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이단이 아니라 진리라는 개신교 목사들의 '양심선언'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기사에는 이들 목사들이 전국목회자신천지연구대책단(이하 전신연)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지난 3년 동안 신천지에 몰래 들어가 그들의 교리와 교회 생활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고 나왔습니다.
무려 3년 동안이나 개신교 목사들이 신천지에 몰래 들어가 조사를 했다고 하니 그 내용이 지금까지 발표된 신천지에 대한 것들과는 차원이 다르겠다는 기대(?)를 하고 각종 기사들을 종합해서 살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들이 발표한 기자회견 전문은 신천지에서 주장하는 것 외에는 전혀 새로운 것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의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뭘 조사했나? 내용은 없고 주장만 가득한 이상한 결과물
우선 이들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신천지에서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되새겨 주고 있습니다. 마치 객관적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조사를 한 것처럼 포장은 했지만 그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신천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자체가 없고, 뭘 조사했는지 그 내용도 없습니다.
이들이 정말 객관적인 시각을 가졌더라면 최소한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드러난 신천지의 이단적 내용과 성경의 14만 4,000에 대한 교리 문제, 이만희의 보혜사 주장 등에 대한 신학적인 접근과 교리적인 접근이 있었어야 하고, 거기에 대한 신천지의 대응 등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신천지의 대변인들이 지금까지 해 오던 주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무려 3년 동안의 연구와 조사, 그것도 몰래 들어가서 암약하며 건져 낸 정보라면 최소한의 자신들이 조사했던 신천지의 지역과 대표자 이름, 지파 이름, 규모 등의 기본적인 개요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각종 언론에서 보도된 신천지의 허구성과 이단성에 대한 변증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느 신천지를 조사했다는 것인가
이들의 주장처럼 신천지의 실체를 밝히고 그들의 주장의 허구를 드러낼 목적으로 몰래 침투했다면 자신들이 침투했던 신천지의 지역과 지파, 그리고 그 신천지의 대표자와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 거기에다 자신들이 조사했던 각종 자료와 증거 사진들이 공개돼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침투해서 활동했던 신천지가 어느 지역이며 그 대표가 누군지, 그들의 규모와 신천지의 활동 상황, 그리고 이만희에 대한 그 교단의 정보 등은 아예 밝히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글로 봐서는 그런 내용들을 공개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며, 단순히 신천지를 옹호하고 개신교를 공격하려는 목적 외에는 내용이 없습니다.
이들의 정체는?
다음으로는 이들의 정체가 의심스럽습니다. 전신연이라는 단체를 구성하는 교단이 정확하게 어딘지를 모르겠습니다. 대표자라는 정재영 목사라는 사람은 '예장기독개혁 찬양노회'의 소속이라고 하고, 서현주 목사는 예장합동청교도총회 광주노회라는 교단의 소속이라고 합니다. 이 보도를 본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합동 측 교단에 조회해 본 결과 이들이 주장하는 교단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교단이 워낙 난무하다 보니 교단 하나에 교회 하나로 존재하는 교단도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아마도 이들의 교단이 그런 유사한 단체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신천지에 대한 일반적인 개신 교단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대개 국내 대표적인 교단들은 신천지의 사이비성을 공개했고,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자신들의 교단에 대해서 떳떳하다면 그 교단 총회 사무실 위치와 교단의 소속 교회들의 명단, 그리고 자신들이 그 교단의 대표로서 신천지를 조사했는지 여부 등을 교단에 소속된 총회를 통해서 검증받아야만 합니다.
즉 신천지를 조사하기 전에 자신들이 조사할 자격이 있는지를 먼저 검증받은 후에 조사 결과를 밝히는 것이 권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3년 침투해 조사했던 내용이 고작
이들의 정체도 의심스럽거니와 결정적으로 이들이 밝힌 신천지에 대한 조사 내용 자체도 허접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들은 몇 가지 내용을 조사했다고 밝힙니다.
첫째, "이단의 괴수라는 신천지 교회로 성도들이 왜 가는가?" 둘째, "세상 어느 교회보다 더 투명하게 재정 관리를 하고 있다는 신천지인들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것", 그리고 셋째는 "기타 기성 교회에서 문제 삼고 있는 신천지 교회 관련 증거를 찾는 것"이라고 합니다.
3년 동안 몰래 숨어서 조사했다는 내용이 고작 위의 세 가지가 전부였다니 어이가 없습니다만, 그래도 자신들의 결과물이라고 밝힌 것들이니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왜 신천지로 교인들이 가는가?"라는 조사를 했다는데 그 이유가 △신천지에 말씀이 있고 우리 목회자들은 말씀이 없다는 것 △교회가 사랑이 식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 우리도 목회자의 신분을 숨기고 몰래 배웠지만 성령이 역사하지 않으면 도저히 깨달을 수 없는 말씀이 나오고 있다. 신학교에도 말씀이 없고 우리에게도 말씀이 없기에 성도들에게도 말씀을 전해 줄 수가 없어 성도들도 영적인 목마름에 갈급한 것이다." (양심선언 중)
"행사 면에서 보면 신천지의 체육 대회인 하늘 문화 예술 체전을 관람한 결과 정말 질서 있었고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졌고 문화 공연 내용도 모든 것이 성경을 근거로 해서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전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요한계시록대로 표현한 것은 신천지밖에 없다. 요한계시록의 실제 사건 전장을 매스 게임 형태로 표현한 것이 있는데 이런 행사는 우리 교단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양심선언 중)
이처럼 낯 뜨거운 내용의 찬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이 신천지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했다기보다는 신천지의 주장에 세뇌됐거나,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신천지를 옹호하려는 목적으로 유령 단체를 만들어서 언론에 유포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의 조사 내용 중 단 한 군데도 '성경 내용'을 기준으로 신천지를 비교 분석한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신천지가 왜 이단이 아닌가를 증명하려는 노력밖에는 없는 일방적인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오히려 신천지를 3년간 조사한 것이 아니라, 개신 교회들을 3년간 조사해서 신천지에 고발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 밖에 이들이 조사했다는 신천지의 재정 관리의 투명성이나 신천지의 '추수꾼'에 대해서도 "재정 관리가 투명했다"거나 "추수꾼은 전도의 열의에서 나온 결과"라는 식의 내용으로 얼버무리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목사들이 3년 동안 신천지를 집중 연구하고 조사했다는 내용치고는 어이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잠입 조사는 대상과 자신 모두 공개해야 한다
이들이 정상적인 개신 교단의 목사들이 맞다면, 이번에 3년 동안 조사했던 신천지의 지역과 소속, 그리고 지파와 그 지파의 규모, 대표자, 헌금 내역과 사용처 등을 공개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조사를 했다는데 도대체 어느 지역 신천지를 조사했는지 그 기본적인 내용조차 없이 무조건 "조사했더니 이단 아니더라"는 식의 발표로 공정성을 보장받을 수는 없습니다.
일반 언론에서도 잠입 취재를 할 경우에는 논란의 여지를 잠재우기 위해서 증거 자료들을 공개하고 있으며, 녹취 또는 녹화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또 이들은 자신들을 '전국목회자신천지대책단'으로 공식 임명했거나 인정해 준 교단이 있다면 그 교단명도 공개해야 합니다. 이왕 3년 동안을 신천지에 숨어 들어가 조사했다면 그 내용을 보고서로 만들어 기존 교단들에게 보내야 하고, 그 교단들이 검토한 후에 그 내용들이 충분히 권위를 가질 만 하다면 그때서야 비로소 언론에 보도를 해야 합니다.
신천지 자작극 의혹, 언론 플레이가 목적
아마도 신천지에서 이들을 사주했다면 그 목적은 하나입니다. "개신교 목사들도 우리를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지금까지 해 왔던 '모략'(거짓말을 정당화하는 것) 정책으로 봐서는 충분히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소위 '전신연'이라는 단체는 자신들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일부 교인들은 신천지에 넘어가는 효과를 거둘지는 몰라도, 결국 자신들이 옹호하려고 했던 신천지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범죄 집단이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숨겨진 거짓이 드러나지 않은 경우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