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재지주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시세보다 20∼30% 정도 싼 급매물이 속출하면서 ‘알짜배기’ 땅 급매물을 줍는 찬스가 왔다.
급매 땅은 말 그대로 주인의 사정상 급하게 내놓는 물건을 말한다. 대개 은행 빚에 몰리거나 사업이 어려워 급전이 필요한 경우 급매로 땅을 내놓는다. 특히 경기 침체기에 이런 땅이 많이 나온다.
최근에는 분위기에 휩쓸린 급매 땅도 많다. 정책 변화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땅을 내던지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이 급매 땅을 거둬들일 호기로 보고 있다. 토지 전문업체 지오랜드 문제능 사장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용인 등에서 괜찮은 땅이 가끔 싸게 매물로 나온다”면서 “이런 땅들은 향후 꾸준한 시세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매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급매물, 어디서 많이 나오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땅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땅값이 비싼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세금뭇매’를 견디지 못한 투자자들의 급매물이 늘고 있다.
기준시가로 3억원을 초과하는 부재지주 소유의 농지ㆍ임야와 비업무용 토지가 많다. 내년부터 종부세 부과율이 80%(현재 70%)로 늘어 세부담이 만만치가 않아서다.
개발 호재를 업고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던 충청권에도 급매물이 늘고 있다. 태안군 근흥면 일대 관리지역 임야는 평당 10만~15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절반으로 떨어졌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공주지역에서도 단기 차익을 노리고 땅을 매입했던 주인들이 물건을 싸게 내던지는 경우가 많다. 내년 양도세 중과로 세금을 내면 남는 게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사려는 사람이 없다. 때문에 마음이 더 급해진 땅 주인들은 시세의 절반 가격에 매물을 내놓은 사례도 있다.
따라서 향후 1∼2년이 급매물을 거둬들일 호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산서비스 이종창 대표는 “최근 용인, 안성 등 수도권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무릎까지 빠진 급매 땅을 낚으려는 투자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며 “개발 호재는 있지만 규제가 없는 1000∼2000평짜리 임야가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런 땅이 ‘알짜 급매물 땅’
물론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라고 해서 덥석 계약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예상보다 시세상승이 시원치 않을 경우 환금성이 떨어져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도 있는 때문이다.
때문에 향후 시세 상승의 여지가 눈에 확실히 보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한정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종부세 과세 대상이 아닌 소형 땅이나 비규제지역 급매 땅이 우선 매입 대상이다.
수도권에서는 용인이나 안성 등에 이런 땅이 많다. 대부분 빚에 쫓긴 현지인들이 내놓은 물건들이다. 이런 땅은 비규제지역인데다 개발재료도 많아 알짜배기 급매물로 통한다. 대개 시세보다 10∼20% 정도 저렴해 지금 사둬도 손해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시세보다 10% 이상 싸지 않은 급매물은 별다른 투자 이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주변 땅값보다 20% 이상 저렴해야 ‘괜찮은’ 급매물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추후 매각시 양도세 부담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때문이다.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 나온 급매 땅도 알짜 땅이다. 이런 땅은 향후 지속적인 땅값 상승이 예상돼 양도세를 내고도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지역 주변 토지의 경우 사업 초기단계에서 완료시점까지 가격변동이 5∼10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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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입 지역 동네 이장이나 주변 중개업자를 내편으로 만드는게 알짜 급매믈을
잡는 지름길이다. | 중개업자는 투자자의 동업자
알짜 급매물은 어지간해서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특급 매물의 경우 현지 중개업소 차원에서 인수해버리거나 VIP고객에게만 조용하게 연락해 처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개업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 경우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중개업자는 동업자나 다름없다. 특히 한 지역에서 오래 영업을 한 중개업소는 우선 공략 대상이다.
이들이 알짜배기 땅을 많이 확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하면서 현지 사정에 정통한 중개업소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 경우 현지 ‘똠방(토착 무허가 거간꾼)’을 활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똠방’이란 중개업소나 개발업자에 매물을 공급하고 일정한 구전을 챙기는 현지인으로 일종의 무허가 프리랜서다. 대개 현지 지역정보에 밝은 이장, 새마을 지도자, 농지위원 등 동네 유지들이 주류를 이룬다. 대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토지를 저렴하게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매물을 거둬들이는데 앞장선다.
이들은 ‘동네언론’을 좌우하는데다 지역 매물정보를 호주머니에 꿰차고 있어 웬만한 중개업자 뺨을 칠 정도다. 현지 땅값도 이들이 좌지우지한다.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해 진흙 속에서 금을 캐내는 투자자들이 많다.
정확한 시세 파악이 관건
급매물 땅 투자는 정확한 현지 시세 파악이 중요하다.
때론 노련한 전문가조차도 호가와 실거래가 사이에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호가(상투)를 붙드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급매 땅의 투자 이점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정확한 땅값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장답사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러 번 교차 확인한다. 그래야 평당 10만 원짜리 땅을 20만원에 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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