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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수용소의 노래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7. 20. 18:47

수용소의 노래/저자:강철환/출판사: 시대정신.

 

인간의 본성은 악한 것인가? 악하다면 과연 얼마나 악한 것인가?
“인간은 인간에 대하여 이리다(homo homini lupus)”라고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T. 홉스는 갈파했다. 그 보다 1900년이나 앞서 중국 전국시대의 순자(荀子)는 맹자의 성선설에 반대하여 성악설(性惡說,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을 주창했다. 강철환의 체험수기 “수용소의 노래”를 읽으면서 성악설을 주창한 순자의 탁견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저자 강철환은 일본에서 조총련 교토지부 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열렬히 친북활동을 하다가 북한의 거짓 선전에 속아 1963년에 전재산을 가지고 온 가족을 인솔하여 북송선을 타고 북한에 들어간 북송교포 강태휴의 손자이다. 1968년9월18일 평양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 주민들이 부러워 할 만큼 “모범적”이면서도 “비교적 여유있게”살던 강씨 일가는, 그가 9살 때인 1977년8월에 느닷없이 전재산을 몰수당하고 함경남도 요덕군 산간오지에 있는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어 10년간의 혹독한 수감생활 후 기적적으로 살아서 출소했다. 단순히 그의 할아버지가 “민족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모호한 이유로 체포된 것이 원인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체포된 후 끝내 소식이 없고 어머니는 어디론가 끌려간 후 몇 년간 소식이 없다가 그의 아버지에게 “이혼”이라는, 믿을 수 없는 일방적 통지가 있었을 뿐이었다. 수용소는 철책과 전기철조망으로 둘러처져 세상과 완전히 격리된 일종의 포로수용소 같은 삼엄한 분위기의 시설이다.

그 속에서는 1인당 하루 옥쌀(옥수수) 350그람이 식량배급의 전부이고 의료시설이나 약품은 전혀 없이, 인간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가혹한 감시와 구타 등의 정신적, 육체적 학대 속에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저녁 늦게(때로는 밤)까지 중노동을 해야 한다.

그곳에서의 삶은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이고 작업(노동)은 죽이기 위해서 시키는 것, 반동분자들의 씨를 말리는(없애는) 것이다. 그야말로 그냥 죽이기에는 아까워서 철저하게 노동이나 하고 죽게 하는 것이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들도 불평하는 내용의 유서마저 남기지 않는다, 살아남은 가족에게 미칠 후환이 두려워서.

1990년대 후반에 이 저주받은 땅 북한에서 수백만의 인민이 굶어죽으면서도 불평이나 원망하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시위나 폭동 한번 일으키지 않고 얌전히 죽어갔다고 하는 사실은 김정일 체제하에서의 그 엄청난 공포가 굶어죽는 이들을 완전 압도하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의 유태인 강제수용소에서의 만행과 똑같은 것을 지금의 북한 김정일 체제가 유태인이 아닌 자국의 인민에게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가 직접 보고 체험한 이 엄청난 사실(범죄)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탈북했고 그의 저서 “수용소의 노래”는 영어, 불어 등 5개국어로 번역 출판되어 여러 나라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평양의 어항(Aquariums of Pyongyang)”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영어판은 타임지가 선정한 2002년 “올해의 책 베스트 100”에 오른 바 있다.

그리고 뉴욕타임스는 지난 18일(토요일) 저자 강철환 씨를 “토요일의 인물”로 소개하고 “북한의 목소리가 백악관에 울려 퍼지다”라는 제목으로 4면 거의 전면을 할애했다. 이 책을 읽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그의 핵심 참모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았느냐고 일일이 물어 보면서 “미국인들이 모두 이 책을 일고 북한의 실상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시 대통령은 저자 강철환씨를 초청하여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무려 40분간 강씨의 말을 듣고 그를 격려했다. 이 40분은 부시 대통령이 그 보다 나흘전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간에 비교할 만한, 파격적으로 긴 시간이다.

이 책의 문장은 평이하다. 간결하게 사실을 묘사하여 읽기에 매우 편하다.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 특히 정치 및 사회문제와 통일 그리고 북한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이 책 읽기를 권한다, 눈물과 분노를 억제하면서….
추 천 인 : 민병돈 前육군사관학교장

출처 : 토비아스의 우물
글쓴이 : 오직예수 영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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