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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8일간의 알라스카 쿠르즈 - 7일째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8. 15. 14:36

제7일 (5월 27일 목요일)

 

어제는 참으로 피곤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날이었어요.


알라스카주의 남서쪽에 있는
Inside Passage 에 들어가서 첫번째로 있는 도시인 Kechikan 이 다음 정착지였어요.

 

아무리 excursion 팜플렛을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 보아도 바다에서 연어낚시하는 것이외에는 그렇게 매력있는 것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skagway 에서와 마찬가지로 항구에 내려서 해결하기로 하고 아무것도 예약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늦잠을 잤어요.

 

느즈막해서 눈을 뜨니, 배는 벌써 아침 7 30분에 항구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Kechikan 이란 곳은 아주 작은 도시가  돼서 부두도 아주 작았어요.
그런 관계로 먼저 들어온 다른 크루즈배 두척은 부두에 대고, 나머지 배들은 멀리 바다에다 정박을 해 놓은채로, 구명보트에 사람을 실어서 부두에 데려다 주는 그런 형식이었어요.

 

 

 

데스크에 미리 가서 표를 받고 디가렸다가 순서대로 구명보트에 타고 부두로 가는 거지요.
서두를것 없다고 생각하고
, 천천히 커피한잔 마시고, 표를 받으러 내려갔지요. 10분 정도 기다린 다음에 순서가 되어서 보트에 몸을 싣고 부두로 항했읍니다.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고, 보트윗 덱에 앉아서 맞는 바다바람이 상큼하게 느껴졌지요.

마치 상륙작전에 참가하는 기분이었읍니다.

 

인구 약 14,000 명의 이 도시는 바다를 따라서 가파른 산을 뒤에 업고 발달된 그런 아주 작은 도시였습니다.

부두에 바로 붙은 보석가게가 주류를 이룬 쇼핑지역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런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었지요.

이곳도 지난 며칠간 헤맸던 Tongass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곳인데, 이 국립공원은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있는 지구전체에서 남극을 빼고는 가장 큰 자연보호지대라고 하더군요.

 

우선 부두에 있는 안내소에 들어가 한바퀴를 돌면서 무얼 할가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할 것이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대요.

트롤리를 타고 도시를 한바퀴 도는 것과 바로 앞 바다에서 카약하는 것 이외에는 할만한게 없었어요.

 

코딱지만한 도시를 트롤리를 타고 도느니, 다리 운동도 할겸 걸어서 구경할 양으로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힘찬 첫번째 발걸음을 내딛었읍니다.

 

이곳은 광산이 한창이던 시절에 굉장히 번성했던 도시라고 하더군요.

 

 

  가파른 산아래라 땅이 없어서 그런지 이렇게 바다위에다 지은 집들이 많았어요. 

 

바다옆으로 붙은 절벽에, 나무로 다리처럼 구조물을 놓아 그위에 집을 지은 곳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흥미있는 것은 집이 온통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는 곳이었어요.

예전에 여자들이 몸을 팔던 곳이라고 하는데

, 이 일대에서는 아주 유명하고 번성했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예전과 똑같은 복장을 한 여자들이 집을 $5 씩 받고 구경을 시켜주고 있었습니다.

아, 몸을 파는 건 아니고요.

 

한참을 올라가니, 알라스카 원주민들이 토템을 제작하는 곳이 있었는데, 그 큰 토템을 나무 한 토막으로 만든 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대대로 업을 물린다고 하더군요.

그 노련한 손 놀림을 한참 서서 넋을 일고 구경했어요.

아마 나보고 하라고 그러면, 큰 나무로 시작해서 이쑤시개로 끝을 볼 거라고 생각했어요.

 

 

                      너무나  커서 카메라에 다 안 들어가요.

그 옆으로 파크가 있었고, 옆으로 흐르는 물을 일부 막아서 연어알을 까는 농장이 있었어요. 비가 많은 곳이라 개울물의 양도 만만치 않았고, 물의 속도 또한 굉장했어요. 그 옆으로 나무다리를 놓아 걸어서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으로 트롤리 관광객들이 떼를 지어 걸어가더군요.

 

 

 

 

              어느 집 마당 한구석에 비를 맞으며 피어있던 꽃

 

어느덧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걷느라고 열이 올라 뜨거워진 몸에는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어업이 주업인 이곳도 경기가 나빠서 인지 주인도 없이 그냥 버려진 집들이 여기저기 꽤 눈에 띄어 서글프게 느껴졌지요.

 

               동네 제일 높은 언덕위에서 내려다 본 시내와 항구 전경

 

트롤리가 가지 않는 도시의 구서구석까지 돌아다녀도 2시간 밖에는 걸리지 않더군요.

 

부두 근처에 돌아왔을때야 북적거리는 사람들하며, 가게들하며, 이런 것들이 살아 움직이는 도시라는 것을 실감나게 해 주었습니다.

 

부두에 나무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정말 갈 데라고는 없더군요.

부두 건너편 조그만 섬옆에서 애를 쓰고 노를 저으며 카약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부두의 나무로 된 pier 를 한바퀴 돌면서, 결국 얻은 것은 신발바닥에 잔뜩 묻은 개똥밖에는 없었어요.

           
바닷가는 거의 가 이런 식으로 나무도 된 피어가 동네를 이어주고 있어요.
조기 ~~~ 피어밑에 노란 카약들이 조그맣게  보이지요?,  저 앞에 있는 섬까지 갔다 오는거라고 하대요. 

 

다시 배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도시를 다시 한번 돌아다 보았어요. 미련없이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에 들어오는 구명보트를 타고는 배로 돌아와 보니 이제 겨우 1.....

 

점심을 먹고나서, 탁구도 치고, 농구도 하고, 미니골프도 하고, 피짜도 하나 더 먹고, 후렌치 후라이도 하나 먹고, 또 체스도 하고, 카시노에 가서도 기웃기웃하다가 옷을 갈아입고는 짐으로 향했어요.

열심히 뛰는 사이에 배는 다시 날렵하게 몸을 한 바퀴 돌려 항구를 빠져 나가기 시작했지요.

 

오늘은 두번째로 맞는 배의 선장과 함께하는 블랙타이디너라고 하던데, 어차피 나하고는 인연이 먼 행사라 관심도 없이 트레드밀에서 땀을 쭉빼고는 샤워를 한 후 커피한잔을 들고는 고래구경을 하러 덱으로 올라갔습니다.

 

여기저기서 거대한 꼬리를 들어내는 고래구경은 할만 했지요.

예전에 하와이에서는 돌고래가 배옆으로 따라오며 장난을 치는 걸 보았었는데, 돌고래하고는 달리 고래는 좀처럼 사람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하대요.

 

처음 항해를 시작했을때와는 달리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방이 길어지고 낮이 짧아지는 것을 현저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 밤에는 갑판에서 밤12시에 '별아래 오케스트라'연주가 있다고 하더군요.

볼만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해서 또 하루가 지나가고 내일은 하루종일 inner passage (다도해라고 하면 맞은 표현일까) 를 항해해서 토요일 새벽에 캐나다의 밴쿠버에 도착한다고 하더군요.

 

, 그리고 금요일에 두번째 탁구 챔피온대회가 있었는데, 지난번에 챔피온이었던 중국아저씨가 타이틀을 방어하고, 두번째의 참피온의 영광을 안았는데, 이것이 금요일에 있었던 가장 exciting 한 사건이었읍니다. ^_^

출처 : 조이랑 가볍게 여행떠나요
글쓴이 : dogg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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