 않은 상태로 귀가 어깨에 닿도록 숙인다. 이 자세를 30초간 유지한다.
통증이 심하면 1시간마다 한번씩 양쪽 손을 번갈아가면 스트레칭한다. 통증이 줄어들면 2~3시간 간격으로 운동횟수를 줄여도 효과가 지속된다.
운동할 때 어깨 주위로 뻐근한 느낌이 들어야 효과가 있다.
/한양대의료원 류마티스병원 관절재활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