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부산시에 몸담았던 전직 건축 공무원이 지역 주택재개발 사업의 추진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결여된 데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영호(60) 전 부산 강서구청 건축과장은 17일 '부산시 주택재개발 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란 주제의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석사논문을 통해 지역 주택재개발사업 활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 전 과장은 이 논문에서 중·대형 평형 위주의 아파트 건설로 인해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이 낮고,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흐름에 따라 공사를 고의 지연시켜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당국이 직접 나서서 재개발 사업의 우선 순위를 조정하고, 일정량을 소규모 평형으로 분배해야 하며, 영구임대 주택 공급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재개발 관련 규정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관할 자치단체에도 이를 해결해 줄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논문은 꼬집었다. 따라서 주택재개발 지원을 위해 지금처럼 건축직 직원이 업무를 맡을 것이 아니라 주택직을 신설해 전담토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에는 모두 239개의 주택재개발 구역이 지정돼 있으나 진척이 잘 안되고 있다. 부산시와 구청에서 32년간 건축 공무원을 한 김 전 과장은 "현직에 있을 때부터 지지부진한 주택재개발 사업을 보면 안타까웠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주택재개발사업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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