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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동원 목사가 말하는 영성

명호경영컨설턴트 2011. 2. 4. 14:42

  이동원 목사가 말하는 영성,청년,그리고 노방전도
 “관상기도, 지금은 그런 용어 쓰지 않기로 했다”

 왜 그렇게 개신교를 회피하느냐고 물으니, 너무 시끄럽다는 거에요.

 

 

▲‘영성’을 놓고 받은 오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동원 목사. ⓒ이대웅 기자
이동원 목사는 한국교회 전반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했다. 과거 다소 논란이 있었던 관상기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드러냈다.

 

-최근 영성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데,

‘한국형 영성과 그 훈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형 영성은 진행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죠. 먼저 저희가 예전 시도한 영성훈련에 대해서는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의도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한국교회가 너무 통성기도 일변도인데, 통성기도하는 교회는 전세계에 한국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통성기도가 나쁘지 않아요. 저도 열심히 하구요.

 

 그런데 그게 기도의 전부냐 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한국교회 전통에도 ‘침묵기도’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한국교회 예배가 ‘묵도하심으로’ 시작되잖아요. 그 묵도가 침묵기도입니다. 그걸 예배 시작할 때만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개인 생활에서도 깊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침묵기도와 통성기도의 균형이 필요하지 않냐는 겁니다.

 

제가 섬기던 한미준(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에서 두 차례 인식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런 항목이 있었습니다. 안 믿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불교·천주교·개신교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냐 물었더니 개신교가 제일 낮았습니다. 왜 그렇게 개신교를 회피하느냐고 물으니, 너무 시끄럽다는 거에요. 하지만 조용히 기도하고 깊이 사고하면서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배나 기도 형태에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한참 고민했죠.

 

고민하다 보니 미국 등지에서도 이머징 처치 운동(emerging church)이 벌어지는데, 고대 영성훈련에서 좋은 장점들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기독교를 다시 가톨릭화하려는 게 전혀 아니고, 부분적으로 좋은 걸 취자하는 거죠. 종교개혁 이전에는 개신교와 가톨릭이 없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어거스틴을 많이 인용하지만, 사실이 어거스틴이 개신교 사람은 아니란 말이죠.

 

사막 교부 시대부터 종교개혁 시대까지 오는 동안에도 신앙의 선배들이 많은 영적 훈련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수도원을 중심으로요. 수도원 운동이 물론 나쁜 점도 있죠. 이는 극복해야 하겠지만, 거기에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것들도 그대로가 아니라 일부를 복음적으로 바꿔서 취할 수 있는 면이 있지 않겠느냐, 그런 면에서 소위 ‘관상기도’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관상기도’라는 용어도 쓰지 않습니다. 침묵기도 차원에서만 적용하고 있습니다. 큐티를 가르칠 때 본문을 묵상하고 기도·적용하고 바로 끝내지 말고, 하나님과 조용히 소통해 보라는 단순한 차원이에요. 그렇지만 개신교에 알맞는 영성운동에 대한 연구는 필요합니다.”

 

-최근 청년들이 세속화되고 지나치게 물질적인 데만 관심을 기울여 기독 학생운동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데, 해법이 있으신가요.

 

“목회하면서 꾸준히 유학생 운동인 코스타(KOSTA)를 함께 해왔습니다. 코스타는 아직 영적인 열기가 있고, 뜨겁습니다. 그런데 국내에는 그런 게 없어요. 해외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예전 학생운동에서 경험했던 열정이 있어요. 나가서 오히려 ‘조국’을 더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코스타는 외국에서만 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실시했습니다. 2500여명 모였는데 굉장히 뜨거웠어요. 그래서 많은 토론이 있었지만 누구라도 불을 질러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에서도 매년 하기로 했어요. 과거 학생운동 같은 영적 부흥이 회복될 필요가 있다는 격려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잘 보셨습니다. 청년들이 지극히 세속화되고, 좁은 렌즈로 자신들의 이익에만 밝은데 그들에게 통일한국·선교한국 같은 큰 비전도 주고, 동시에 영적으로 뜨겁게 부흥하는 마당을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젊은 시절, 구원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방황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불신자였던 당시 직설적인 전도에 처음에는 거부감도 느꼈다고 하셨는데, 21세기 전도방법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도에 한 가지 방법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고, 하나님이 언제 어떻게 한 개인에게 복음을 통해 회심을 주시느냐는 문제를 한 가지 방법으로 제한할 수는 없죠. 하나님의 주권이니까요. 저는 회심할 당시 사실 따지기 좋아하고 지적인 사람이었는데, 젊은 친구가 와서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한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있든지 없든지 둘 중 하나일텐데 안 믿으면 지옥엘 가야 하는 생각도 들었죠. 제가 모태신앙이 아니라서 강렬하게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 소위 약간 ‘무식하게’ 전도하는 분들도 존중하는 편입니다. 하나님이 쓰지 않으신다는 독단적인 전제를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더 많은 전도 방법이 있을테니,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아야겠죠. 셀 목회를 하면서 느끼는데, 낯선 사람에게는 이제 일대일 전도가 잘 안 됩니다. 여러 사람이 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 전도하는 게 현대에 와서는 가장 실용적이고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로목사가 되시면서 참회 목록 첫번째가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었는데요.

“제가 풀타임 전도사로 시작해 사역이 40년째입니다. 40년을 마무리하려는데 그게 제 마음에 항상 걸렸어요. 전 복음주의권에서 자라났고, 학생운동 간사(YFC)로 첫 사역을 시작했어요. 당시 복음주의 청년들은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전도만 하면 됐지, 그런데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고 봤죠. 그런데 정말 그런가, 전 민주화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갈등이 많았어요. 당시 청년들이 가진 커다란 물음 중 하나이기도 했죠.

 

그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많았기 때문에,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민중신학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썼어요.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서 젊은이들을 또 지도해야 할텐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은 그만큼 제 안의 오랜 숙제요, 딜레마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소위 ‘독재 시대’는 끝났죠. 지금은 제가 청년 시절 했던 선택을 강요당하는 그런 시대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게는 부담으로 남았기 때문에, 그때 내가 제대로…. 지금 그런 선택이 온다 해도 복음화운동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민주화운동과 복음화운동의 두 가지 차원이 있었고, 두 가지가 다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부분이 없고, 그런 부분에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한 데 대해서는 시야가 좁았고 그 시대의 책임있는 행동을 하지 못한 것이어서 참회가 필요했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출처 : ╂예수가좋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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