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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화 『님은 먼곳에』 기자간담회 내용.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2. 25. 08:13

【미르기닷컴】 2008년 7월 8일, 영화 『님은 먼곳에』 언론시사회에서 있었던 기자간담회 내용을 간추려 보았습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라고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다지 스포일러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스포일러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분들이 간혹 있어서 미리 주의해둡니다.)

 

◆관련글:영화 『님은 먼곳에』 언론시사회 풍경. (2008.07.22/[미르기닷컴])

http://blog.daum.net/mirugi/7039524

 

▲『님은 먼곳에』 무대인사. (2008.07.08/촬영:mirugi)

 

 

──영화에 대한 소감은?

 

이준익:잘들 보셨습니까? 영화 찍을 때 한 컷 한 컷마다 매우 긴장하는데, 영화를 볼 때도 컷 단위로 나오는 화면을 다 따라가다 보니, 보다 보면 온몸에 진이 다 빠지는 것 같습니다.

 

수애: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여운이 많이 남는다.

 

엄태웅:오늘 처음으로 보게 됐는데, 먹먹하다.

 

 

 

──맨 마지막 결말 부분이 시나리오 상에서도 그대로였는지?

 

이준익:시나리오의 맨 마지막 결말, 이 장면 맞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 이야기를 어디에서 끝맺어야 하는가, 고민 끝에 지금 이 장면으로 끝냈습니다. 그 뒤에 에필로그를 좀 썼는데 결국 그 에필로그는 안 찍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찍었던 『황산벌』에서는 아주 진지한 이야기를 해학으로 풀어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은 좀 잘라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지금도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우리 부모님 세대가 엄연히 남아 계시기 때문입니다. 참전한 인원이 32만 명이나 되고 몇천 명이 전사하고 또 라이따이한 문제나 고엽제 피해자 분들도 계시니, 남의 나라 전쟁이라고 해도 우리가 참여했으니까 그 분들에게 있어서는 우리의 전쟁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 분들이 치열하게 살았던 그 공간에서, 등장인물들을 결코 가볍게 다룰 수는 없었습니다.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자 했고, 연기 면에 있어서도 너무 낮지도 너무 높지도 않게 절제된 감정을 추구했습니다. 그것이 그 분들에게 예의라 생각하며 찍었습니다.

 

 

마지막 결말 부분은 시나리오 상에서도 이 장면이 맞습니다.   by 이준익

 

 

 

──사랑하지도 않는 남편을 전쟁터에까지 저렇게 쫓아가는 것에 대해 주인공 순이에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요.

 

수애:저는 다 공감했어요. 처음에 이해가 안 됐던 부분도 좀 있었지만,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하면서 받아들였습니다. 감독님을 들들 볶다시피 했지요.

 

 

 

──영화에 담긴 음악에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여러 가지 노래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노래들을 선곡하신 이유에 대해 감독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또 그 노래들을 영화에 쓰는 데 있어서 원곡을 부르신 분들과 어느 정도까지 얘기가 되셨는지요.

 

이준익:『님은 먼 곳에』라는 곡 자체가 신중현 선생님 작곡에 김추자 선생님이 부르셨고, 1960∼70년대 당시 대중들의 가슴을 적셨던 대중음악이었죠. 지금 젊은이들이 부모님 세대의 심금을 울렸던 대중음악을 전혀 모른다는 것은, ‘세대간 단절’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대간 간극을 줄이는 가장 쉬운 길은, 대중적인 정서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도 『님은 먼 곳에』로 선택한 것이고요. 그 노래가 불리던 시대적 배경 등을 모두 고려해서 선택했습니다.

        작곡을 하신 신중현 선생님은 『라디오 스타』 때 만나뵌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많은 면에서 깊은 공감이 있었고, 저희가 곡을 사용하는데 아주 흔쾌히 허락을 하셨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부모님 세대의 심금을 울렸던 대중음악을 전혀 모른다는 것은,

하나의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by 이준익

 

 

 

──엄태웅 씨가 등장하는 장면이 늘거나 줄었는지. 또 마지막 뺨 맞는 장면에 대해….

 

엄태웅: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분위기구나 생각했습니다. 영화에 나온 부분이 늘거나 줄거나 한 것은 없고, 시나리오에 있던 그대로입니다. 다른 배우들은 전투 신에서 고생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저는 별로 고생을 안 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따귀 맞는 장면은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3대를 맞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독님이 “이게 아닌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다음날 계속 맞으면서 다시 찍었습니다.

 

이준익:엄태웅 씨가 뺨을 총 39대 맞았습니다. 결국 이틀 동안 찍어서 완성시켰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얼굴에 피가 맺힐 정도더군요. 때리는 횟수마다 의미를 부여하면서 때리도록 했습니다. 때리면서 화를 내고, 결국은 용서하는 겁니다. 이건 깊은 얘기라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이 영화는 ‘20세기에 남자들은, 자신들이 저질러 놓은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는 내용입니다. 반성해야 함에도 반성을 안 했기 때문에, 21세기에 들어서야 여자의 손으로 용서를 한다. 그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반성의 기회가 왔다. 시원하게 맞아라. 그래서 우리 엄태웅 씨가 시원하게 맞고 무릎 꿇고 울 때, 수애 씨가 엄태웅 씨 머리 위에서 가슴이 끓듯 신음하며 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은 사랑을 가르쳐주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사랑을 가르쳐주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y 이준익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수애 씨는 개인적으로 사랑을 어떻게 정의하시는지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주인공 순이는 남편 상길을 결국 사랑하게 된 것인지, 사랑했다면 어느 지점에서 사랑을 느낀 것인지 궁금합니다.

 

수애:사랑은 용서라고 생각합니다.

 

이준익:계속 사랑이 뭔가, 저런 사랑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주인공 순이가 상길을 사랑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 영화 촬영 내내 계속 논의를 했습니다. 어느 지점에서 사랑을 느꼈는가 하는 것은…, 글쎄요. 우리도 모르겠는데요.

 

 

 

──영화에서 주인공 순이가 ‘써니’로, 섹시하게 변신하는 과정에서 자신 안의 섹시 본능을 느끼셨는지? 노래하고 춤추면서 어려웠던 에피소드 등이 궁금합니다.

 

수애:제 안에 섹시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웃음) 춤은 전혀 못 추는 몸치인데, 막상 음악이 나오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제 안의 본능이 섹시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평가는 관객 분들이 해주시겠거니 생각합니다.

 

▲『님은 먼곳에』 언론시사회 풍경. (2008.07.08/촬영:mirugi) 

 

 

님은 먼곳에
감독 이준익 (2008 / 한국)
출연 수애, 정진영, 정경호, 주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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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르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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