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자녀를 낳고 기르는 53가지 지혜 - 지은이: 루스 실로
제1장. 지를 기른다
6.싫으면 그만 두라, 그러나 하려면 최선을 다하라
'무엇이 되라'는 식의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유태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장래에 대해서 엉뚱한 꿈이나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예를 들어, '너는 앞으로 의사가 될 각오로 공부하라'는 식의 말은 결코 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공부를 잘하라고는 말하지만, '의사나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잘하라는 것은 아니다.
학문 자체가 목적이지 수단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장래의 선택은 어린이 자신들의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어른들이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공부 이외의 어떤 예능이든, 전혀 강요하거나 권하지 않는다.
어린이가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하면 가르치고, 싫다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즉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가르쳐야 되겠다'는 식의 생각은 하지 않는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싫은 것은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라'는 것으로 족하다.
만약 어린이 스스로 선택해서 하고 싶다고 할 때는,
그렇게 하기 위해 후회 없는 노력을 하라고 충고해 줄뿐이다.
이처럼 어린이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어버이가 멋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이
유태인 부모들의 교육 방식이다.
러시아계 유태인으로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영화음악 등으로 널리 알려진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의 부친은, 아들이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간청하자
이웃에 사는 한 여선생에게 1시간에 1달러씩 주기로 하고 레슨을 받게 했다.
레너드는 뜻을 이루기에는 너무나 병약한 몸이었다. 그러나 그는 강한 의지로써 그것을 극복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기 용돈을 아껴 레슨비를 내면서까지
열심히 배워 마침내 유명한 작곡가가 되었다.
흥미 있는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일곱 살 때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레슨 시간이 길고 지루해서 1년만에 집어치웠다.
그러나 그의 부모들은 아인슈타인이 처음 바이올린을 시작했을 때 강요하지 않은 것처럼,
이번에도 그만두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그 후 2-3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모차르트 곡을 연주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 아인슈타인은
다시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평생 바이올린을 사랑하게 되었다.
어린이는 스스로의 능력을 끝까지 추구한다 어린이는 부모들이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 주면,
공부를 할 때도 자신의 능력에 따라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욕을 갖게 된다.
그 한 가지 예로, 러시아의 혁명가인 레온 트로츠키는
열 살 때부터 남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욕망을 품고
선생님도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를 들고 나와 선생을 곤경에 빠뜨리기 일쑤였다고 한다.
이렇듯, 자기 자신의 능력을 추구하는 데 지나치리만큼 열성적인 유태 어린이들은
부모의 희망을 받아들일 때도, 자기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유명한 정신의학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열 일곱 살 나던 해에 빈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의학부에 적을 두었지만, 개업의사가 되는 것만은 한사코 거부했다.
그러곤 13년 동안 연구실에 틀어박혀 과학으로서의 의학 연구에 몰두했다.
그의 유명한 정신분석학도 결국은 개업의가 되기를 한사코 거부하고
자신의 능력 추구에 열중한 결과였으리라.
우리는 어린이들의 장래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감을 갖거나,
꿈을 그리는 식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만약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어린이들에 대한 부모들의 월권행위가 아닐 수 없다.
어디까지나 어린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스스로의 능력에 의하여
인생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만이 최선의 결과를 얻는 방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