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하다'
박찬욱이란 이름 석자, 인터넷 어딜가도 볼 수 있었던 지겨울 정도의 광고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분 진출 확정, 송강호의 성기노출 이슈까지.
영화를 즐겨보는 한사람으로서가 아니어도 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이 분위기.
그러나 막상 2시간이 넘는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 맹숭맹숭하다
그러나 나는 써야한다. 쓰다보면 이 맹숭맹숭하고 난감한 이유 뭔가가 표면에 드러나겠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첫 장면의 의미
그 벽에 아주 밝은 햇살이 비쳤고 그림자 나뭇잎들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문을 열고 신부 상현(송강호)이 나타났다
나는 처음 그 문이 밖으로 난 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안으로 들어오는 문이었다
안밖이 구분되지 않았다.
이 영화를 모라고 말할 수 없는 이 난감함처럼.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죄와 구원, 삶과 죽음, 빛과 어둠
대비되지만 공존하고 어느 순간에는 죄의식의 구분조차 할 수 밖에 없는
이 부조리한 세상을 말하고팠던 것일까?
삶과 죽음으로 들락거리는 문. 그 문을 오갈 수 있는 자.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자, 뱀파이어 신부
반면, 문이 잠겨 자유롭지 못한 태수(김옥빈)은 고작 밤에 맨발로 약국까지 뛰어다닐 뿐이다
1. 첫번째 타락 - 원치 않았다.
'엠마누엘' 백신으로 '이브'를 물리친다는 실험에 참여했다가 수혈로 뱀파이어가된 신부
덕분에 500명 중 살아온 신부로 불치병에 구원을 바라는 광신도들에게 추앙을 받는다
'피'가 없으면 다시 병자가될 뿐인 신부고 누군가에겐 노총각일 뿐인데.
2. 두번째 타락 - 몸이 원했다
사탄의 꾀임에 사과를 베어먹고 남자까지 타락에 빠뜨린 '이브'
상현에겐 '태수(김옥빈)이브'는 죄악의 근원일 뿐
김옥빈이 송강호에게 박쥐처럼 매달린 듯한 이미지의 포스트 처럼 삶과 유혹은 뗄레야 뗄수가 없다
그 타락이라는 것이 때론 '희'인듯 보이나 '고통'과 닮아 매순간 중첩된다
죄와 구원 그리고 죽음(스포있음)
자살은 무기징역 지옥감이라던 신부가 자살을 인터넷 모집을 통해서까지 돕게 된다
그에겐 어느 순간 '임마누엘'(하나님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옥빈)밖에 없기 때문에.
함께 뱀파이어가된 태수, 그녀는 태초의 이브처럼 멍청한 연기에서 치명적 팜므파탈적 연기
또 끊임없이 오빠와 엄마를 불러대는 아이로 히스테릭한 정신분열적 역할을 넘나들며 스크린을
점령했다(약간의 찢어지는 목소리가 거슬리긴 했지만)
삶에 목적이 생긴 순간, 그녀의 눈은 시선이 생겼고, 그 시선은 늘 위험했다.
그녀의 눈빛은 중독성이 있다. 친절한 금자씨의 퀭한 눈빛. 올드의 강혜정의 천진난만한 눈빛 그 모든 것이 그녀에게 보였다. (문득, 이런 영화를 찍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없었을까 하는 염려가 생길 정도이다)
그런데 끝이 '죽음'이었다. 그게 그들에게 '구원'이었을까
죽음을 선택하지 못한 사람들이든 선택한 사람들이든 '죽음'에 이른다.
세상에 발딪게한 '신(SHOES)'을 신겨준 그(상현, 송강호)가 옥빈에게는 삶을 거둬갈 수 있는 유일한 '신(GOD)'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부둥켜 앉고 빛을 통해 최후를 맞이하는 그들은 결국 인간일 뿐이다. '아버지, 이제 아버지께 가나이다'
재가 되어, 신(shoes)이 떨어질 때, 그렇게 삶과 죽음이 분리되었지만, '지옥'을 언급하는 걸 보니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은 본 라여사(김해숙)의 눈빛은 용서일까. 슬픔일까. 가늠할 수 없다.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자신에 대한 믿음을 깨기 위해 신자를 강간하는 장면은, 다분히 의도적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한 인간과 그 인간에 대해 뭔가 다를 거라는 근거없는 믿음에 대한 조롱처럼 보였다.
명성과 김옥빈에 잡아먹힌 난감한 영화
몇시간 나름의 기호와 의미로 영화를 해석해 보았다. 그러나, 이 모두 내 머릿 속에서 나왔을 뿐 내 심장을 동하게 만들지 않았다.
'감독이 하고 싶었던 영화, 관객의 전적인 호응까지 바라진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몇자 적는다
흡혈하는 장면, 죽이는 장면, 탐닉하는 장면 등 금기의 노출이 적나하게 드러나니 입맛을 잃었다.
관객에게 틈을 주지 않은 영화, 계속 떠들어댄 영화를 듣고 있자니(섹스하면서까지 떠들어댄다)
피곤함이 몰려왔다고나 할까. 영화에 박찬욱이 생각나고, 머리엔 김옥빈만 남았다.
뱀파이어 소재를 제외하고 그의 이 영화가 전작보다 우수하다는 그 이유를 어디에도 찾지 못했다.
아니 굳이 뱀파이어가 필요했을까하는 생각마저든다. '피'라는 계기가 아니어도 신부는 늘 유혹의 함정에 빠질 수 있지 않는가. 그가 '뱀파이어'와 영감받았다던 '책'을 무리하게 섞어놓은 것은 아닐까.
'와 역쉬 박찬욱이야'할 정도로 고개 끄덕여지는 건 없는 영환데
첫날 개봉에 관객 얼마, 호불호의 논쟁으로 그간 없었던 진지한 평이 기대된다는 둥.
난 그저 이 상황이 난감하다
그의 제작사 이름 '모호필름'처럼 모호한 영화에 그의 명성으로 덧씌우는 건 아닐까.
검색어에 '박쥐'를 쳤더니 '노출수위, 베드신'이 딸려나온다. 고작 이건가.
관객이 공감, 감동, 영감을 주지 못한 영화, 롱런할 수 있을까.
빈수레, 저만치서 소리만 요란타.
그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던 영화였지만,
그의 전작을 믿고 찾았던 관객은 나처럼 목마를 것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화 Thrist
1. 왜 박찬욱의 여자들은 모두 이 모양이지? 박찬욱 감독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들은 좀 변화하는 것 같은데 왜 항상 여자들은 다 비슷한 모습으로 변화가 없는거지? 문득 그의 여성관이 궁금타
2. 어느 기사를 봤다. 박감독이 '성직자의 갈등과 고뇌를 얘기하고 싶었다' 한다. 이 영화에서 '신부 상현'을 보았는가? 그의 고뇌를 느꼈는가. 단연코 'NO' 과도한 치장으로 본연이 길을 잃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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