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그 사회는 고령화사회다. 2000년 한국사회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1%를 차지하면서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여기에 저출산과 의학의 발달까지 더해 한국사회의 고령화는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2020년경이면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 노인인구의 실직상태는 가정은 물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내년 정부지원 일자리 창출사업에 2조5천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좀 더 많은 취업취약계층에게 일자리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들의 고용비율도 30% 이상으로 명시했다. 특히 노인일자리 사업 등 취업취약계층 고용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 사업은 전원을 취약계층으로 채용해야 한다. 이로써 취업취약계층으로 분류된 저소득층과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여성가장, 고령자 등의 고용에 숨통이 터이게 된 셈이다.
이중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 일자리 창출은 급격히 진행되는 고령화사회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 중 하나다.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2002년도부터 ‘시니어클럽’이라는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전국에 88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각 지역에 맞는 일자리 창출로 지자체 노인인력의 생산성 제고와 건강한 노후생활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맛있는 반찬가게 ‘콩깍지’로 유명세를 탄 관악시니어클럽을 찾아 어르신들의 행복한 일하기를 들어보았다.
# 100% 국산콩으로 매일 아침 만드는 두부로 진검승부
노인일자리 창출의 메카로 떠오르는 관악시니어클럽은 CSC(지역사회시니어클럽)푸드사업, 택배사업, 간병사업, 숲생태해설사업, 인력파견사업 등 다양한 노인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곳의 대표적 생산품은 바로 두부다. 파주에서 생산되는 최상품의 국산콩을 직접 가서 보고 구입한다. 이렇게 구입해온 콩은 관악시니어클럽 할아버지들에 의해 매일 아침 3~4시간씩 각 콩깍지 매장에서 두부로 만들어진다.
다른 첨가물은 일절 들어가지 않으며 오직 간수만 사용한다. 시중 두부보다 다소 큰 콩깍지 두부는 그날 만들어 그날 소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콩깍지 3호점(미성점)에 근무하는 김남순(67) 할머니는 “우리가 만들어서가 아니라 여기 음식은 진짜 안전해. 나도 사다가 그대로 뚝뚝 떼서 우리 손주, 손녀 입에 넣어줘. 그만큼 안전해”하며 강조에 또 강조를 하신다.
두부뿐만 아니라 밑반찬, 샌드위치, 참기름, 쌀과자 등 콩깍지에서 생산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쉼없이 자랑하시는 김 할머니는 혹여라도 기자가 잘 못 쓸까 걱정하시며 가게 여기저기를 보여주시고 청결과 위생도 강조하셨다. 콩깍지 3호점의 반장이신 백금출(69) 할머니는 “올 2월에 우리 콩깍지가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됐어. 그래서 내년 1월이면 계약이 만기인데, 걱정이야. 여기서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줬으면 정말 좋겠어. 기자 양반 (기사 잘 써서) 힘 좀 써봐. 알았지?”하고 농담처럼 다그치셨다.
이날 두 어르신들의 얼굴은 참 맑았다. 연세보다 젊어 보이시는 활기찬 모습에서 일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3교대로 5시간씩 일한다는 어르신들은 콩깍지에서 일하는 것이 마냥 행복하다고 하신다. 그래서일까. 가게 여기저기와 두부를 만드는 작업장까지 아무리 둘러봐도 정리정돈에서부터 깨끗하게 바짝 마른 바닥까지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했다. 부지런함이 몸에 밴 어르신들답게 하루종일 쓸고 닦고 하신단다.
입소문을 타고 오는 손님들로 인터뷰가 몇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콩깍지의 두부는 정평이 나있다. 그밖에도 그날그날 관악시니어클럽 사무소 작업장에서 만들어 각 매장으로 출하되는 밑반찬도 맛있기로 소문나기는 마찬가지다. 관악구에 사는 황윤경(40) 씨는 “콩깍지에서 만드는 반찬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정말 맛있어요. 어르신들이 만드셔서 그런지 손맛도 있고 매장도 참 깔끔해요. 주변 사람들도 맛있다고 그래요”라고 선뜻 대답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요즘 콩값이 너무 올라 두부값을 올릴 수밖에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 매출에 직원들보다 더 신경쓰는 할머니의 넋두리를 듣고 있던 관악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 조이슬 씨는 어르신들의 이런 열정 때문에 복지사들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웃는다.
# 노인취업, 이렇게 준비하자
이 시대 어르신들은 한국 사회가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지던 70~80년대 산업역군이라는 이름하에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다. 그때 어르신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경제발전은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초상은 안타깝기만 하다. 갈수록 팽배해지는 물질만능풍조는 노인공경보다는 오히려 노인학대와 같은 비참한 삶을 양산하고 있다. 때문에 어르신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이 시대 우리가 반드시 해내야할 사회적 과제라 할 것이다.
사회복지사 조이슬 씨는 “노인 문제의 경우, 4고(苦)를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4고란 경제적 어려움, 건강적 어려움, 사회적 외로움, 일없음을 뜻한다”며 “어르신 취업의 경우 이 4가지를 전체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직장 내 자신의 역할을 위하여 본인을 더욱 건강하게 가꾸게 되며, 월급을 받음으로 경제적으로 보충적 소득 보장이 되며, 사회의 소속일원으로 동료가 생겨 4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과 자존감은 가족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저희 관악시니어클럽에 취업상담을 원하시는 어르신은 일자리를 신청하고 상담을 받으시면 된다. 그러면 시니어클럽 복지사들이 어르신들께 적합한 일자리를 모색한다. 콩깍지의 경우, 처음 1~2주 정도 두부 만드는 교육을 받은 후 매장에 투입되고 판매팀의 경우는 판매교육, 친철교육, 안전교육을 수료 후 매장에 투입된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일반적인 생산성의 60%밖에 안 되는 체력적인 한계가 있어 적합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만 60세 이상 심신이 건강한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노인일자리 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시니어클럽이나 가까운 동사무소에 방문해 볼 것을 권장한다.
보건복지부 주부 기자 김옥경 ⓒ 따스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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