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 /장진순 詩
작은 산골마을
교회당에 전등불이 들어오고
풍금소리가 흘러나온다.
톱밥난로 주변에
여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성탄 극을 연습하고 있는 어린이들
할머니가 김이 나는 찜통을 힘들게 들고 들어와
아이들에게 수제비를 퍼 주고 있다
차들이 빼곡히 들어서있는
드넓은 파킹장이 있는
도심 대형교회에서
교향악단에 맞추어
백여 명의 성가대 합창을 들으며
20년전 시골 작은 교회의 성탄절
눈 맞으며 새벽 송을 돌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대여섯 명의 성가대원들이
어느 싸리문 집 앞에
성탄 새벽 송을 부르고,
호롱불을 켜 들고 따뜻이
맞아주는 집사님
따끈한 국수로 사랑을 담아내온다
성탄전야의 들뜬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설레임으로 다가옵니다
교회마다 화려한 불빛
십자가의 의미는 깊이 모르지만
성스러움과 숙연함을 담아 세상에게 감사의
기도를 내려놓습니다
이맘때면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지요?
긴 겨울방학의 시작이 그렇고
년말의 들뜬느낌이, 성탄전야의 화려한 불빛과
흥겨운 노래가 울려퍼지는 세상이
동심의 세계엔 최상이니까요
일년에 한번 동네아이들 모여
건너마을 교회 가던날이 성탄전야였습니다
교회에서 찬송가 따라부르며
간식거리 얻을 욕심뿐이였지요
하얀눈이 내려주면 더 없이 황홀하던 밤
교회가 뭔지몰라도
들뜬 세상분위기에 취해 추억을 심던
성탄전야의 설레임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잠결에 들려오던 성가대의 나즈막한 합창소리가
골목을 누비던 날엔
온통 세상이 축복속에 잠긴듯 더 평온했고
영원히 이대로 머물수있다면 ..
아쉬운밤이 성탄 전야였습니다
오늘 그 느낌으로
즐겁고 평화로운 성탄 전야 맞이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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