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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겐 75명 아들 딸이 있답니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2. 27. 22:05
기사입력 2008-05-08 11:56 |최종수정2008-05-08 12:06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11년 ‘위탁모’ 해 온 한신자씨

빼곡한 육아일기 보며 눈시울


“인경이 너를 처음 보았을 때 그 큰 눈망울이 금방이라도 슬픔을 토해낼 것 같은 그런 갓난아기였지. 너를 조심스럽게 안는 순간, 약간은 불안한 듯 엄마를 뚫어지게 쳐다보았지.”

한신자(50)씨는 빛바랜 상자를 열었다. 상자 속에는 인경이의 사진과 육아일기가 들어 있다. 인경이는 한씨가 위탁모 봉사활동을 시작해 처음으로 돌보게 된 아이였다. 1997년 6월 태어난 지 한달이 갓 지나 만난 인경이는 7개월 동안 한씨의 집에 머물다 미국의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인경이를 보내고 한씨는 한 달을 앓아누웠다. 한씨는 “인경이가 입양된 집 주소를 알았다면 다시 빼앗아오고 싶었다”며 “다시는 같은 슬픔을 겪고 싶지 않아 위탁모 일을 그만두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씨는 11년째 위탁모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위탁모는 가정이 없는 아이들이 새로운 부모를 만날 때까지 돌봐주는 이들이다. 지난 11년 동안 한씨의 집에 머물다 간 아이들만 모두 75명이다. “모두 ‘내 새끼들’이었어요.” 한씨는 이들 모두의 육아일기를 가지고 있다.

아픈 아이들도 많았다. 2000년 현원이는 앞 뇌가 손상되고 안면기형을 앓고 있었다. 2002년 성진이는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심장 수술을 받았다. 아이들이 아플 때면 한씨는 우는 아이를 끌어안고 밤새 울었다. 한씨는 “한 번 버림받은 아이들인데 두 번은 버림받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친엄마보다 더 사랑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씨가 돌본 75명의 아이 가운데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으로 입양됐다. 한씨는 “우리가 그 아이들을 품지 못하고 외국으로 보낼 때마다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한씨는 위탁모 봉사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씨는 “시설보다 위탁가정이 아이들에게 더 안정적인 양육 환경이 되는 것 같다”며 “이 아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가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탁모 봉사활동은 대한사회복지회 국외입양부(02-552-7739)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출처 : 파란세상
글쓴이 : 보라빛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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