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분들 가운데 하도 영화 동막골을 말씀하는 분들이 많아서 억지로 시간을 내어 미국에서 방문중인 김 두화 목사님 내외분과 함께 실로 오래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우선 영화가 재미있어서 입신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으로 느껴졌습니다. 한국 영화도 이 정도의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데 민족적인 자부심마져 느끼게 한 영화였습니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동막골의 고요를 깨트린 초대 받지 않은 손님들의 등장으로 열리는 이 스토리는 우선 충분히 휴매니스틱한 유토피아니즘의 아름다운 드라마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존재할수 없는 환상의 유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동막골은 우리의 영혼속에 존재하는 태초의 에덴을 기억하게 하였고 인간 타락이전의 인간을 엿보게 하는 순수함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전장으로 허리 짤린 민족 분단의 비극이 다시 절절히 가슴을 아프게 하였고 어떻게 해서든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의 비극이 없어야 하겠다는 기도를 가슴에 더 깊이 각인시켜 준 드라마였습니다. 욕심도 경쟁도 경계도 없이 살아가는 동막골은 어쩌면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희생의 피를 흘린 이 땅이 기다리는 진정한 평화의 미래인지도 모르겠다는 순진한 갈망이 생겨났습니다.
마지막 동막골 아름다운 영혼들을 살려내기 위하여 자신들을 희생하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예수의 얼굴을 떠 올렸고 예수의 제자들의 미숀을 확인하는 엉뚱한 은혜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은혜는 교회당뿐 아니라 극장에서도 받을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중 문화적 은사를 가진 이들이 기독교 문화 창달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전쟁을 체험한 세대로서 이 순진한 영화적 낭만을 현실로 착각하여 쉽게 북녘 땅을 향해 무장해제를 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구 세대적 기우로 마음이 무겁기도 하였습니다.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는 지혜로움이 이 땅의 젊은 세대들에게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이었고, 맑시즘의 유토피아 환상 실험으로 동막골은 이 땅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을 깨닫기를 기도하는 맘이었습니다.
영화 동막골을 만들 수 있는 자유와 동막골을 감상하고 토론 할수 있는 자유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허용될 수 없었던 자유임을 잊지 않고 우리의 선배들이 피 흘려 쟁취한 자유를 로맨트스틱한 감상으로 쉽게 포기하지 않는 냉철함을 가질때 이 땅은 오히려 동막골의 꿈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음을 함께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 던진 수류탄이 옥수수를 쌓아 놓은 곳간에서 폭발하는 회화적인 해학, 그리고 멧돼지를 생포하기 위한 의도적인 플로트에서 국군과 인민군 그리고 미군이 하나되는 꿈은 동시에 그것이 비록 허구적 유토피아라 할지라도 우리 인류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꿈인 것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메시야의 왕국이 바로 그 꿈을 실현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아멘~~~마라나타,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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