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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타에서 4박 5일 - 2일째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8. 15. 14:35

둘째 날

 

사무실에 미리 부탁해 두었던 wake-up call 전화소리에 기절을 해 침대에서 떨어질 뻔하고 잠결에 엉금엉금 기어가 시계를 보니 아침 6.

 

으아 ~~~ 신난다. 오늘은 고래를 보러 가는날.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는 간단하게 짐을 꾸려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어요.

등교길의 아이들, 일터로 가는 사람들틈에 끼어서 50전을 주고는 잠이 덜 깬 채로 다운타운까지 털털 실려갔지요.

그렇게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좀처럼 잠을 깰 수가 없었어요.

드이더 다운타운 종점에서 내려 부두까지 택시 값을 불으니 4불 달라고 하더군요.

 

한가지 택시를 탈때 조심해야 할 것은 이곳에 있는 택시들은 미터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미리 값을 물어 본 후에 흥정을 하고 타야한다는 것이죠

거스름 돈 줄적에도 노골적으로 바가지를 씌우는게 아니고, 어리숙하게 잘 모르는 척하는 얼굴표정과 어리버리한 연기를 하는데 꼬빡 속아넘어갈 뻔 했지요.

하여간, 조심 조심.

 

부두에 도착해 입장료 1 25전을 내고 들어가니, 마침 크루즈 배가 부두에 정박해 있어서인지 부두는 배에서 내린 사람들까지 합쳐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어요.

 

안내원을 뒤를 졸졸 따라서 배를 타고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욕심에 배의 제일 앞에 먼저 자리를 잡고는 뙤약볕에 버티고 앉았지요. , 물론 선블락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잔뜩 바르는 것을 잊지는 않았어요.

안 그러면 완전히 깜둥이가 될테니까요.

 

 

쿠르즈 배에 비하면 일엽편주같은 쬐그만 배를 타고 부두를 빠져 바다로 들어갈때의 그 시원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답니다.

배가 지나가면서 길이가 약 3미터 정도되는 가오리 곁을 지날때는 선장이 배를 세우고 사람들에게 알려주어 구경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어요.

거대한 가오리를 보는 순간, 저걸 잡으면 회냉면을 몇그릇을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는 침을 꿀 ~~ 꺽 삼키며 혼자 속으로 웃었답니다.

아마도 그런 몬도가네같은 생각을 한 사람은 그 배에서 나 혼자뿐이었을거라 생각하니... 좀....ㅎㅎㅎ

 

 

                                바다에서 본 푸에르토 바야타 전경

 

바다 한가운데에 도착했을때는 아침 10시경,

그때부터 고래가 보일 만한 곳을 비집고 다니는 거지요. 4시간 동안.

 

 

           오랜 잠수끝에 물에 올라와 물을 뿜으며 숨을 쉬는 새끼고래

 

그래도 용케도 자리를 잡고는 튀어 오르는 고래를 보면서 모두들 탄성을 지르며, 배에서 주는 늦은 아침식사로  요기를 하고.

 

 

 

          수영선수들 처럼 이렇게 싱크로나이즈 수영을 하는게 신기했어요.

 

이곳은 고대시대부터 알라스카의 Humpback whale (혹부리고래) 이 새끼를 나러 오는 곳이라고 하는군요.

가끔 하늘 높이 뛰었다가 뚝 떨어지는 고래를 볼 수 있는데, 이건 숫놈만이 하는거래요. 암놈을 유혹하기 위해서 하는 몸짓이고, 일단 가정을 이루면 그런 짓을 안 한다고 하네요.

인간도 마찬가지지만 여성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못 하는 짓이 없는 건 모든 숫컷의 본능인가봐요. 

내것이 되고 나면 안 하는 것 까지도. ㅎㅎㅎ

신기한 것은 거의 모든 경우에 3마리가 짝을 지어서 다니는데, 그게 일가족이라고 하더군요. 함게 물속에 들어갔다가, 함께 나왔다가, 거의 같은 몸짓들을 하는게 신기했어요.

 

 

보통 가족이 셋이서 함께 행동을 하는데, 물위에 올라와서 숨을 여러번 쉰 다음에 긴 잠수에 들어갈때는 꼭 이렇게 꼬리를 높이 보여주는게 패턴이었어요.

 

 

고래 구경을 다 끝마치고 배가 떠나려고 할때 고래 한마리가 이렇게 손을 들어 바이바이를 하더군요. 귀여운 녀석 ~~~

 

고래 구경을 실컷하고 배에서 내리니 오후 2시가 조금 넘었더군요.

그냥 호텔로 가자니 너무 억울해서 버스를 타고는 다운타운으로 향했어요.

 

그곳은 꽤나 복잡하더군요. 그런데 복잡한 거 보다도 괴로웠던 건 공기가 나쁘다는거였어요. 차가 많고 낡은데다 개스의 질이 떨어지는지 정말 숨쉬기가 힘들정도였어요.

그래서 부지런히 걸어서 바닷가로 나가니 좀 낫더군요.

 

덥기도 하고 갈증도 나고해서 아이스크림 집에 들어가 바나나선데로 점심을 대신하고 배를 두들기며 다시 길거리로 나왔지요.

 

 

해변가의 Boardwalk 에는 기타를 어깨에 메고 다니면서 손님들한테 애수에 깃든 노래를 불러주고 돈 받는 마리아치들이 참 많았어요.

 

이러저리 기웃기웃 구경하다가 벼룩시장에를 들어갔어요.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더군요. 규모도 크고, 무엇보다도 멕시코 특유의 특산품들이 눈을 끌었지만, 원래 여행가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버릇이라 그냥 구경만 하고 다녔어요.

 

그러다 여행지에서는 처음으로 기념품을 하나 샀지요.

멕시코 피리. 배워 볼 욕심으로 하나 샀는데, 바겐을 하긴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바가지를 쓰지 않았나 해요.

아직도 열심히 연습중이랍니다.

잘 되면 나도 마리아치들하고 한데 끼어서 알바 좀 해 볼까하고요. ㅎㅎㅎ

 

다운타운 한 가운데 있는 오래 된 성당. Calvary Chapel. 꼭대기의 왕관모양이 특이해요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해가 수평선너머로 넘어가기 시작하더군요.

 

 

낙조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 앉아서 떨어지는 해를 보다가, 해가 완전히 바다밑으로 떨어지자 박수를 치더군요.

나도 덩달아 열심히 박수를 쳤지요.

잘 자고 내일 아침 또 만나자고요.

 

 

                                 해가 진 후의 낭만적인 바닷가

 

어둠이 사방에 내리자 다시 버스에 몸을 싣고 호텔로 돌아와 집에서 가져간 컵라면 하나를 저녁대신으로 끓여 먹고는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자리에 들었지요.

내일은 타잔처럼 산에서 줄타기를 하는 날이거든요.

출처 : 조이랑 가볍게 여행떠나요
글쓴이 : dogg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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