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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프레임에 사로잡혀 있는가? 세상을 설득하고 싶다면,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세상을 지배하는 프레임부터 이해해야 한다!
“프레임은 언론에는 현실을 재구성하는 틀이고,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싶어 하는 집단에는 효과적인 설득 수단이며, 수용자에게는 힘들이지 않고 상황을 판단하고 태도를 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일 수 있다. 어떤 점에서도 프레임은 매력적인 설득 전략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언론에 ‘프레임’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7년 대통령선거 때이다. 당시 ‘위기 리더십’, ‘경제 지도력’ 등의 형태로 ‘시대정신’이 프레임 지워짐으로써 도덕성 등 다른 요인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유권자들이 선거 이슈와 관련된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데에 ‘경제 리더십’ 프레임이 준거의 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선거는 곧 프레임 싸움’이라는 말이 정설로 자리 잡았고, 선거철이면 더욱 빈번하게 프레임이라는 용어를 듣게 되었다. 하지만 프레임은 결코 선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야말로 프레임에 의해 ‘재구성된 현실’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집단이 공유하는 프레임은 여론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동력으로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또한 개인은 그러한 프레임 속에서 환경과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것이다. 이 책은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될 정도로 친숙해진 ‘프레임’이란 것이 과연 무엇이며, 언론을 통해 어떻게 형성되고 또 여론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프레임, 세상을 보는 관점의 이해 사회는 어떤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일까? 여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 사회가 어떤 프레임에 사로잡혀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예컨대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찬가를 부르던 언론이 막상 올림픽 경기가 시작되면 은연중 금메달을 강조하고 국민들도 이를 받아들여 메달과 순위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경쟁’ 프레임에 사로잡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국민, 대학, 기업 할 것 없이 노벨상에 집착하는 것 역시 ‘선진화’ 프레임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집단이 공유한 프레임은 사고를 관성화하고 사회적 집착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사회 현상으로서 프레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프레임, 여론을 움직이는 힘 이 책의 특징을 간략하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책은 프레임을 개인 심리가 아니라 여론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동력으로 설명함으로써 지금까지의 프레임에 대한 설명과는 아주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집단이 공유한 프레임이 어떻게 상황에 대한 집착을 만들어내고, 사고를 관성적으로 패턴화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둘째, 프레임 형성 과정에 집중하여 뉴스 속 프레임이 어떻게 집단 의견과 만나 지배적인 여론으로 변화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우리 주변의 정치 사회현상을 통해 프레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이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셋째, 과거에는 언론만이 뉴스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설명했지만, 이 책은 개인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용자도 역으로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데 주도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주장한다. 즉 한 사회의 특정 시점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프레임이 반드시 언론만의 작품이 아니며, 수용자를 포함한 다양한 집단 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물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 이 책에서는 부를 나누지 않았지만 크게 세 부분으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전반부에 해당하는 1장부터 5장까지는 프레임 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프레임 현상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프레임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회심리학적 원인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또 미디어 지향적 모델과 사회적 동학 모델이라는 두 가지 모형을 통해 기성 언론은 물론 최근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개인화된 온라인 미디어들의 등장과 확산으로 다원화된 우리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구조에서 프레임이 형성되는 메커니즘과 과정을 설명한다. 아울러 이슈의 전개 과정에 따라 프레임이 어떻게 형성되어 경쟁하고 쇠퇴하면서 여론으로 전환되는가를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의 중반부인 6장부터 10장까지는 프레임을 좀 더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뉴스에 나타난 프레임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또 찾아낸 언론 보도의 프레임이 실제로 뉴스 수용 과정에서 일반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뉴스 미디어의 온라인 플랫폼화, 뉴스 텍스트의 비주얼화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뉴스 프레이밍 효과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의 후반부인 11장부터 14장까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슈가 되었던 실제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프레임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사회적 이슈와 관련해서는 2002년 서울지검 피의자 사망 사건, 2003년 청와대 부속실장의 접대 사건과 검사의 몰래카메라 사건 등에 관련된 보도 과정에서 언론의 프레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보여준다. 정치적인 이슈와 관련해서는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개각 관련 보도와 2010년 6·2 지방선거, 7·28 재보궐선거, 2011년 4·27 재보궐선거 등 2008년 이후 실시된 세 차례의 선거 관련 언론보도의 프레임을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갈등을 다룬 위기 보도에 언론의 프레임이 어떻게 나타나는가와 관련해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 사회를 크게 혼란스럽게 했던 핵폐기물처리장 시설 유치와 관련된 보도를 중심으로 프레임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우리 사회의 현안들에 대한 개인의 사회적 해석과 판단이 이루어지고 이것들이 모여 다수의 의견으로 응집되어가는 과정을 프레임 현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변한 만큼 프레임이 가진 정치사회적 영향력과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그에 따라 개인 심리 또는 언론 현상에만 초점을 두었던 종전의 접근법을 넘어 저널리즘과 커뮤니케이션, 사회심리 등 다양한 방면의 개념들을 통합하여 복합적으로 설명하고자 시도하고 있는 이 책이 세상을 보는 관점의 폭을 넓혀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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