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테크/성탄부활과 절기

[스크랩] 스파이 공부하는 여의사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2. 21. 18:40

 

 

 

 

 

 

치과의사인 내가 성균관대학교 국가전략대학원을 알게 된 것은 거의 운명적이었다할 수 있다. 정치학 계통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던 2년 전 늦가을, 외국으로의 유학을 고민하면서 한편으로는 치과 일을 접을 수도 없는 입장에 있었던 내게 친언니가 국내 대학원에 가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 중에서도 요즘 한참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왜 진작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하면서 학교 홈페이지를 검색하던 중 특수 대학원이면서도 치과 일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고 정치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국가 전략 대학원이라는 곳이 눈에 확 들어왔다. ‘국가 전략 대학원’이라는 강렬한 학교 이름도 마음에 들고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는 학과 소개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길로 한 달음에 학과 사무실을 찾아 원서를 접수하고 면접시험, 영광스런 합격과 함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면접 시험장에서 원장님께서 하신 말씀은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열심히 다닐 자신이 있냐, 조금 다니다가 중도에 그만둘 거면 뽑아줄 수가 없다, 괜히 그렇게 하면 진짜 들어오고 싶은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고 면학 분위기만 흐린다. 아마도 지난 4학기 내내 원장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다니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최소한 면학 분위기는 해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 전략 대학원은 그 특별한 이름에 걸맞게 특별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전공과목의 구성이다. 국가경영, 외교안보, 국가정보라는 세 개의 분야로 전공이 나누어진다. 즉 자신이 재학 중 어떤 분야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느냐에 따라 스스로 가고자 하는 분야의 전문인이 될 수 있다. 물론 과목 신청에 제한은 없기 때문에 학부에서는 절대로 다뤄질 수 없는 다소 생소하고 특이하고 실용적인 분야에 대해서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진지하게 수업 중인 국가전략대학원 학생들과) 

 

 

또한 일반 학교에서는 절대로 만나기 힘들고 더군다나 사회에서는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특수기관 관계자 분들과 한 교실 안에서 공부한다는 점 또한 새롭다. 이 사람들은 수업에 열심이다. 수업이 끝나기 전 20-30분을 남겨놓고도 기어이 출석을 한다. 맨 처음에는 약간 겁도 났는데 모두들 여학생들에게는 매우 친절하다. 수업과목 중에는 다른 곳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하던 것들이 많다. 정보수집론, 정보분석론, 정보활동 세미나, 정보보고 연습, 정보실패 사례연구도 있고 기업정보활동론, 산업보안론도 있다. 나는 이번 학기 산업보안론을 듣고 있다. 산업스파이가 산업기술을 훔치는 방법이 100가지가 넘는다. 요즘 중국은 “스파이 立國”이라고 부를 정도로 세계 도처에서 산업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모든 일들을 나 같은 의사가 국가전략대학원에 입학하지 않고서야 어찌 감히 경험할 수 있었겠는가?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는 동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가 전략 대학원은 학업적인 성취와 함께 자신이 속한 분야 이외의 정말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접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제격인 곳이다. 또한 학부에서 정치학 분야를 접하지 못했던 나에게 일반적인 정치 윤리, 국제 관계, 한국 정치학, 정치 이데올로기 등 다소 원론적인 정치학 분야에 대한 강의는 정치학의 기초를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각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명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의 좁은 사고와 학문적 지평을 넓히고 소양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성균관대학교의 특성에 맞게 논어 등 유교 사상에 대한 심도 깊은 강의는 이과적 사고로 메말라버린 내 인생관과 정신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국가전략 대학원이 특화하고 있는 국가정보학 분야는 아직 국내에서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로서 정보화 사회에서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으로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특정 전공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국가전략대학원의 장점이므로 본인이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경력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4학기도 어느덧 반이 지나가고 졸업이 차츰 가까워 오고 있다. 국가전략대학원은 동문 간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재학생들의 행사에 항상 많은 졸업생 동문들이 참석한다. 앞으로 선배들 보다 더욱 훌륭한 후배님들이 들어오셔서 학교의 발전이 곧 자신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학업에 임하시고 학교를 더욱 빛내 주신다면 나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고 지난 2년간의 시간이 더욱 값지게 느껴질 것 같다.


(현직 치과의사 선생님께서 국가정보학에 대해 공부를 하고 계신 점이 재미있어서 다음 블로그를 위해 글을 써달라고 직접 부탁했습니다. 대학원 생각하시는 직장인들께도 도움이 되는 정보일 것 같구요.)

 

출처 : Lifestyle Report
글쓴이 : 여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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