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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흔들리는 세계의 축> / 베가북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17. 12:10

<흔들리는 세계의 축> / 베가북스

 

이 책 소개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오바마가 바쁜 선거일정에서도 옆에 끼고 다닌 책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만큼 미국의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참고할 만큼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저자 개인의 생각이 아닌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말이다. 


사실 미국의 입장은 예전과 같지 않다. 테러와의 전쟁, 달러가치의 변동, 게다가 최근의 부동산문제와 금융위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해온 슈퍼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세계인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부상, 한 나라는 세계 공장으로, 또 한 나라는 세계의 기술개발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과 이들 간의 관계 역시 세계인의 관심거리중 하나다.  


이 책을 읽는 우리나라 독자는 물론이고, 최근 월가의 대형투자은행들이 힘없이 몰락하는 것을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 역시 이런 의문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토록 거대하던 맘모스와 같은 기업들이 줄도산을 할 정도라면, 세계의 경제주체로서 호령하던 미국의 심장이 이토록 맥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갔다면, 이제는 ‘미국’도 서서히 내려가야만 하는 건가? 하는 질문이다. 마치 대영제국의 깃발을 날리며 전 세계를 호령하던 해가 지지 않는다고 장담했던 어떤 나라처럼 말이다. 


이 책은 읽지가 쉽지는 않다. 수많은 통계자료와 증거수치, 그리고 정치, 경제, 역사를 망라한 저자의 지식까지 합세하여 독자를 주눅 들게 한다. 뭐 하나 틀렸다고 지적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한 근거배경에 기반을 둔 논리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점이 책을 읽다보면 한편으로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긴 하지만.

 

어쨌든 이제 분명한 것은 오랜 세월동안 최고의 번영과 성장을 구사했던 미국의 슈퍼파워는 더 이상 오래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책에 나온 대로 중국, 러시아, 인도를 위시한 신흥국가들의 부상으로 인해 어떤 특정국가가 세계정치와 경제를 이끌고 가기에는 너무나도 힘이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다보면 이제는 슈퍼파워가 아닌 각국의 자생력, 거기에 따라 발생하는 미시적인 발전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미국의 슈퍼파워를 넘겨받을 자는 누구인가? 어쩌면 누가 이 힘을 이어받을지가 궁금하기보다 하나의 힘이 세계를 이끌어 왔던 지난날을 그리워하며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특정의 힘이 존재한다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최소한 누구를 봐야 하며, 어디를 향해 가야하는지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분산된 힘보다 안정감을 준다. 


저자는 이런 의미를 강하게 전달한다. “미국의 주도권은 신흥국들의 부상으로 분산되고, 경제가 정치의 세력을 이어받아 다음 세대의 글로벌 질서를 주도하고, 국가는 시민사회에게 그 영향력을 넘겨주며, 정부 역시 NGO 등 비정부기관에게 힘을 나누어 주게 된다.” 결국 미국이라는, 또 특정 국가의 힘이 아닌,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의 연합체가 스스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국가를 대신하는 무정부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시 나는 한국인이기에 이 점이 가장 궁금하다.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미국이란 우산 속에서 살아온 대한민국의 중년세대가 저자가 말한 분산된 세계관을 얼마나 신속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를 이끌고 있는 475세대가 이와 같은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다른 독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나에게 해답을 주기보다 많은 문제를 안겨준 듯한 느낌이다. 세계의 흐름은 알겠는데,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의문은 바로 이 책 덕분에 생긴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출처 : 골드룸
글쓴이 : 리치스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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