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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메리카 자전거여행-홍은택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27. 10:07

 

 

 

구독하고 있는 한겨레 신문의 연재물에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가 꽤 흥미가 있어서 그 다음부터는 찾아서 읽곤 했다. 그 연재물을 처음 본 때가 아마 내가 첫 자출(자전거 출퇴근)을 한 지 얼마 안 되었을 쯤인 것 같은데 다 읽지 못한 때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그 다음날이나 그 다음주까지 가지고 다니며 연재물을 버리지 않고 몇 번 씩 읽었으니까 자전거를 탄다는 동질감을 넘어서 고작 출퇴근길을 오가는 나로서는 아메리카를 횡단하는 저자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같은 자전거를 타지만 그 차원이 다른 것인데 읽어 가며 점점 자전거타기에 대한 내 범위와 목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나도 해 볼까하는 막연함이 생기게 되었다.

 

올해 들어 중단되었던 자출이 4월에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정했지만 계속해서 미루어지다가 6월에서야 시작을 하게 되었으니 지독한 게으름과 의지박약은 만성이 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다 다시 문득 한겨레를 보는데 홍은택의 연재물이 책으로 나왔으며 얼마 후 저자 강연회를 강남 교보문고에서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리부터 별렀다가 참석하였다. 자리에는 40명 정도가 와 있었고 즉석에서 책을 샀고 강연이 끝난 뒤 저자의 사인을 잽싸게 받아두기까지 했다. 약속이 있어 바로 나와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금 며칠 째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을 읽고 있다. 자전거 하나 달랑 끌고 대륙을 횡단한다는 것 자체가 별종이지만 이 책을 읽어야만 아메리카 대륙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실감한다. 사실 우리는 아메리카(미국)가 얼마나 큰 지를 대단히 추상적으로만 안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그저 LA나 뉴욕, 시카고, 텍사스, 워싱턴 정도인데 그 들 도시가 적어도 머릿속에서는 마치 서울, 부산 모양으로 가까운 거리로 고정되어 있으나, 대륙의 동부와 서부의 양 끝 쪽의 도시는 시간대만 3시간이 차이가 나고 한 나라 안에 4개의 시간대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미국의 지도 전체를 보기만 하더라도 우리의 착각은 금새 깨지게 된다. 그래도 미대륙이 얼마나 큰 땅덩어리인지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는데 이 책을 통해 '아아, 정말 크다. 썅, 우리 땅은 왜러케 작은 거야' 가 절로 나오는데 한반도만한 땅이 고작 한 주(state)도 안 되는 작은 것만 봐도 비교는 쉬운 것이다.

 

무엇보다 독서의 성과는 시야와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초장부터 우리나라도 있는데 뭣하러 미국까지 가서 자전거횡단이냐는 식의 편협한 시각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이지만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 대한 은근한 반감이나 평균치 이상의 반미감정을 이론과 더불어 무장한 나에게는  자연, 생명, 건강이라는 가치가 어디서든 공존하고 누구와도 나눌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는 것이었다.

 

작년 8월부터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으니 나도 그  때부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정서와 행복감을 느끼고는 있지만 나와 저자가 다른 점이 있다면 적극성과 소극성, 부지럼과 게으름, 강인함과 나약함이다. 특히 체력은 뼈아프게 느끼는 부분인데 강연회에서 보니 허벅지며 팔뚝이 나보다는 굵어 나중에 정말로 아메리카를 횡단하게 되면 체력이 제일 걱정이다. 문제는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면 하루라도 더 자출을 할 수 있고 그 만큼 체력이 길러질 것인데 주위에 처한 환경에 쉽게 무너지고 만다. 나중 이 부분 따로 글을 써야겠다.

 

저자는 자신을 홍동지라 부르는데 참 적당한 애칭으로 마음에 든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나 역시 송동지라 부르겠다. 심장을 엔진으로 온몸의 핏줄과 근육을 통해 동력하는 자전거타기야말로 석유 중심의 소비사회를 극복하는 혁명전사의 필수품이자 최대 무기이다.

 

이제 난 자출을 원칙으로 대중교통을 예외로 할 작정이다. 바닥까지 내련간 나의 기초체력을 높여 내 몸을 천천히 관찰하며 변화를 실감해 보고 싶다.

 

 

홍은택,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을 읽으며,

미주리주 골든시티를 지난는 장면에서,

밖의 날씨는 3년 만에 국가재난을 선포할 정도로 곳곳에서 비 피해가 나고 있다는 급박한 뉴스와 하루 온종일 비가 내리는 일요일 하루를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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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바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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