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영화 제목을 볼 때 영화의 내용과 동 떨어진 듯한 느낌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요. 특히 한국에서 외화를 상영할 때 올려놓는 제목을 보면 영화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올리는 경우가 많아 속으로 안타까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물론 매 번 그랬던 건 아니었지만요.
그런데 이러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각 나라마다의 표현 방법이나 또 고유의 뉘앙스, 거기에 문화적 이유까지 복합적인 것들로 인해 이렇게 변해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아예 자기나라에서 먹힐 것 같은 제목으로 바꿔버려 이런 황당한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듯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엉뚱한 영화 제목을 갖다 붙여놓는 그 이유도 나라 별로, 문화 별로 참으로 다양한데 한 번 그 이유나 알아볼까 해서, 또 읽다 보니 재미있기도 해서 번역해 올립니다.
그리고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영화 제목뿐 아니라 인터넷에 올려진 글들도 보면 때론 내용과 부합되지 않는 제목, 다시 말해 자신의 글이 많이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낚시 성’ 제목을 붙이는 사람들도 꽤 된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그런 사람들은 유난히 선정적, 도발적인 제목이나 현학적인 표현들로 남의 눈길을 끌기를 즐기더군요. ㅎ
영화 “에일리언”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와 그 밖의 유럽 시장에서는 “8명의 승객”
이란 제목으로 바뀌었는데, 그건 후속 편을 생각해 볼 때 더 웃기는 제목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영어로 “8번째 승객의 귀환”, 그리고 “8번 째 승객 3”이니 그럴 수 밖에.
가비네이터(번역 주: 이 말은 영어로 주지사라는 뜻의 ‘가버너’와 영화 ‘터미네이터’를 합
친 말로 바로 아놀드 슈왈츠네거를 말함입니다.)의 대표적인 영화 “터미네이터”는 원래 해외
에서는 현저하게 덜 강제적인“치명적인 과제”로 번역이 되어 상영되었다고 한다.
중국은 영화 제목을 웃기에 번역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코헨 형제의 유명한 “파고”
가 그곳에서는 “크림처럼 눈이 오는 곳에서의 미스터리한 살인”으로 번역이 되었는데,
사실 어찌 보면 그 제목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아마 가장 엉뚱하게 번역된 이상한 제목의 예 중 하나는 공상과학 영화인 “매트릭스”가
프랑스에서 “Les Jeunes gens qui Traversent les Dimensions en Portant des Lunettes a Soleil” 로 바
뀐 것일 듯 한데, 영어로 하자면 “선글라스를 끼고 세상을 가로지르는 젊은 사람들”
이란 뜻으로 바뀌었다고.
프랑스에서는 영화 제목을 우습게 윤색하거나 그렇지 않을 땐 또 영화 제목을
너무 문자 그대로 번역하기도 하고, 또 두 나라 언어 사이에 존재하지 않는
표현을 써서 실패를 하곤 한다. 그게 바로 영화 “페이스 오프”가 “볼트-
페이스”로 바뀌게 된 이유.
어린 린제이 로한에게 뜻밖의 유명세를 몰고 온 영화 “페어런트 트랩”이 독일에서는 어
리둥절하지만 어느 정도 예언적으로 들리는 “쌍둥이는 대개 혼자 오지 않는다”로 바뀌
었다.
싱가포르에서는 단지 음란한 제목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화 “오스틴 파워: 나
를 녹초가 되게 한(Shagged) 스파이”가 대신 “오스틴 파워: 나를 멋지게 대접해준
(Shioked) 스파이”로 완화되어 번역되었다.
해외 시장에서는 때론 영화 제목이 좀 더 영화를 묘사해줄 필요성을 느끼나 보다. 그래
서 영화 “빅마마의 집”이 결국에는 “질질 끌려다니는 경찰"로 변해버리기도.
영어를 일어로 번역하는 데에는 정말 황당하게 웃기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듯 하다. 그
렇지 않다면 어떻게 “라이센스 투 킬”(번역 주: 죽일 권한을 가진) 이 전혀 의미가 다른
“캔슬드 라이센스”(번역 주: "취소된 라이센스")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역시 일본에서 영화 “방해받은 소녀”가 “17살 소녀의 의료일지”로 변했다.
때로는 잘못된 번역이 어마어마하게 웃긴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영화 “부기 나잇”이 중국
에서는 킬킬거리는 웃음을 일으키는 제목 “그의 강력한 도구(?)가 그를 유명하게 만든
다”가 되었다.
또 하나의 재미난 번역은 바로 영화 “브룩클린의 뱀파이어”가 중국에서는 “나는 빤다,
나는 빤다, 나는 빤다, 빤다, 빤다”로 바뀐 경우가 아닐까?
프랑스에서는 영화 “에어플래인”이 “비행기에 조종사가 있나요?”로 바뀐 반면,
독일에서는 “미친 비행기 안에서의 믿을 수 없는 여정”으로 바뀌었다.
영화 “더럽고 아름다운 것들”이 루마니아에서는 “비아타 라 롱드라” 또는 “런던에서의
생활”로 바뀌었는데 그 이유는 오로지 번역자만이 알고 있다.
픽스사의 영화 “월-E”가 타일랜드에서는 “세상을 구하는 마음을 가진 조그만 로봇”
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번역을 잘못한 번역자를 비난할 수가 없기도 하다. 왜냐면 영화 제목에 해당되는
단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 그래서 영화 “세렌디피티”가 히브리어말로 “우리가 막 사
랑에 빠진 것처럼”가 되는 경우도 있다.
영화 “다이 하드: 복수심을 가진”는 사실 덴마크 버전인 “다이 하드- 메가 하드”가 좀
더 맞는 듯 들리기도 하다.
체코에서는 영화 “핫 샷!”이 별로 그럴 듯 하지 않아 대신 그것을 “웜 샷!”으로 붙인 듯 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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