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월 얼마 전 친한 후배가 술자리에서 빚 문제로 하소연을 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집값이 자꾸 오르길래 무리해서 대출을 끼고 아파트 한 채를 구입했다. 다음 해 미국 금융 위기가 터졌고, 아파트 값이 제자리걸음을 하더니 슬금슬금 떨어지기 시작했다.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이자 부담은 늘어났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았다. 견디다 못해 아파트를 팔려고 내놨더니 구입 당시보다 가격이 30%나 떨어졌고, 그나마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은 빚이다. 정부·가정·기업이 지고 있는 빚(약 3300조원)은 우리 턱밑까지 차올랐다. 그중 가장 위험한 빚이 가계 부채다. 우리나라 한 가정이 지고 있는 빚은 평균 5200만원이다. 이 중 절반은 근로자가 생활비에 보태려고 빌린 것과 자영업자가 가게 운영비 명목으로 조달한 것이다. 나머지는 집을 사려고 빌린 주택 담보대출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면 일해서 빚을 갚으면 된다. 하지만 경기는 나쁘고 불황은 장기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든다. 골프장 회원권을 예로 들어보자. 젊은 세대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골프를 외면하는데 어떻게 회원권 값이 오를 수 있을까? 부동산도 똑같다. 고령화는 심각해지고 일할 젊은이가 줄어드는데 값비싼 아파트가 팔려나갈 리 없다. 미국·일본 같은 선진국도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버블 붕괴 현상이 시작됐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란 언제나 성장한다'는 환상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모든 자산 가치가 오른다는 가정 아래 재테크 전략을 짰다. 이 때문에 빚을 내서 투자하고 물건 사들이는 것을 겁내지 않았다. 이제 상황이 역전됐다. 성장에 대한 믿음은 깨졌고, 현실은 장기 불황이다. 기업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정규직 사원을 최대한 줄였다. 그 결과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는 극심해졌다. 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소비할 수요 기반이 허물어진 것이다.
세계경제를 들여다보자. 이번 유럽 위기는 예전 금융 위기와 성격이 다르다. 금융 위기는 은행에 돈이 없어서 부도나는 것이다. 그러면 정부가 세금으로 은행에 돈을 빌려줘서 위기를 막는다. 만약 정부가 은행처럼 부도나면 어떻게 될까? 예전에 우리가 겪었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생각하면 된다. 수많은 금융기관이 문을 닫고 기업은 부도나고 숱한 실업자가 발생한다. 유럽은 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가 줄줄이 부도가 나면서 장기 불황에 돌입했다. 다행히 우리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만큼 IMF 사태같이 국가가 부도나는 대형 위기는 없을 것이다. 대신 기업들은 불황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고 불쌍한 샐러리맨과 자영업자가 대거 희생될 것이다.
불황이 길어지면 많은 서민은 빚 때문에 생지옥을 경험한다. 빚은 시간이 흐르면 악마처럼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하면 저축은행·새마을금고를 거쳐 대부업체를 찾아간다. 마지막에는 사채를 빌리려고 신체 포기 각서를 쓰는 지경에 이른다.
불황에 살아남으려면 정부와 기업·가계가 성장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책 당국자는 서민과 저소득층에게 집중되는 고통을 사회 구성원이 골고루 부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무너진 내수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경제 운용과 철학을 재설계하고, 양극화를 줄이는 세금 제도를 고안해야 한다. 기업은 사람을 줄이기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기회로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검소하고 분수에 맞게 살면서 빚을 조금씩 줄여가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자료 : 조선일보, 김영수 기사기획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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