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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 윈난성 전설의 샹그릴라 반얀트리 리조트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7. 8. 01:22
▲ 중국 윈난성에 있는 샹그릴라.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무대로 알려진 곳이다.

“…설산에 금빛 찬란한 절이 있다. 신비하다. 빙하와 숲과 호수와 대초원이 있다. 초원에는 소와 양이 떼 지어 다닌다. 미려하고 고요하고 여유가 넘친다.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다….”

1933년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쓴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한 대목이다. 힐튼은 이런 지상낙원이 히말라야 동쪽에 있다면서 그곳을 ‘샹그릴라(Shangrila)’라고 불렀다. 때는 암울한 경제 공황(恐慌). 많은 사람들이 샹그릴라를 찾아 히말라야로 떠났다.

 

히틀러도 탐사단을 보낸 전설의 샹그릴라

아돌프 히틀러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샹그릴라를 ‘순수 아리안족 혈통이 남아 있는 곳’으로 단정하고 SS부대 탐험대를 7차례나 티베트로 파견했다. 이들 가운데 2명인 하인리히 하러와 페터 아우프슈나이터가 영국군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티베트로 탈출했다. 그들이 훗날 쓴 티베트 체류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티벳에서의 7년’이다. 여기까지는 역사적인 사실. 제임스 힐튼이 소설을 쓴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고, 히틀러의 특수부대가 아리안의 혈통을 찾아 샹그릴라로 간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 샹그릴라 시장의 소수민족들


1997년 중국 윈난성이 샹그릴라 개발 후 관광객 몰려

1997년 9월 14일 오후 9시30분. 중국 윈난성(雲南省) 정부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본성 중뎬현(中甸縣)의 디칭(迪慶) 장족자치주가 샹그릴라임이 밝혀졌다.” 2001년 12월 17일 중국 인민정부 국무원은 중뎬을 샹그릴라(香格里拉)로 공식 개명했다.

“소설에 나오는 자연·문화적 환경이 디칭과 일치한다”
“샹그릴라는 디칭의 장족(藏族·티베트족) 사투리로 ‘내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

민속·지리·언어학자들은 논문을 통해 ‘샹그릴라=디칭’임을 ‘입증’ 했다. 2003년 유네스코는 샹그릴라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정작 제임스 힐튼이 샹그릴라에 간 적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가 없다. 하지만 윈난성 정부는 정말 발이 빨랐다. 샹그릴라의 위치를 두고 파키스탄과 부탄, 네팔, 티베트가 저마다 자기 영토에 있었다고 주장해왔지만, 윈난성 디칭은 이렇게 모든 공식적인 절차를 마치고 지명까지 바꿔버렸으니까.

봄이 오면 화원으로 변하는 3000미터 고원

연전에 그 샹그릴라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 앉아서 그때 풍광을 추억하니, 이같은 상업적인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그 풍광이 너무 이국적이고 아름다워서 내가 꿈을 헤매다 온 것은 아닐까 느껴진다.

샹그릴라는 중국 윈난성 성도 쿤밍(昆明)에서 비행기로 50분 거리 북쪽에 있다. 해발 3000m가 넘는 고원이다. 만년설 아래 초원엔 말들이 풀을 뜯고, 진분홍색 머리띠와 앞치마를 한 여인들이 스쳐간다. 큼직한 티베트식 가옥들은 창문마다 문양이 화려하다.

구절양장(九折羊腸) 고갯마루에서 차가 멈춘다. 아득한 아래에 대초원이 펼쳐져 있다. 안내원 톱탠(42)은 “장마철이 되면 호수로 변하는 곳”이라 했다. 호수로 변하기 전, 봄이 오면 온갖 꽃들이 피어나 초원을 뒤덮는다. 소설에 나오는 ‘대초원’과 ‘호수’와 ‘설산(雪山)’이다. 그럼 신비한 절은?

▲ 샹그릴라의 티베트 사찰 쏭짠린스. 작은 포탈라궁이라고 불린다.


설산 협곡에 숨어 있는 금빛 찬란한 절

숙소에서 나와 30분 정도 서쪽으로 가자 ‘설산 협곡’이 있었고, ‘금빛 찬란한 절’이 있었다. 쑹짠린쓰(松贊林寺)다. 티베트의 포탈라궁에 비교해 ‘작은 포탈라궁’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절이다. 절은 금빛으로 번쩍였다. 절 마당에 서니 사방이 설산이고 초원이다.

▲ 들판 곳곳에 서 있는 건초장. 미사일 발사대처럼 보인다.

초원 위로 밀을 추수해 말리는 건조대가 미사일 발사대처럼 서 있고, 구름이 낮게 몰려온다. 말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풀을 뜯는다.

숨이 가쁘다. 해발 3000m를 오르내리는 고원지대. 대도시의 찌든 공기와 비교가 되지 않는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폐를 파고들지만, 그 대기 속에는 산소가 희박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숨을 헐떡이게 만든다.

느림의 미학, 걸음 걸음마다 명상을

느림의 미학이 돋보이는 공간이기도 했다. 샹그릴라에 들어선 호화 리조트 반얀트리 사람들은 “언제나 느리게 걸으라”고 했다. 한 걸음 걷고서 산을 감상하고, 또 한 걸음을 떼며 초원을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라고 했다. 자연에 의해 강요당했으되, 우리가 이런 느림의 시간대 속에서 여유를 가져봤던 게 언제였나.

▲ 쏭짠린쓰의 승려들. 젊은 승려들이 경전을 배운다.

쑹짠린쓰 본당으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도 서행하는 순례자들로 붐볐다. 붉은 장삼을 걸친 젊은 티베트 승려들은 바빠 걸음을 떼는데, 이방에서 온 순례객들은 난간을 부여잡고 오체투지를 하듯이 느릿느릿 하늘로 오른다. 대웅전에는 젊은 티베트 승려들이 경전을 배우고 있다.

나라 잃은 설움, 티베트라는 이름을 버리고 장족이라는 중국 소수민족으로 전락한 청년들이 티베트어로 적힌 경전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 사람들은 잃어버린 샹그릴라를 찾아 오고, 샹그릴라에 사는 이들은 샹그릴라를 잃어버렸다.

티베트 여인 소남(43)에게 물었다. “샹그릴라가 무슨 뜻인가?” “그런 단어 알지 못한다.” 영어사전엔 ‘제임스 힐튼의 소설에 나오는 이상향’이라고 적혀 있다. 소남이 말했다. “상관없다. 학교가 생겨서 아이들이 두 시간씩 걷지 않아도 된다. 병원도 생겨서 사람이 죽지 않게 되었다. 전기도 들어왔다. 살기가 편해졌다.”

샹그릴라현과 맞붙은 더친현(德欽縣)은 ‘더 깊은 샹그릴라’라고 불린다. 이곳 페이라이쓰(飛來寺) 마을은 중국에서도 대표적인 빈촌이었다. 18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2005년 농사를 버리고 주민 전체가 민박, 기념품 판매상으로 변신했다. 방 15개짜리 민박집과 식당을 차린 니마딩주라는 농부의 2006년 수입은 20만 위안(약 2350만원). 평균 중국인 수입의 15배다. 2005년 중국 1인당 국민소득(GDP)은 1700달러(약 160만원). 마을 이장 아뤼(阿?)씨는 “국가 지원으로 끼니를 때우던 마을이었지만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했다.

▲ 샹그릴라에 흐르는 강물. 관광객들은 강물처럼 유장하고 느린 몽환의 시간을 즐긴다.

5성급 리조트도 문을 열어

샹그릴라를 가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2004년 9월에 문을 연 싱가포르 국적 리조트 반얀트리가 바로 그 이유다. 리조트 스스로 ‘샹그릴라 속의 샹그릴라’라고 부른다. 전통 티베트 가옥 32채를 옮겨와 웬만한 5성 호텔 스위트룸보다 더 호사스러운 빌라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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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얀트리 리조트 객실 내부. 샹그릴라에 있는 5성급 리조트다.
방은 커다란 침대와 티베트 전통 화로, 응접실이 있는 2층, 그리고 샤워실과 목조 욕조가 있는 1층으로 이뤄져 있다. 열흘을 묵는다고 해도 그 시설을 다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객실이 사치스럽고 웅장하다.

본관 앞마당에 있는 몽골식 겔이 관광안내소다. 이곳에 부탁을 하면 영어를 쓰는 가이드와 함께 주변 관광지를 구경할 수 있다. 민가 골목골목을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민속투어, 멀리 쏭찬린쓰부터 200km거리까지 모택동의 홍군(紅軍)이 장정을 펼쳤던 지역까지 훑고 오는 하루 코스 투어도 있다. 리조트 안에 있는 스파에서는 돌과 아로마를 이용한 마사지도 가능하다.

2005년 5월 샹그릴라현 주변의 티베트와 쓰촨(四川), 윈난 3성은 2015년까지 샹그릴라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80억 위안(약 9377억원)을 투자한다. 이름 먼저 바꿔놓고 진짜 지상낙원을 건설하는 중이다.

<여행수첩>
◆가는 길:중국 윈난성 쿤밍까지 간 뒤 샹그릴라행 국내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인천~쿤밍은 주4회 대한항공과 중국 국적기가 운행. 4시간30분. 샹그릴라의 숙소, 가이드, 여행사 정보를 반드시 알고 갈 것. 샹그릴라는 서양 배낭족들이 몰려오고 있어서 염가 숙소가 많다.

◆반얀트리 링하 리조트:샹그릴라에서 가장 호사스러운 리조트. 돈만 있으면 여기에 모든 것을 맡겨버리면 만사 OK. 염가 숙소에 있으면서 하룻나절 정도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에서는 아일랜드마케팅(www.islandmarketing.co.kr) 여행사가 샹그릴라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 반얀트리 리조트 예약을 대행한다. (02)3276-2332

 

 

출처 : 펄프 뒷골목
글쓴이 : kwon pd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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