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테크/Church

꿈의 교회임직식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4. 22. 08:53

샬롬

김은수집사님 내용이 너무 좋읍니다.

 

[내가 꿈꾸던 임직식 보았습니다 ]

장로님, 임직자 시무 기간 제정, 담임목사 평가제로 행복한 교회 만들어요

1. 인직식의 일체 비용은 교회가 모두 부담하고 축하하러 오신 분들에게 선물이나 꽃다발도 가져오지 말라는 공지는 너무 멋졌습니다.

장로님, 늘 집사님이라 부르다가 이렇게 불쑥 ‘장로님’이란 호칭으로 당신에게 글을 쓰려니까 쑥스러운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만 긴 여름 가뭄 끝에 내린 단비를 머금은 화초처럼 제 마음을 화들짝 피어나게 하는 이번 임직식을 보면서 함박웃음으로 이 글을 시작합니다.

교회당 수가 결코 적지 않은 도시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가진 교회를 만들어보았으면 하는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부산에 '행복한교회’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개척했지요. 그 후 4년이 되는 시점에 임직식을 갖게 된 것이고요.

두 분의 장로님과 다섯 분의 안수집사님, 여덟 분의 권사님을 세우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총임에 분명합니다. 그리고 도시에서는 보기 드물게 개척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400명이 넘는 어른 교우가 참석하게 된 것은 하나님이 우리 교회에 부여하신 사명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임직식이 있기 두어 달 전부터 임직식 준비를 위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교회 전체의 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각 세대의 대표들부터 교회에 갓 등록한 분들까지 다양한 지체들로 이 모임을 구성하였습니다. 하나같이 정말 깨끗하고 정겨운 임직식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2. 한국교회의 임직 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진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돈 안 들이는 임직식은 너무 좋았습니다. 기존 교회의 임직식 모델을 극복하고 새롭게 우리의 좋은 문화로 만들어보자고 한 것이지요. 유치부 어린이부터 장년까지 각 세대가 모두 존경하고 맘껏 축하하되 한국교회의 임직 문화를 타락시킨 기부 문화를 극복하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임직식에 필요한 모든 재정은 100% 교회에서 부담하기로 했던 것이지요. 당연히 임직 받는 분들도 교회에 재정이나 기물을 기부하는 것도 금지했고요. 담임목사님에게 양복 한 벌도 못하도록 하고 다과·기념품과 안수례에 오신 목사님들의 여비까지도 우리 교회에서 우리가 드린 헌금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것은 백번 생각해도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축하하러 오신 분들에게 축하 선물이나 금일봉은 당연히 사양하고 마음만 받기로 했지요. 꽃다발 하나도 가져오지 마시라고 미리 공지한 것도 멋졌습니다. 이윽고 임직식 축제는 시작되었고 사회를 맡은 김성철 목사께서는 약간은 떨리는 듯, 그렇지만 담담한 모습으로 전체 순서를 진행했습니다. 그가 지난 4년간 함께 무릎 꿇고 눈물로 세워온 교회가 비로소 조직 교회로서 리더십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기뻤을까 짐작했습니다.

장로님, 더 잘 섬겨주세요

3. 목사님들이 당신에게 손을 얹어 안수할 때 당신의 고개 숙인 머리 위로 안장을 메우는 황소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전체 3부로 진행되었는데 1부는 ‘경배와 찬양 그리고 감사’라는 주제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어린이부의 대표로 진솔이가, 젊은이부의 대표로 정림 자매, 장년부의 대표로 오광일 집사가 이어서 드린 간결한 기도는 눈시울을 뜨겁게 했지요.

2부는 ‘안수와 선포’의 시간, 임직 팡파르가 울렸습니다. 소프라노 이규옥, 이규선 집사님의 ‘생명의 양식’, CCM 가수인 박혜영 집사님의 ‘하늘소망’ 노래로 흥을 돋우었습니다. 영상팀에서는 한 아버지가 지체 장애아들에게 용기와 기쁨을 주기 위해 철인 7종 경기에서 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의 ‘아버지’라는 영상을 내보내 진정한 사랑은 ‘역경과 성취한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장로님, 우리가 기대하는 장로님은 바로 저 아버지의 모습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우리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실 당신의 모습이 바로 저 모습일거라 짐작했습니다. 임직자의 얼굴과 프로필이 영상으로 나타날 때마다 전 한 분, 한 분의 모습이 그 아버지 모습과 함께 오버랩 되었습니다. 당신은 어떠하셨는지요?

집례하시는 목사님들이 호명에 의해 앞으로 나온 당신에게 손을 얹어 안수할 때 당신의 고개 숙인 머리 위로 안장을 메우는 황소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렇지요. 내가 스스로 멘 것이 아닌 하나님과 공동체 지체들이 당신의 어깨에 안장을 메워준 것이니 언제든 스스로 벗어던질 수 없는 멍에인 셈이네요.

안수 기도와 권사 취임 기도가 마무리되었음을 의미하는 공포가 끝났습니다. 담임자로서 김성철 목사께서 기도하실 때, 그 기도문에서 형님 같은 당신을 동역자로 세운 든든함과 감격이 묻어난 것을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다 감지했을 것입니다. 권면하는 이나 오지 못하고 영상으로 축하해준 분들도 한결같이 우리 공동체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우리 도시에 새 기운을 전해주길 바랐습니다.

장로님, 그때 답사를 낭독할 때 목이 메어 한동안 말문이 막힌 모습, “더 잘 섬기겠습니다”며 눈물 섞인 고백에 모두는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정말 그 고백처럼 앞으로 5년간 최선을 다할 것을 저는 믿고 있습니다.

3부는 ‘교제와 기념’ 순서. 광고하는 창립 멤버인 김경옥 전도사님의 목소리는 떨렸고 절절한 감사함이 흘렀습니다. 사실 김경옥 전도사님의 탁월한 리더십은 교회의 비전과 사역의 현장에 섬세하게 녹아져 있습니다. 누구보다 감격이 컸겠지요. 떡과 음료수로 대접한 간단한 만찬이 끝나고 돌아갈 때는 타월 한 장뿐.

그렇지만 이렇게 멋지고 행복한 임직식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교회에서 축하하러 오신 어떤 성도님은 눈이 부어 있었다는군요. 이렇게 임직식이 감격스러운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고 말입니다.

 

4. 깨끗한 임직식을 치른 당신을 존경합니다.

세운 정관을 지켜 기초를 쌓아주세요

장로님, 제가 오늘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것은 순전히 저의 입 가벼움 때문입니다. 사실 이렇게 깨끗하고 즐거운 임직식은 이미 작년 가을에 예견된 것입니다. 교회 정관을 만들기 전 우리는 임직 규정을 3개월여 고민하며 준비했지요. 여러 정관을 모으고 사례를 수집하여 우리의 공동체 비전과 일치하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우리 교회의 장로님과 권사님들은 45세 이상으로 65세 정년을 지키기로 한 것, 권사님과 안수집사님은 정년까지 섬기지만 장로님들은 5년 단임으로만 시무하도록 한 것, 그 후에는 사역 장로로서 섬기게 하고 담임목사님은 7년 시무 후 평가를 받도록 한 것, 원로목사·원로장로·선임자 등을 일체 두지 않기로 한 것, 모든 임직자는 셀 리더로서 성실하게 헌신하고 있는 리더십 가운데서 뽑기로 한 것, 임직 받은 자들은 소신껏 헌신할 수 있도록 임직식의 일체 비용은 교회가 부담하며 돈이 들어가지 않는 가장 멋진 축하를 마련하기로 한 것 등. 제가 꿈꾸었지만 한 번도 시행해보지 않은 그 제도를 만들었을 때 우리 교우들의 기뻐하던 모습을 지금도 선하게 기억합니다. 또 교회 청년들이 어른들에게 보내는 신뢰와 감사의 인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 지금쯤 우리 교우들이 당신에게 보낸 축하 카드를 읽으며 결의를 다지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장로님, 세상에 완벽한 제도나 임직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처음 시작이 좋다고 10년 후에도 같은 모습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이보다 아름다운 임직식을 갖고 있는 교회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제가 보지 못해서 약간은 자랑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희망임을 믿는 한, 우리가 이 땅에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교회를 이루고자 하는 깊은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교회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이 참 아름다운 사람이듯, 우리 교회가 교리와 제도에 함몰된 공룡의 모습이 아닌 사람 냄새와 하늘 냄새를 함께 맡을 수 있도록, 장로님께서 그 기초를 잘 쌓을 수 있도록 기도하며 성원하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가 이 민족의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하며 저의 글을 맺습니다. 장로님께 성탄의 은총을 빕니다.

 

김현호/ 부산기쁨의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