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테크/경매투자

경매의 첫사랑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1. 1. 09:26

저도 한때 경매 햇병아리 시절이 있었습니다.

비록 법 전반을 다루는 변호사였지만, 경매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입찰표는 어떻게 작성하는지 등 기초적인 경매지식조차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경매하면, 머리를 깍두기 모양으로 반듯하게 자르고 검정색 양복을 산뜻하게 차려입은 분들(조폭 혹은 건달이라는 속칭으로 불리는 분들입니다^^)의 전유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살던 집이 경매에 들어가자 빨간딱지를 붙이러 온 집행관들을 갸날픈 몸으로 막아서며, 자기가 아끼는 피아노만은 제발 건드리지 말라고 눈물로 애원하던 드라마 속의 경매는 서러운 눈물과 몸부림으로 점철되어 있었고, 그때 느꼈던 청순한 여주인공에 대한 애틋한 연민이 경매에 대한 제 부정적인 시각을 한층 더 고양시켰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본격적으로 경매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저 역시 지금 현재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경매에 대한 선입견과 부정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품고 있던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자신이 임차해 살던 집이 경매에 들어가 소중한 보증금을 날리게 된 임차인을 대리해 보증금 반환소송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저는 경매의 실무와 경매계의 실상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사건의 내막은, 임차인이 전입신고상의 사소한 실수로 대항력을 잃고 나아가 대항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배당조차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집주인의 다른 재산에 가압류 걸고 소송을 제기했던 것인데, 그때 사건기록을 검토하면서,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잘못해 종국에는 대항력을 인정받지 못하는데도 일반인들은 그 내막을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우연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물건은 임차인의 보증금을 차감한 금액까지 계속 유찰을 거듭할 것이고,  결국  매매 시장에서의  실제 가치와는 상관없이, 그 내막을 알면 아무 것도 아닌 법적인 문제 때문에 헐값에 매각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습니다.

 

이런 법의 맹점을 잘만 이용하면 경매도 나름대로 괜찮은 수익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저는 그때까지도 안개처럼 뿌옇게 제 시야를 가리고 있던 경매에 대한 선입견의 벽을 깨뜨려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뭔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는 것!

 

그때부터 저는 몰입해서 경매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법률용어나 판례들에 익숙했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는 이해와 성취의 속도는 빨랐겠지만, 처음 접하는 용어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 역시 처음에는 쉽게 진도를 나가지 못했고 고생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딱딱한 용어들과 재미없는 판례들에 지치면(판례가 재미없는 건 변호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경매 고수들의 낙찰수기를 읽어 보며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또 다시 고양된 집중력으로 여러 날을 몰입해서 책을 읽었습니다.

 

경매 공부를 하면서, 예전에 고시 공부할 때랑 비슷한 패턴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힘들고 지치면 선배들의 합격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곤 했었거든요.^^

 

그렇게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 덧 이론적으로 중무장한 상태가 되더군요. 슬슬 실전경험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치기 시작했습니다. 실전경험을 겸비하지 못한 경매 이론은 살아 있는 지식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충실히 무장한 상태에서는 실전 경험 하나 하나가 몸에 체화되는 속도는 무대포로 실전에 뛰어든 사람과 비할 바 없이 빠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실전에서의 위험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유료정보 사이트에 가입하여 여러 날에 걸쳐 모의 응찰을 해 보았습니다. 모의 응찰이란 게 별거 아닙니다. 이미 낙찰된 물건들을 쭉 늘어놓고 물건에 대한 정보들을 꼼꼼히 살핀 뒤, 이 정도 물건이면 얼마에 낙찰되었을까를 예상해 보고 답을 맞춰보는 과정입니다. 그런 과정을 수백 번 경험하다 보니 낙찰가 쓰는데 어느 정도 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실전!

나름대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힘겨운 과정을 거쳤음에도 저 역시 수차례의 패찰을 거듭한 연 후에야 비로소 첫 낙찰의 환희를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머릿속에 저장해 놓은 이론과 책에서 간접 경험한 선배들의 노하우, 여기에  오랜 고심 끝에 체득한 나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더하여 명도에서 매각까지의 전 과정을 한 번 경험해 보고 나니, 어느덧 제자신 자신감이 충만해져 있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당시 경매의 전 과정을 체험하고 난 뒤 느꼈던 뿌듯한 성취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말로 먹고사는 변호사가 아니라 실제 발로 뛰며 수익을 일구는 진정한 재테크인, 경매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가슴 벅차게 느꼈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충천한 사기, 그리고 반드시 경매계의 최고봉에 오르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정열이 그 뒤 자칫 찾아올 수 있는 슬럼프를 모르고 지나치게 한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변호사이다 보니, 제가 그동안 겪어 왔던 과정들은 여러분들과는 무관한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하실까봐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서지만, 저 역시 햇병아리 시절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마음만 앞섰던 얼치기 경매인이었음을 고백하면서, 여러분들이 앞으로 경매 공부를 어떻게 해 나가야 효율적인지 제 경험 위주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내 안의 정열을 일깨우라.

 

경매공부, 이거 쉽지 않습니다. 서점에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는 경매서적들이 경매만큼 쉬운 재테크가 없네,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큰 돈 벌 수 있네, 하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그 책의 저자들도 경매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어지간히 골머리들을 썩었을 것입니다.

 

그나마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신 분들이라면 용어자체가 낯설지 않으니 마음만 독하게 먹으면 단기간에 이론적인 성취를 얻어낼 수 있겠지만, 경매인들의 대부분은 법학과는 무관한 전공자이거나 그간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을 들으며 법정 문턱에도 못가 본 분들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여기서 의아한 건, 경매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기본이자 핵심은 법적인 마인드를 갖추는 것임에도 시중에 나와 있는 이름 있는 경매서적 저자들 중에 법학 전공자는 한 명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다들 해박한 이론과 출중한 실전경험들로 무장하고 경매계 여기저기서 호령하고 있습니다.

 

경매공부가 비전공자들에게 쉽지 않은 공부인 건 분명하지만, 오히려 이렇듯 경매고수들 중 절대 다수가 비전공자들임을 감안할 때, 경매계에서의 성공을 위한 열쇠는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경매고수들(경매인들에게 등급을 매기는 것 같아 이런 표현이 좀 우습긴 하지만, 널리 통용되는 의미로, 실패보다는 성공이 많은 경매투자자를 지칭하는 정도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일까, 경매에서 성공하기 위한 공통되는 자질은 과연 무엇일까.

 

눈을 감고 고민하는 척 했지만, 사실 저는 미리부터 결론을 알고 있었습니다.^^::

 

해답은 바로 정열이었습니다!!

 

경매에 입문하는 100명 중에,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록 남아 있는 사람은 불과 대여섯명 안짝인데, 마지막까지 경매계에 남아 결국 일가를 이루고야 마는 사람들의 특징은 가슴속에 남다른 정열을 품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슴속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정열에서 발산되는 에너지가 장기간의 이론공부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거듭되는 패찰에 따른 상처들을 치유해 주었던 것입니다.

 

정열의 근원은 사람마다 제각각 일 것입니다. 자신이 살던 집이 경매에 들어가, 어떻게든 생존자금이라도 건져보려고 경매공부를 시작한 분들의 정열은 분노와 오기에 기반을 둔 것일 테고, 대물림하는 가난을 내 세대에서만큼은 벗어나고 싶다는 각오로 임하는 분들에게는 가난에 대한 혐오와 부에 대한 동경이 바탕일 것이요, 내가 진정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그 밑거름이 되는 경제적 자유를 일구기 위해 경매공부에 매진하는 분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근원이 될 것입니다.

 

이렇듯 마음 깊은 곳에서 타오르는 정열의 근원은 다양하지만, 그 정열이 바깥으로 뿜어져 나올때의 느낌은 대동소이합니다. 바로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절실하게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아무리 대학 4년 동안 법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도 당할 수가 없습니다.

 

월드컵 축구 스타 이영표 선수의 당시 인터뷰 내용이 떠오릅니다.

"집은 가난했고, 체구도 크지 않았지만, 난 축구가 재미있었다. 축구에 재능있는 사람은 축구를 즐기는 사람을 따라오지 못한다."

 

종자돈이 없어서, 머리가 나빠서 경매계에 선뜻 뛰어 들지 못한다는 분들은 설사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잠깐 경매계에 발걸음을 내딛어도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머릿속에, 마음속에 부정적인 시각이 정리되지 못한 채 남아 있으면 경매를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이때 경매계에서 실패하는 분들은 한결 같이 이렇게 변명들을 합니다.

"거봐, 종자돈 없고 머리가 나쁘면 안된다고 했잖아! "

 

그러나 학창시절 공부를 못해서 경매공부도 남보다 뒤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분들이, 부정적인 마음들을 훌훌 던져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경매를 즐기기 시작하게 되고, 결국 이런 분들이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은 월등히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경매에서 실패한 분들은 종자돈이 없고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런 부정적인 마음을 온전히 떨치지 못한 상태에서 경매계에 입문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경매에 몰입할 수 없고 결국 경매를 즐길 수 없었던 것이지요.

 

까페를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눈을 감아 봅니다.

 

내 꿈은 무엇인가.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꿈과 희망이 자신의 가슴을 벅차게 두드리는 사람일수록 경매계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분들입니다. 가슴 벅차게 차오르는 정열과 거기서 파생된 절실함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경매고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원동력이 되어 줄 테니까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경매고수가 되는 첫 걸음은 그동안 길들여진 일상의 나태와 무기력에서 벗어나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정열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그 정열을 일깨우는 방법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경매고수들의 멋진 낙찰수기를 읽으면서 그 책의 주인공이 마치 자신인 양 감정이입을 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 오랫동안 가슴 한켠에 묻어두고 살았던 소중한 꿈을 되살려, 그것을 목표로 삼아 매진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현재의 일상이 평범하고 안온한 분들은 자신 속에 잠재된 정열을 일깨우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셔야 합니다. 그 평온 속에 내포된 안일과 나태는 경매인들이 금기시해야 할 최악의 요소이자, 경매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절실함의 최대의 적이니까요.

 

결론적으로, 경매이론과 실전은 누구나 일정기간 거치면 체득할 수 있지만, 스스로가 자부심으로 충만한 진정한 경매인이 되기 위해서는, 평온한 일상에 매몰된 채 어디선가 동면을 취하고 있는 정열을 일깨워서, 그 안에 내포된 절실함을 바탕으로 경매공부에 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절실함으로 공부할 때, 경매가 수월해지고, 재미있어지고, 종국에는 경매를 즐기게 되는 것입니다.

 

경매는 한 사람의 인생을 파탄 낼 수 있는 무서운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재미있는 게임이요,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매공부의 첫 단추!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정열을 흔연히 일깨우는 일입니다!!

 

                                                                                

                                                                                           by 정충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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