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일만 하는 사람은 돈 벌 시간이 없다
젊은 부자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고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부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평생을 자신의 일에 열정을 바쳐 높
은 소득을 올렸다가, 정작 퇴직을 하고 나서는 퇴직금마저 빚을 갚는 데 써버리고 하루아침에 빈곤층으
로 전락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은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일
해 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열심히 일만 했을 뿐, 자신이 벌어
들인 돈을 현명하게 운용하는 데 서툴렀다는 게 젊은 부자들의 한결같은 비판이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저축과 채권투자로 수십억 재산을 일군 두호철씨와의 인터뷰는 매우 인상 깊었다.
“젊은 나이에 열심히 일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예의입니다. 하지만 일만 아는 ‘일벌레’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대체로 일벌레들은 재테크에 문외한들입니다. 즉 자신이 일한 대가로
좀더 높은 연봉을 얻으면 만족하고 말죠. 높은 연봉을 받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일이 먼저이고, 돈은 그 다음입니다. 따라서 수입과 지출, 그리고 투자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고의 부자로 평가받고 있는 록펠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하루 종일 일만 하는 사람은 돈 벌 시간이 없다.’ 제 좌우명입니다.”
소비가 아니라 투자를 위해 일해야 한다
필자가 만난 젊은 부자들은 대부분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통해 본격적인 저축을 시작했다. 그들의 아
르바이트는 ‘종자돈’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이 애인에게 비싼 선물을 해주기 위
해 일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상가투자로 수십억 차익을 실현한 김명호씨(42세)는 말한다.
“한때 이른바 ‘명품’ 열풍이 불었었죠. 너도나도 구찌나 샤넬, 에르메스, 페라가모 등의 브랜드에 열광했
었습니다. 하다못해 짝퉁 브랜드라도 하나쯤 갖고 있어야 행세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보습학원 강
사나 편의점 직원으로 일해 번 돈으로 애인에게 명품 핸드백을 선물했노라고 자랑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쓴웃음밖에는 나지 않았습니다. 소비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부자가 되
려면 ‘투자’를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젊은 부자들은 일찌감치 저축이 종자돈을 만드는 데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에 눈을 떴다. 동시에 그들은
저축과 투자를 효과적으로 병행할 줄 알았다. 그들은 ‘돈이 돈을 벌어들인다’는 자본주의의 기본원리에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적응한 것이다.
20대 후반에 2,000만 원짜리 적금통장을 들고 부동산경매시장에 뛰어들어 마침내 수억 원대의 차익을
실현한 젊은 부자 한상철씨(36세)는 강조한다.
“돈 버는 일은 달리기와 비슷합니다. 운동화를 신고 출발선에 설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저축입니다.
자, 이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게 만드는 것이 바로 ‘투자’입니다.”
젊은 부자들의 초기 투자자금은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에 불과한 작은 금액이었다. 남들보다 이른 나
이에 저축을 시작했으니 그 한계가 분명했으리라. 하지만 그런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현재의 부를 얻는 데 충분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일정 금액을 저축한 다음에는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할 대상을 찾았다. 그들의 초기 투자는 자
신들의 투자지식을 시험하고 연마하는 경험의 장으로 시도되었다. 작은 종자돈을 투자에 활용하기에 앞
서 항상 성공한 주변 사람들이나 부모 또는 각종 서적 등을 통해 투자의 다양한 방면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면서 차츰 나름대로 투자 노하우를 정리해 갔고, 작은 성공들이 쌓이면서 큰 성공의 기회를 열어갔
다.
저축은 수비요, 투자는 공격이다
이처럼 젊은 부자들은 이른 나이에 투자를 시작했다. 그런데 투자 또한 부자가 되는 필요조건은 될지언
정 충분조건은 되지 못했다. 열심히 일해서 벌어들인 소득을 절약하고, 절약한 돈을 저축해서 투자하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큰 효과를 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젊은 부자들은 투자를 하면서도 끊임없
이 저축을 지속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저축액을 늘려갔다. 그들은 저축과 투자를 규칙적인 삶의 일부
로 만들었다.
수도권에서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호씨(42세)는 말한다.
“저축과 투자를 축구에 비유하자면 저축은 수비요, 투자는 공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탁월한
공격수가 있어도 수비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경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죠.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저축만 하고 투자를 하지 않거나, 또는 투자만 하고 저축을 하지 않는 것은 현명
한 재테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저축과 투자는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야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투자를 통해서 막대한 이익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저축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
다.”
현재 수십억 이상의 재산가들인 젊은 부자들은 오늘도 꾸준히 저축을 하고 있다. 저축과 투자는 부를 만
들어내는 초석임과 동시에 부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부자들 역시 저축과 투자를 방해하는 나름의 유혹과 불안, 그리고 고통이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
러나 그들은 그러한 어려움에도 저축과 투자를 중단하지 않았다.
주식투자를 통해 30대 중반의 나이에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모은 홍순철씨는 말한다.
“월 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은 대공황 시기였던 1930년대에도 수입의 절반은 반드시 저
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최고의 주식투자자라는 칭송을 받던 1980년대에도, 그리고 투자에 따른
막대한 수익을 실현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결코 저축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부는 저축하
는 데에서 나온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평생에 걸쳐 그러한 신념을 실천했습니다. 20대 나이에 제가 이
같은 존 템플턴의 이 같은 투자철학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우연’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우연
을 ‘필연’과 ‘운명’으로 바꾸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현대사회는 소비중독증에 걸려 있다.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가 미덕’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여념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한 정보를 얻으려고 신문을 펼쳐도, 아파트 시세를 살
펴보고자 인터넷을 열어도 온갖 광고가 소비를 부채질한다.
얼마 전 TV에서 사람의 기분을 유쾌하게 만드는 신용카드사 광고가 히트를 친 적 있었다. 한 남자가 멋
진 몸매의 여자들 속에서 행복한 웃음을 웃고 있고, 그 장면 위로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
는 노래가 경쾌하게 흘러나오는 광고다. 광고의 위력은 너무나 감쪽같다. 사람들은 대부분 광고 때문에
자신의 재정적 수준에 걸맞지 않게 자기 존재를 오해한다. 그러면서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 광고에 중
독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돈의 운명을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광고에 따라 결정해 버린다. 광고는
분에 넘치는 소비를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가는 결국 ‘아버지는 망하셨지. 인생을 즐
기다’라는 꼴이 되고 만다.
가난한 사람들은 강렬한 소비욕구, 적은 수입, 생활비, 세금, 공과금, 병원비, 학비, 차량유지비, 명품 등
자신이 저축을 하지 못하는 핑계를 수도 없이 만들어낸다. 그러나 젊은 부자들에게는 이 같은 핑계들이
저축을 포기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이 왜 저축을 하지 않는지 변명할 수도 있고,
그리고 누구나 그러한 변명을 뒤로하고 계속해서 저축을 할 수도 있다. 결국 저축을 하겠다는 선택은 스
스로의 몫이고, 부자가 되겠다는 선택 또한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저축과 투자를
시작할수록, 그리고 좀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투자할수록 풍요의 시간이 앞당겨진다. 젊은 부자들은 지
금 이 순간에도 입을 모아 강조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일찍 저축과 투자를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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