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벌써 암 환자 80만 명 시대에 들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3~4년 내에 암 환자는 100만 명에 이르게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2009 국가암등록통계’를 통해 한국인의 암 발생 현주소를 만나본다.
암, 여성이 위험하다!
보건복지부가가 새로 공개한 ‘2009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999년 대비 2009년 암 방생 수가 남성은 72.3%, 여성은 114.9%나 증가했다. 연평균 암 발생 증가율은 3.4%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남자(1.6%)에 비해 여자(5.5%)가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처음으로 대장암이 위암을 앞질렀다. 연평균 증가세를 살펴보면, 갑상선암(25.4%)과 유방암(6.3%), 대장암(5.1%)은 늘고 있는 대신 간암(-1.5%)이나 자궁경부암(-4.4%)은 줄어들고 있다.
남성의 경우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세를 살펴보면 폐암(-0.7%), 간암(-2.0%)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대장암(6.7%)과 전립선암(13.2%), 갑상선암(25.6%) 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남녀를 합해 2009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발생한 암으로 나타났다.
식생활의 서구화, 노인 인구 증가 등이 큰 원인
암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서구형 식생활이 주원인이다. 남녀 모두에게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것을 입증한다. 대장암은 서구식 고지방, 저섬유질 식이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암 진단 및 치료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도 암 발생 건수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립암센터는 2009년에 암 발생률 상승을 주도한 갑상선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을 근거로 초음파를 이용한 암 조기 진단기술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노인 인구의 증가도 암 발생 건수 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암에 노출될 위험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평균수명이 78∼79세에 머물렀던 2000년대 초만 해도 약 25%였던 평생 암 발생 확률이 평균수명 81세에 이른 2009년 현재, 기대수명을 다 채울 경우 36.2%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암 환자의 5년 생존율 62%로 증가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암 환자의 완치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5~2009년에 발견된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무려 62%나 된다. 1993~1995년의 41.2%보다 20.8%, 1996~2000년의 44%보다 18%나 증가한 수치다. 급증하고 있는 암인 갑상선암은 99.7%로 완치율이 가장 높았고, 유방암은 90.6%, 대장암은 71.3%, 위암은 65.3%로 나타났다. 반면 췌장암은 8.0%, 폐암은 19.0%, 간암은 25.1%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엄정화도 앓았다! 갑상선암
최근 남녀 모두에게서 발병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갑상선암. 20대부터 40·50대까지 발생 연령층도 점점 폭넓어지고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도한 방사선 노출과 유전적 요인들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른 암에 비해 초기 증상이 별다르게 나타나지 않아 발견이 어렵다는 것 또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확률적으로는 과체중이거나 요오드 섭취가 부족할 때 발병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등으로 체중을 적당히 유지하고, 요오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두경아 기자 | 자료제공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