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 부르는 노래에는 유행이 있다. 그리고 그 유행이라는 것도 한때 반짝거리다 사라지는 노래가 있는 반면 오래도록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하는 그런 노래도 있다. 필자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유행했던 댄스 가수들의 노래는 거의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전람회의 노래나 이문세 씨의 노래는 가끔씩 듣는데 아마 10년이 지나도 똑같은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하는 투자에도 이러한 유행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유행을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며 보다 나은 수익을 꿈꾼다. 하지만 이러한 유행에 따른 투자는 마치 잠깐 불타오르다 사라지는 유행가처럼 처음에는 좋아 보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어떤 유행을 타고 투자했을까? 이는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펀드의 수탁고 추이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상반기에는 국내 중소형주식형 펀드와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한 섹터 펀드에 돈이 몰렸고 2007년 상반기에는 일본 주식형 및 리츠 펀드와 글로벌 리츠 펀드에 돈이 몰렸다. 그리고 2007년 하반기에는 중국 주식형 펀드에 시중 자금의 상당수가 투자됐다.
위처럼 유행을 따른 투자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유행을 따른 투자의 공통점은 과거의 1년 이내 단기 수익률을 근거로 투자했다는 것이고 그 결과 6개월이 지나지 않아 모두 평가금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펀드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 시장이 과열이 되면서 만들어진 가상의 수익률에 욕심이 나서 묻지마 투자를 했던 개인들의 투자 자세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재무상담을 하다보면 수익률이 높은 좋은 투자자산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최근 수익률이 높다는 펀드들을 나열하면서 지금 투자해도 괜찮은지를 물어오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투자자산을 고른다한들 나의 투자습관이 나쁘다면 일시적인 시장의 변동성에 민감해져서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977년부터 1990년까지 2703%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던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를 예로 들어보자. 피터린치가 운영할 때 마젤란펀드는 동 기간 동안 한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없으며 S&P 500 지수가 연 평균 15.8%의 수익률을 올릴 때 무려 29.2%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마치 우리가 찾고 있는 좋은 투자자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피터린치가 은퇴 직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마젤란 펀드에 투자하고도 원금을 손해 본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 즉 단기적인 변동성에 휩쓸려 가입과 환매를 반복하는 단기투자를 하다 보니 마젤란 펀드라는 최고의 펀드에 투자하고도 원금 손실이라는 결과물을 받아든 것이다. 좋은 투자자산을 선택하는 것보다 좋은 투자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안전하게 자산을 모으고 재무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금리와 물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변수들이 우리가 부자가 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원칙이 있듯 급하게 자산을 불리려다보면 단기적인 수익률에 눈이 멀어 유행에 따른 투자를 하기 쉽고 그 유행이 지나갔을 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투자습관이란 자신의 재무목표에 맞는 투자 전략을 세우고 이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실행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워 시간을 가지고 투자하다보니 단기적인 변동성에는 둔감하기 마련이고, 이러한 투자 자세는 시간을 두고 언젠가 높은 수익률로 보답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서 5년 이상 설정된 1000억 원 이상의 주식형 펀드를 보면 모두 160% 이상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즉, 심하게 말해 아무 펀드에 투자했더라도 그대로 유지했다면 원금의 2.5배 이상은 달성했다는 얘기가 된다.
먼저 나의 투자 습관을 바로 잡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투자 모니터링을 통해 이왕이면 좋은 투자자산을 고르는 것이 바로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나의 재무목표를 달성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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