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맹인으로 살던 최 씨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한 채 백발이 된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다가 혹시나 하고 병원을 찾아가서
"제소원은 이 세상 모든 사물을 제 눈으로 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선생님 가능할까요? "
의사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론입니다. 요즘 의술이 좋아졌습니다. 검사결과 나오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 후 며칠 후 연락이 왔습니다. "기뻐하세요! 수술하면 눈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내일이라도 빨리 오세요!"
최 씨는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수술비가 없어서도 아니고 시력을 되찾는 게 싫어서도 아닙니다. 다만 아내가 걸렸습니다.
스무 살 때 지금에 아내를 만났습니다. 물론 그 당시도 최 씨는 눈이 보이지 않았고 누가 나 같은 사람이랑 결혼을 하겠어? 난 차라리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어야 했어 라는 말을 반복하며 절망 속에 하루하루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한 여인이 다가왔습니다. 그녀가 지금에 아내였습니다.
"미영씨! 저와 결혼해주세요. 비록 전 눈이 보이지 않지만 평생 마음에 눈으로 당신을 보살피고 사랑할게요." "저도 그러고 싶지만..." "제가 싫으신가요?" "아니에요 사실은 제 얼굴이 흉터로 가득해요. 어릴 때 뜨거운 물에 데어서 화상을 입었거든요."
최 씨는 다음날 병원에 가서 수술을 포기 하겠다고 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무서워서 그러세요?" "그게 아닙니다."
최 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에게 화상을 입은 아내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두 눈을 얻게 되면 아내의 흉측한 얼굴을 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분명 아내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수술을 포기 하는 겁니다. 다소 불편하지만 그냥 남은 인생도 맹인으로 지내겠습니다."
의사도 최 씨에 말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