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세상

[스크랩] [혼슈] 센다이, 야쿠라이 골프 클럽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8. 18. 06:47
 
 
[골프여행] 일본 - 센다이 야쿠라이 GC, 고원에서 즐기는 황제골프


 


ⓒ 여행신문


155야드 파3 7번홀. 그린은 지척이어서 언뜻 손 쉬어 보이지만 바짝 파고든 연못에 끝내 주눅들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연못에 빠트리거나 그린에서 훌쩍 벗어나기 십상. 그도 아니면 초보자답게 빗맞거나. 잡념을 털어내려는 듯, 7번 우드를 맞잡은 두 팔이 스르륵 뒤로 물러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늘로 치솟은 왼팔은 곧게 경직된 채 팽팽한 긴장감을 토해내며 앙버틴다. 긴장감이 정점에 이르렀다 싶을 때 우드 헤드는 기다렸다는 듯 스윙 궤적을 그리며 목표물에 모든 것을 털어낸다. 땅~. 경쾌하면서도 둔중한, 그래서 잘 맞은 듯한 소리에 안도, 그린을 정확히 겨눈 거침없는 비행에 전율, 애초부터 핀을 겨냥했던 것만 같은 안착에 환호성! “나이스 온! 첫 라운드에서 버디 찬스네요!” 그 찬스를 잡았더라면 아마 한동안은 무용담처럼 떠벌리고 다녔겠지만 완전 초보 골퍼로서는 그나마 ‘보기’로 선방한 것만으로도 기특했다.

-설산과 신록의 조화 '호젓'


예년보다 적은 적설량과 따뜻한 날씨 덕택에 올해 4월초 이른 개장을 한 일본 센다이 ‘야쿠라이 골프클럽(Yakurai Golf Club)’. 저 멀리 산들은 아직도 하얀 잔설로 은백색이었고 미처 본색을 다 드러내지 못한 코스는 그래서 더 산뜻했다. 5월까지 신록과 설산이 멋진 대비를 이룬다고 하니 그 풍취 속의 호젓한 플레이가 기대될 뿐이다. 봄과 겨울의 공존기간이 긴 것은 해발 550m의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 그래서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고 한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못지않게 여름에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야쿠라이 고원의 완만한 자연 구릉을 그대로 살린 자연스런 코스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너그럽다는 게 이곳에서 ‘데뷔’하면서 운 좋게 ‘버디 찬스’를 잡았던 초보 골퍼의 섣부른 느낌이다. 그러나 연못과 개울, 덤불, 벙커 등이 긴요한 길목마다 도사려 있고, 한 눈에 보이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함정들이 널려 있어 고참들일수록 고민이 커진다고. 잡지도 못한 ‘버디 찬스’를 제외하면 플레이 내내 자신의 운동신경을 신랄하게 원망하며 처절한 절망감만 느껴야 했던 초보 골퍼가 동의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편한 듯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것이 야쿠라이의 무게감 있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18홀 코스는 해발 550미터의 고원분지에 자리 잡고 있지만 대체로 평평하며 약간의 기복이 코스 변화에 양념노릇을 한다. 그린이나 페어웨이의 상태도 매우 양호하다. 산위에서 정성껏 키운 양 잔디의 상태가 좋아 쓸만한 손맛도 기대할 수 있다. 골프코스의 생명인 그린과 프린지의 상태도 산 정상의 코스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관리가 잘돼 있다. 그린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은근한 브레이크가 퍼팅의 재미를 더해준다.

-쉬운 듯 쉽지 않은 중용 코스

고원 구릉지대의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 있어 매우 운치 있는데 빽빽한 나무들이 페어웨이를 안내하거나 우거진 수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운치 있는 자작나무의 이국적인 풍경과 맑은 호수 속에 비친 산정 골프코스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산책길 같다. 새벽녘 플레이 이전에 조깅에 나서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레이아웃이 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수목은 적은 편이고 덤불로 각 홀을 구분해 놓아 한 눈에 파악하기가 좋다. 또 전체적으로 페어웨이가 넓은 편이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핀을 조망할 수 있어 공략루트를 설정하기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그렇다고 힘껏 때리기만 하는 코스도 아니고 너무 전략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코스도 아닌, 적당히 코스의 특성이 혼합된 중용의 코스라 할 만하다.

아웃코스는 바깥을 돌고, 인코스는 아웃코스에 둘러싸여 전개되는데, 전반적으로 아웃코스보다는 인코스가 도그레그홀이 많은 편이다. 최종 18번은 야쿠라이 산과 클럽하우스, 연못을 향해 티샷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어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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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장 등 부대시설 다채

골프장 바로 옆에는 정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인 유럽풍 리조트 ‘야쿠라이 웨스트’가 있어 고원 리조트 생활도 만끽할 수 있다. 객실은 크지는 않지만 야쿠라이 고원의 호젓한 분위기가 물씬해 아담하고 편안하다. 창문을 열면 골프 코스와 숲이 눈을 상쾌하게 하며, 신선한 숲의 기운이 가슴 깊은 곳까지 후련하게 한다. 된장국과 함께 나오는 일본식 아침 식사는 정갈하고, 저녁 식사는 풍성하기 그지없다. 하루는 소고기 샤브샤브 요리가, 또 하루는 대게를 앞세운 해산물 만찬이 번갈아가며 골퍼들의 에너지를 채운다. 또 저녁 여가시간을 위한 카드룸과 최신 한국노래가 가득 장전된 가라오케도 준비돼 있어 인기만점이다.

야쿠라이 그룹은 골프장뿐만 아니라 야쿠라이 목장, 가든, 워터파크, 스키장, 온천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골퍼들에게는 천연온천수에 라운딩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온천욕 후에 마시는 야쿠라이 지역맥주(하우스맥주)의 알싸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에 몸도 마음도 긴장제로의 평온상태에 다다른다.

-일본의 3대 절경, 마쯔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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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라이GC 가는 길은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대표적인 관광지가 바로 일본의 3대 절경지 중 하나로 꼽히는 마쯔시마. 해양관광지인 마쯔시마는 260여개의 고만고만한 섬들이 바다 위에 점점이 흩뿌려져 있어 이색적인 경치를 자아내고 있다. 올망졸망한 섬들은 보는 각도와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형상으로 다가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람선을 타고 마쯔시마만을 유람하다 보면 갈매기 떼들이 쫓아오며 좋은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바다 위에 섬이라면, 땅 위에는 삼나무 숲이다. 사실 삼나무 숲보다는 5개의 수호신 상을 모시고 있는 중요문화재 고다이도, 일본 국보로 지정돼 있는 고찰 즈이간지 등이 더 유명하고 상징적이다. 두 개의 빨간 다리를 건너야 닿을 수 있는 고다이도는 마쯔시마 해안 풍경의 상징으로 굳어졌고, 즈이간지는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에서는 물론 임진왜란 때 한국에서 들여간 매화나무 두 그루가 여전히 매년 봄마다 고찰 마당을 붉은 매화꽃, 흰 매화꽃으로 물들이고 있어 한국인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던져준다. 그러나 수령 수 백 년은 됐을 법한 아름드리 삼나무들의 곧고 높은 자태 또한 그에 뒤지지 않아 그 잔영이 오래토록 스민다.

 
+++++플러스 α+++++

★ 교통 일본 센다이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인천-센다이 노선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한 편씩 운항하고 있다. 오전 10시20분에 인천을 출발해 12시30분에 센다이에 도착하며, 센다이에서는 오후 1시30분에 출발해 4시에 도착한다. 도착하는 날과 출국하는 날은 9홀씩 가능하며, 그 외는 27홀 이상씩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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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끔은 하늘을 보며 ...
글쓴이 : Travel Designer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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