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시내 노상에서 각종 버섯들을 펼쳐놓고 있다.
작년 이맘때, 추어탕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남원 시내를 어슬렁거렸다. 그때 노상에 펼쳐진 물건에 발길이 멈췄다. 거기에는 초피와 각종 버섯들이 놓여 져 있었다. 지리산에서 채취한 듯한 버섯들은 종류도 제각각, 혹 독버섯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색상도 가지가지.
△소코버섯
그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버섯이 있었다.
“이것은 무슨 버섯이에요?”
“소코버섯이에요”
“소코버섯?”
그때만 해도 '소코'라는 말뜻이 그 소코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 소코가 뭔말인지 아직도 접수 못했어? 그럼 계속 읽어봐.
새로운 식재에 관심 많고 욕심 많은 맛객이 안살리가 있겠어?
“이것도 주고 저것도 주고....”
그렇게 십원하나 깎지 않고 한보따리 사와서 풀어보는데.... 으악!
세상에 요따구일이...
맛객을 놀라게 한건 바로 소코버섯이었다. 소코버섯이 든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버섯이 모두 익사해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 많은 물들이 버섯에서 나왔단 말인가? 살 때만 해도 완전 이상무였는데.... 설마 그새 상한거야?
손으로 버섯을 꺼내려는 순간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그건 물이 아니라 점액질로서 더 적나라하게 얘기하면, 소 콧물을 한바가지 받아 놓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끈적... 끈적.....
디러ㅠ_ㅜ
바로 그때 깨달았다. 아하! 소코버섯에서 소코의 뜻이 그것이었구나. 그러고 보니 버섯의 생김새나 허여멀건한 색상이 영락없는 소코였다. 또 흘러나온 물은 소 콧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같았고. 이제 접수했어? 그럼 이쯤에서 박수한번 쳐줘야 하는 것 아냐? 우리 선인들의 작명실력에 그만 감탄사가... 짝!짝!짝!
△소코버섯은 소 코를 닮았다
물론 소코버섯의 학명은 따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그 이름은 관심사가 아니었다. 내 장담컨데, 소코버섯만큼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 나도 앞으로는 계속해서 소코버섯이라 부를 것이다. 불만 있어?
글이 여기서 마치면 섭할 사람 많지. 당연히 요리를 했다.
△소코버섯을 비롯해 각종 버섯과 고기를 양념했다
고기와 함께 갖은양념을 해서 볶았다. 그리고 먹었노라. 그리고 그 맛은?
뭐야....
야릇하게 느껴지는 송이향과 물컹쫄깃한 식감은 송이와 닮았지만 송이를 능가하지는 못했다. 소코버섯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짝퉁송이로 느껴졌다. 그래도 좌절은 말게나 송이보다 귀한 버섯은 자네니까.
됐거덩! ㅡ_ㅡ (나 소코버섯)
소코버섯, 여러분은 구경 하셨나요? 맛 보셨나요? 아참! 완성된 요리가 없어 살짝 실망하셨나요?
그... 그게... ^^;
2008.8.28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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