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바다는 겨울인데도 이렇게 평화스러운데
저 서해 바다는 오늘도 재앙이 끝나지 않았다는 보도다.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노력했더라면 이런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는데
방심이 화(禍)를 불렀다는 걸 보면 틀림없이 인재(人災)다.
하지만 이제 와서 누구 탓을 따진다고 원래대로 돌릴 수 없는 일,
이쯤에서 위기(危機)를 기회(機會)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유래 없는 비방 선거로 갈라져 상처 받고 이완된 민심
모두 힘을 합쳐 바다를 살리면서 하나로 되는 길을 찾으면 어떨는지?
지난 일요일 중문 오름을 답사하다가 컨벤션센터가 있는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베릿내오름으로 가게 되었다.
날씨도 괜찮고 가까이 온 김에 우선 대포주상절리에 가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가보니 겨울바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잔잔했다.
마치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과도 같은 무늬를 가진
여섯 모의 규칙적인 바위기둥의 연속인 이곳 주상절리는
2004년에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는데,
저 멀리 보이는 갯깍주상절리와는 다른 더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 갯각주상절리대에 대한 기사는 '향토문화기행'(92)에 있습니다.
♧ 주상절리란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 jointing)란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나타나는
기둥모양의 수직절리로서 다각형(보통은 4∼6각형)이며,
두꺼운 용암(약 섭씨 1100도)이 화구로부터 흘러나와
급격히 식으면서 발생하는 수축작용으로 생성된 것이다.
이 곳 주상절리대는 높이가 최고 40m에 이르며, 폭이 1km에 달해
색달해안갯깍주상절리대와 더불어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갯깍주상절리대는 이곳과 달리 해식동굴이 잘 발달되어 있다.
그 길이가 약 25m로 주상절리 절벽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트여 있다.
그 중 '다람쥐굴'이라 불리우는 또 다른 해식동굴은
적갈색 무문토기편들이 출토된 색달동 해식동굴유적이며,
이 일대는 주상절리 단애의 형성과정 중에 일어났던 해수면 변동과 구조운동,
신생대 제4기의 빙하성 해수면 변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학술자원이다.
조른모살 해수욕장의 병풍바위 주상절리대는 만물상을 닮은 천혜의 절경으로
훌륭한 자연학습장이 되고 있는데 높이 약 40m, 폭 약 200m에 이르며,
수직절리의 발달에 따른 수평결절과
주상절리의 침식에 따른 기암의 발달이 특징적이다.
삼각형이나 육각, 칠각형의 기둥이 형성되는 이유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의하여
마그마의 표면이 급속도로 식어서 굳는데, 그러면 내부의 마그마는
외부의 온도 하강으로 굳어진 벽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져
그것이 수직방향으로 갈라져 기둥 형태의 모양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 주상절리 - 김종제
돌기둥이 결코 아니다
저 밑바닥의 화구火口에서
불로 솟아올랐던 마음이
얼음과 부딪혀 찰라에 식어서
벽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쇠처럼 굳어진 것이다
두 번 다시 부러지지 않을 것이니
별리로 가슴 아픈 이라면
한 번쯤 탐내고 싶은
마음 얻을 육모 방망이다
물 속에 뿌리박힌 심이다
단단한 중심이다
당신을 여기 서귀포 중문의
지삿개 석벽까지 오게 한 것은
저것이 내가 가진 마음이라고
불길을 이겨내고 허리 우뚝 새운 것이
꽃대궁 같지 않냐고
단지 한 사람만
두 발 딛고 설 수 있는 섬 같아서
의심하지 말고
내 마음의 머리 위에 올라서라
그곳에도 꽃이 피고
새 날아와 앉아 있는 것을
부정하지 말아라
생은 가파르고 마음은 깎아지른듯
해서 절벽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물을 딛고 선
저 뜻이 너무 애틋하지 않는가
풍화로 칼날의 마음만 남았다
♣ 숨비기꽃 - 최원정
토산 앞바다, 법환 포구
주상절리 가파른 언덕까지
바닷가 짠 내음을 맡으며 살아가는
질긴 목숨, 해녀의 꽃
꽃잎 비벼 귀 막고
잎 따서 물안경 닦아
함께 자맥질하던
아름다운 여인의 꽃
어디서 들리는가
아득한 숨비소리
잠녀(潛女)의 영혼으로
피고지고 피고지고
지칠 줄 모르는
저, 바닷가의 폭동
♣ 저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소리 어머니 눈물은 아니시겠지요 - 채바다
물새들의 날개짓에
파도는 은빛으로 흐르는데
바람으로 흔들리는 저 물결들
그 애처로움이 눈물로 떠 있다
바위섬에 일생을 마감하는
파도의 애절한 목소리도 이제는
내가 알 것 같구나
나도 언제가 파도에 묻히는
엽서 한 장의 분량으로 돌아가야 한다지만
이 아픔의 손짓들 누가 뿌리치랴
어머니 혼백 잿빛 가루 되어
이 넓은 바다에 꽃잎처럼 뿌리노니
다시 이 세상 돌아오시는 날
꽃 한 송이 되어 피어나소서
내 탄식은 물결로 일고 어머니는 구름으로 떠가시고
어머니
저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차마 어머니 눈물은
아니시겠지요
♬ Emmylou Harris - Pledging My Love(사랑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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