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나름대로 공부한 방법이 있을 것이나 내가 공부했던 방법을 소개할 것이니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 참고하기 바란다.
나는 중2 때 학원을 한번 다닌 적이 있다. 영어 공부가 모자라다고 생각하여 영어학원에 등록했다가 3-4일 만에 공연히 돈만 버렸다고 후회하게 되었다. 학원이 시시하고 선생의 실력이 없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집에서 참고서를 보면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데도 내가 공부를 안하고는 학원에 의지하려고 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납부한 학원비가 아까워 2주 가까이 다니다가 그만 두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나는 학원에 다닐 생각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학교를 다니지 못하여 독학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흉내낼 수 없다고 해도 학교를 다니는 내가 학원에서 또 수강하는 것은 공부에 대한 나의 게으름이고 공연한 사치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나는 녹음 테이프와 비디오 테이프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테이프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일부를 보고 듣기 위해 테이프가 모두 돌아갈 때까지 뻔하게 아는 내용과 강사가 하는 잡담과 농담까지 보고 들어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또 시간이 아깝기도 해서였다. 책은 그렇지 않다. 책은 불필요한 내용은 그냥 넘길 수 있고 중요하거나 확인할 내용은 앞으로 돌아가 마음대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책으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또 강의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강의를 질문 답변 형식으로 진행하거나 토론으로 진행하고, 수학처럼 이해가 필요한 과목은 상관 없지만 주입식으로 진행하는 강의는 테이프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내가 강의를 싫어한 또 다른 이유는 강의는 강사의 언변과 표정을 통해서 개인적인 생각과 주관이 나를 세뇌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책은 표정이 없어서 사물과 현상을 객관으로 인식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강의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강의를 모두 거부하고 배척한 것은 아니다. 나는 학문과 연구를 독보적으로 이룩하거나 고매한 사상가와 철학자의 강의는 찾아다니면서 수강하곤 했다. 내가 싫어한 것은 깊은 학문과 연구도 없이 주입식으로 공부하고, 세뇌 당하고, 이것 저것 짜깁기한 지식 쪼가리로 강의하는 것이었을 뿐이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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