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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31. 15:36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

 

저자 : 정남구(한겨레 경제전문 기자)

시대의창(2008년 7월)

정가 : 13,500원

 

 

 

<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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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나 경제학자를 비꼬는 우스갯소리는 아주 많다. 모으면 작은 책 한 권에 이를 정도다. 그 가운데서도 이 이야기는 경제학자들을 아주 불편하게 하는 듯하다.

 

 

수학자, 회계사 그리고 경제학자가 같은 일자리에 지원해 면접을 보러갔다. 면접관은 먼저 수학자를 불러 물었다.

2 더하기 2는 몇입니까?

4입니다

면접관이 다시 물었다.

정확히 4 맞습니까?

수학자는 면접관을 의심스런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 정확히 4입니다.

면접관은 다음으로 회계사를 불러 같은 질문을 했다. 회계사는 대답했다.

, 4입니다. 10퍼센트씩 증감이 있다고 보고 계산해도 평균4입니다.

면접관은 경제학자를 불러서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경제학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잠그고 블라인드를 내리고는 면접관 옆자리에 바짝 붙어 앉아 이렇게 말했다.

몇이길 바라십니까? (What do you want it to equal?)

 

 경제학자라는 사람들은 미리 만들어진 결론을 어떻게든 수치로 합리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비꼬는 이야기다. 경제학은 똑같은 주제에 대해 정반대 대답을 하는 사람이 함께 노벨상을 타는 학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맥락은 비슷하다.

 

이 이야기가 꼭 경제학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내가 경제학자라면 아주 억울할 것 같다. 경제학자든 사회학자든 과학자든 똑 같은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대개의 경우 통계. 그렇다면 통계를 다루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우스갯소리가 지목하는 대상이 아니겠는가?

 

경제학자들이 통계를 많이 쓰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통계를 많이 다루기는 다른 분야의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언론인이나 이익집단의 구성원 또는 사회운동가들도 통계를 많이 쓴다.

 

우리는 날마다 많은 통계수치를 접한다. 통계로 정리된 정보들은 우리로 하여금 사태의 핵심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주장할 때 통계를 근거로 내놓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통계가 과학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는, 통계수치로 가공된 정보를 쉽게 진실이라고 믿어버린다. 그런데 정말 통계가 사태의 진실을 말해줄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 언론을 통해 읽고 듣는 통계 가운데, 진실과 큰 거리가 있는 사례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통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자가 마감시간에 쫓겨 짧은 시간에 통계수치를 파악 하다 보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오류는 용서받을 수 있다. 그러나 통계를 이용해 사실을 왜곡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그리고 그것이 언론의 오보를 유도한다. 우리는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크 트웨인은 영국 빅토리아 왕조에서 총리를 지낸 벤자민 디즈레일리의 말이라면서 이런 유명한 풍자를 남겼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정말이지 통계는 사태의 숨겨진 핵심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인 도구다. 그러나 그만큼 사람들을 속이는 데도 효과적인 도구다. 필자도 경제부 기자 10년 넘게 일해오는 동안 실로 많은 통계를 인용해 기사를 썼다. 그러나 필자 또한 통계를 어이없이 잘못 읽어 오보를 낸 일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통계를 악용하면 어떻게 현실을 호도할 수 있는지, 우리 나라의 실제 사례를 들어 유형별로 정리한 것이다. 언뜻 보면, 이 책이 수치를 조작해 상대를 속이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본뜻은 통계의 생산자 및 전달자의 오류와 왜곡을 경계하고, 통계정보의 수용자들이 통계를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데 있다.

 

 이 책에 실은 사례들은 필자가 한국언론재단의 수습기자 교육과 정의 한 과목인 통계를 활용한 취재보도를 강의하면서 모아둔 것 가운데 적절한 것들을 추린 것이다. 대부분 언론을 통해 보도됐던 내용들이다. 사례로 든 기사의 출처를 일일이 다 밝히지 않은 것은 글쓴이의 명예를 고려한 것이므로 양해를 부탁 드린다.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김광수경제연구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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