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일
(5월
26일
수요일)
어제 Skagway 를 떠난 뒤 밤새 배를 달려 새벽에 도착한 곳은 Juneau.
이곳은 알라스카의 수도인 Juneau 라고 하는 곳입니다.
좀 창피한 얘기지만, 여기 오기까지는 앵커리지가 주수도인 줄 알고 있었거든요(쉿 ~~ 비밀)
인구 약 3만명의 이도시는 도시밖으로 나가는 도로가 없는 것이 특징이었어요.
아, 도시안에서야 도로가 있지요. 무슨 말이냐하면, 도시를 벗어나는 도로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 가거나 다른 곳으로 가려면, 배를 타든지 아니면 비행기를 타든지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알라스카에는 이런 도시가 많아서 차로 여행이 아주 어렵다고들 합니다.
이곳은 일년 365일 중에서 260 일 정도가 비가 온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별명이 Rain Capital(비의 수도) 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빙하에서 안내를 하던 한 대학생의 말을 빌리면, 자기가 3살때 어느 봄날 밖에 나왔다가 하늘에 떠 있는 커다란 풍선 같은 걸 보고 아버지 한테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그게 바로 해라고 했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빗속에서 모든 일상생활을 하는걸 당연할 걸로 받아 들이고 있더군요.
아침
7시
40분
까지 배밑에 부두로 모여야 한다는 헬리콥터 회사의 지시대로 꼭두새벽에 일어나,
부리나케
준비를 하고는 부두로 나갔지요.
밖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안개는 낮은 산허리까지 끼어서 아주 으스스하게 느껴지는 아침이었어요.
오늘의 계획은 헬리콥터를 타고 빙하위에 올라가서 하이킹과 얼음벽타기를 하는 4시간 코스의 excursion 이어서 새벽부터 마음이 들떠 있었어요.
아주 기대가 컸었지요. 가격도 만만치를 않았지만, 두번 올까 싶은 생각에서 $480 의 거금을 눈물을 흘리며 지불하고 계약을 한 것이었어요.
부두에서 만난 안내원의 말은 아주 부정적인 것이었요.
현재 산에 안개가 너무 진해서 헬리콥터가 날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였어요.
실망,실망, 또 실망.
그런데, 비행장에 연락을 해 보더니, 한시간후에 이 자리에서 만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금은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죠.
그때, 같은 헬리콥터에 타기로 되어 있던 한 부부를 만났는데, 둘다 거구였어요.
헬리콥터는 안전을 위해서 몸무게를 철저하게 조사하더군요. 240 파운드가 넘으면, 돈을 두배로 내고 한 사람을 덜 태우는 거지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어림짐작으로도 그 남자가 240 파운드는 훨씬 넘을 것 같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는 270파운드인데, 그냥 240 파운드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소리를 들으니까,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아니....... 안전을 위한 건데, 그런걸 속이다니... 으아 ~~~ 불안해
허지만 그자리에는 저울도 없고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어 두고 보자하고는 다시 배로 돌아갔어요.
서둘러서 나가느라 걸렀던 아침의 필수품, 커피한잔을 앞에 놓고 부페에 앉아 창밖으로 굴러떨어지는 빗방울과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쳐다보며, 잠시 커피향기에 취해 있었지요.
그러나 여전히 산에는 안개가 자욱하다는 좋지 않은 소식, 결국 한시간이 더 미루어지게 됐지요.
그러나 기다리느라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가 버려, 4시간의 빙벽타기는 못하고 빙하위에서의 2시간 동안 하이킹을 하는 것으로 대신해야한다는 것이었읍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던 부부는 안 가겠다고 포기를 하고 환불받기로 하고 배로 돌아가 버려, 한편으로는 그 사람의 몸무게에 걱정을 안 해도 돼서 안심을 했지요.
기다리는
동안 거리 구경이라도 할 양으로 우비를 걸치고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10발자욱도
못 띄어놨을때,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지요.
할
수 없이 다시 배로 돌아가 애꿎은 커피나 죽이는 수 밖에....
다시
한시간 후에 부두로 나갔을때는 비도 어느정도 그쳐 있었고,
산이
개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모두들 밴을 타고 근처에 있는 비행장으로 가면서 타운을 가로질러 타운 구경을 잘했지요.
헬리콥터회사에서
제공해주는 방수복에 간단한 간식과 물 한병을 배급받고,
도움을
받아 겨우 방수복에 몸을 쑤셔 넣었지요.
헬리콥터에는
파일러트를 비롯해 모두
6명이
탔습니다.
모두들
날씬한 사람들이라서 정원 그대로 탈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비도
그치고,
구름도
걷히고,
하늘에는
풍선만한 해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_^
헬리콥터로 Juneau 전체를 한바퀴 돌은 후 다운타운에서 약 15마일 떨어진 Mendenhall 빙하로 향했읍니다.
이 빙하는 Tongass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데, 북미에서 5번째로 큰 빙하로써, 약 1,500 스케어 마일에 달하며, 남북으로 85 마일, 동서로 45마일의 크기라고 하더군요.
헬리콥터에서 멀리 보이는 빙하
멀리서 하얀 눈으로 덮였던 조그만 산이 가까이 가면서는 파란색의 거대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지요.
빙하위에 내리기 전에 빙하위를 한바퀴도는데 바로 밑에 톱니바퀴같이 생긴 갈라진 빙하의 밭이 보였습니다.
마치 누가 빙수에다 파란색의 설탕물을 끼얹어 놓은 것 같았지요. 그것을 내려다 보면서 너무나 놀랍고 아름다운 경치에 입을 벌린채 소리도 낼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표면이 몹씨 날카롭고 단단해서 넘어지면 베거나 다칠 수 있어서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쓰더군요.
헬리콥터
정착장에 가까이 갔을때,
멀리서
보니 얼음위에서 무언가 벌레 같은게 꼬물거리는 걸 보고 그게 무얼까 궁금해 했지요.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그것이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리곤 나도 그 속에 끼어 꼬물거리게 된거지요.
여기서 헬멧을 쓰고, 스파이크를 신발에 부착하고, 얼음 찍는 곡괭이(이름을 정확히 몰라서)를 오른손에 들고 하이킹이 시작되었읍니다.
왼쪽 옆에 반 만 나온 남자의 복장이 거기서 빌려준 방한 방수에 빙벽타는 장비를 갖춘 복장
처음에 얼음벽을 올라가는 방법, 내려가는 방법, 경사진 얼음벽을 옆으로 걷는 방법등의 기초적인 훈련이 있은 후 본격적인 빙하위에서 2시간의 하이킹이 시작되게 됐지요.
작은 얼음 언덕을 오르고 내리고, 얼음에 깍인 파란 색의 얼음 동굴속에도 들어가 니, 사람들도 모두 파랗게 보였어요.
그리고, 빙하위를 흐르는 물도 떠 먹어보고(몇만년전의 물을 마신거지요.) 하이킹을 계속되었습니다.
빙하가 녹은 물도 빙하처럼 파랗게 보였지만, 손에 떠 보니 그냥 색깔 없는 물이었어요.
조금씩 빗발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곧 다시 개이고, 마지막으로 빙하 속에 있는 거대한 폭포를 구경하게 되었지요.
한사람씩 줄에 묶어서 밑을 내려다 보고 사진을 찍게 해 주었지만, 저는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아무리 잘 찍는다해도 그 장관은 카메라로 재현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지요.
그냥 기억 속 저 깊은 곳에다 잘 모셔두었어요.
혼자만 즐겨서 죄송.
흥분의
시간이 지나고, 지친 다리를 끌고 다시 헬리콥터에 올라 시내로 돌아왔어요.
어떤 사람들은 쇼핑을 한다고 다운타운에서 내렸지만, 저는 흥분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시 배로 돌아왔지요.
빙하위에서의 2시간의 하이킹은 하루의 에너지를 다쓰게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배가 오후 4시면 출항을 한다고 하더군요.
배에 돌아와 아침겸 늦은 점심을 먹고, 커피한잔을 옆에 놓은채 발코니에 누워 둘러싸인 도시의 경치를 구경하며 피로를 풀었지요.
그날 밤 꿈속에서 걸었던 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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