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살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6년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 1위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19.1명인 일본보다 높은 21.5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은 교통사고와 간질환, 고혈압에 이은 네 번째 사망원인으로 밝혀졌다.
자살현상이라는 결과는 동일하지만 자살과 그 증가의 원인은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혹은 문화적 차원 등 다양한 측변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최근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음주가 그 매개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음주와 자살과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해 볼까 한다.
◆ 자살행위에 빠지지 않는 매개체 '술'
알코올 의존 혹은 문제 음주는 자살행위에 대한 주요한 위험요인이 된다는 사실은 추적조사 혹은 사후조사 등을 통해서 확인된 사실이다. 그럼에도 알코올과 자살과의 밀접한 관계성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그리하여 몇 가지 추론을 해 보기로 하다. 음주와 관련해서도 한 가지 요인으로만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첫 번째의 경우, 음주 혹은 만취상태는 공격성을 증가시키고 억제력을 약화시켜 순간적으로 자살을 기도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두 번째의 경우, 알코올 의존은 종종 가족해체(이혼, 별거)와 직업과 가족 유대의 상실 등으로 이끌고 이는 차례로 사회적 고립-고독감을 초래하여 이것이 결국 자살의 잠재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가른 경우, 알코올 의존은 자아 존중감이나 삶의 의미에 손상을 입히게 되고, 우울증을 초래하여 급기야 이러한 심리적 변화가 자살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처럼 알코올 의존으로 인하여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는 음주로 인하여 자제력을 잃어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경우 혹은 자살 결심 후 용기가 생기지 않아 술기운을 빌려 사잘하는 경우이다. 어느 자살 통계에 의하면 술을 마시고 자살을 감행하는 사람이 약 75%나 된다고 나타났다. 이 경우는 충동적 자살유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는 문제 음주로 인해 관계성의 단절과 자아 존중감 상실로 일정기간 우울증을 앓다가 계획적으로 자살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충동적인 자살이라기보다는 합리적인 자살의 유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자살시도자의 음주 여부를 조사한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20대~50대까지는 음주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기도하는 경우기 많았지만, 65세 이상 노인 자살 시도자 중에 술을 마신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 합리적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 우울할 때 마시는 술은 독약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는 노인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노인자살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2005년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60새 이상 한국 노인의 자살사망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10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의 노인자살은 다른 연령층에 비하여 자살자 수와 자살률 모두 매우 높은 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생애를 왜 그들은 서둘러 가는가? 노인자살의 원인도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이지만 우울증상과 음주는 자살시도와 자살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알코올 의존도 노인 자살의 위험인자
어느 조사에 의하면 알코올 의존이 노인자살의 30%를 차자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알코올 의존은 우울증과 더불어 노인 자살의 강력한 위험인자이다. 자살이 술을 마신 상활에서 일어 날 수 있고 알코올 의존으로 인해서 우울을 매개로 하여 자살기도라는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알코올 의존과 노인자살 간에는 복합적인 관계가 존재하지만 노인의 음주가 자살로 이끄는 통로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추론할 수 있다. 첫째는 알코올 의존 혹은 문제음주가 노인자살의 다른 요인들처럼(건강, 경제력, 가족관계 등) 하나의 직접적인 독립변인으로 작용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알코올 의존 혹은 문제음주가 우울증상과 상호작용하거나 이를 악화시켜 자살에 이르게 한다는 가정이다. 끝으로는 문제음주가 여타 자살위험 요인을 악화시켜 간접적으로 자살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음주남용과 자살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교육이 필요
결론적으로 노인자살 록은 타 연령층의 자살이든지 간에 그 원인에는 다양한 상황이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음주가 자살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음주 남용과 자살에 대한 예방교육에 적극적으로 힘써야 할 것이다.
김형수 호서대 교수·사회복지학
대한보건협회 절주전문지 '건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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