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얼마인가

샬롬

돈이 얼마나 있어야 부자?

연합뉴스 | 입력 2010.08.10 03:22 | 누가 봤을까? 10대 여성, 대구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돈이 얼마나 있으면 부유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부(富.Wealth)는 주관적인 개념이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은 일하지 않고도 안락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데보러 빌은 "가족과 내가 더이상 일하지 않고 생필품 걱정 없이 여행이나 조금씩 하면서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려면 1천만달러(116억원)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의 어떤 사람은 10억달러(1조1천601억원)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시애틀에 사는 한 여성은 한 달에 몇 천달러만 있으면 된다고 답하는 등 사람에 따라 기준이 천차만별이었다.

CNN머니는 9일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부자라고 느끼는 기준이 예금잔고 200만달러(한화 약 23억2천만원)에서 1천200만달러(139억2천만원)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뉴저지 소재 자산관리업체인 아메리칸 이코노믹 플래닝 그룹(AEPG)의 스티븐 케이 사장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뉴욕처럼 물가가 비싼 지역에서 1명이 35세에 은퇴해 부자라고 느끼면서 살려면 1년에 최소한 30만달러(3억4천803억원)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케이 사장이 고객들이 실제 생활에서 필요하다고 말한 금액을 기준으로 추산한 것인데, 직장에 나가지 않고도 세금을 내고 월세 3천800달러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한 달에 1만2천달러(1천392만원) 가량의 용돈을 쓸 수 있는 수준이다.

35세부터 1년에 30만달러를 쓰고 살려면 예금잔고가 1천200만달러 정도면 된다.

이는 투자수익을 연 5%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잡고 물가상승은 연 2.5%, 62세부터 연간 2천500달러(290만원) 정도의 사회보장 연금 혜택을 받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물가상승률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2010년의 30만달러에 상응하는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점점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1천200만달러의 잔고는 100세가 되면 934달러밖에 남지 않게 된다.

반대로 미국에서 물가가 싼 지역에 산다면 연간 10만달러(1억1천601만원)로도 충분하며 이 경우 예금잔고가 400만달러(46억4천만원)만 되면 35세에 은퇴할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백수'로 지내지 않고 65세까지 일을 할 용의가 있다면 이의 절반인 200만달러(23억2천만원)로도 충분하다.

금융전문가들이 쓰는 기준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보다 많이 벌면 부자라고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감세 혜택 연장 논란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 혜택을 예정대로 종료할 예정인데,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여기서 부유층은 연간 소득 25만달러(2억9천만원) 이상의 가계를 지칭하며 이는 미국 인구의 단 2%에 불과하다.

하지만, 케이 사장은 소득과 부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면서 연봉 100만달러를 벌어도 150만달러를 쓰는 사람은 부자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