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금금 시대’ 건널 ‘땀방울의 연금술’
〈선택과 집중의 기술〉
김현기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
휴가 때도 ‘알바’ 해야 하는 경쟁시대
다시 ‘3김 시대’다. 지난 시절엔 김대중·김영삼·김종필을 가리키는 정치판 ‘3김’이 입길에 올랐지만, 지금의 ‘3김’은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의 ‘3김()’이다. 한국 사회의 무게중심이 정치에서 경제로 옮겨진 것과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쇳물처럼 뜨거운 경쟁 속에서, 산천은 의구한데 주말은 간데없다. 소리 없는 악다구니 판에서 살다 보면 악착이 미덕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한 온라인 취업사이트의 설문조사를 보면, 20~30대 직장인 셋 중 한 명이 ‘휴가 때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답하고 있다. 열에 아홉은 ‘업무 중 공식적인 휴식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지쳤으니 쉬고 싶지만, 정작 쉴 때가 오면 그러지 못하는 현실의 반영인 셈이다. 이쯤 되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표어가 물색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태평천국은 언제나 유토피아가 아니었던가. ‘잉여 인간’이 되지 않으려 신발 끈 고쳐 매고 ‘3김 시대’를 건너는 법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한줌의 조언’이 또 하나 나왔다.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지은이는 〈선택과 집중의 기술〉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인슈타인처럼 선택하고 포레스트 검프처럼 집중하라.” 천재처럼 날카롭게 판단하고 바보처럼 묵직하게 움직이라는 말이다. 여느 책처럼 지은이도 계단식 처방을 내리고 있다. 계단은 6개.
먼저, 묻기. 나에게 필요한 선택은 무엇인가 따져보되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는 것. 핏빛 싸움판인 ‘레드 오션’은 피하고 삶의 청정해역 ‘블루 오션’을 도모하라는 뜻이다. ‘예술의 뒷방’ 신세였던 국악을 택해 명인에 이른 황병기 선생의 삶이 본보기가 될 수 있겠다. 다음은, 키우기. 별난 상상력과 감성이 필요하다는 것. 먹고 마시는 유원지였던 춘천 남이섬을 문화예술·자연생태의 관광지로 키운 강우현 사장의 일화가 눈길을 끈다. ㈜남이섬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그가 내건 조건은 ‘연봉 100원’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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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절반의 처방 셋은 이렇다. 나만의 핵심 경쟁력에 온힘을 쏟되, 성공의 과정은 노력의 축적이 만들어내는 것이며 작은 성공일지라도 이를 가속화해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라는 데서 책장은 멈춘다. 작은 것들이 충분한 수로 모이면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엔텔레키의 법칙, 자기 실현의 반복적 암시가 일구는 긍정의 피드백 원리를 생각게 한다.
눈 밝은 독자들은 알아챘으려니와 책의 결론은 건조한 편이다. ‘그걸 몰라서 내 꼴이 이런가’라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을 법하다. 그러므로 문제는 다시 실천이다. 놀기 위해 일하는 것도, 일하기 위해 노는 것도 아닌, 일하기 위해 일해야만 하는 ‘3김 시대’. ‘동어반복의 노동’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지금의 현실에서, 완고한 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온전히 우리들 자신의 몫이겠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권력자의 선의로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삶의 행복과 성공도 결국 ‘땀방울의 연금술’일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은 돌이킬 필요가 없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제,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나는 그 모든 일을 받아내겠다”는 한 소설가의 고백. “앞으로 나는 내 자신에게 무엇을 언약할 것인가. 포기함으로써 좌절할 것인가, 저항함으로써 방어할 것인가, 도전함으로써 비약할 것인가”라고 적은 또다른 소설가의 결기. 올해도 노루 꼬리만큼 남은 지금, 이 문장들이 절실하게 읽힌다면 지은이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지 않을까 싶다.
출처:한계레 전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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