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산업진흥법 시행 코앞으로 다가와
김신애(69) 할머니는 일명 ‘멋쟁이 할머니’로 통한다.
넉넉한 남편의 연금과 자식들이 용돈 하라며 주는 돈으로 한 달에 한번이상 백화점에서 옷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뜻 맞는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 두 번씩은 맛집을 찾아 외식까지 나선다고 한다. 게다가 월회원권을 이용해 피부맛사지를 매달 받고 있다. 할머니는 백화점 VIP회원이다.
김 할머니는 “고생해서 자식들 키워놓고 시집장가 다 보냈으니 인생 황혼기에 친구들과 외식하고 쇼핑을 즐기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며 “젊을 때 고생을 지금에 와서야 보상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층 구매 꾸준히 늘어
‘실버상품’은 2007년 블루오션 창업아이템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경제력과 구매력을 갖춘 실버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업계에서도 이들을 위한 상품개발이나 서비스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버고객이 매출에 솔솔한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옥션의 경우 최근 3년간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구매가 해마다 30~100%가량 급증했다. 또한 전체 구매 연령층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해 3년전 10%에 불과했던 것이 30%까지 확대됐다.
중장년층의 주로 이용하는 카테고리 역시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의류 패션 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옥션 내에 중ㆍ장년층만을 타깃으로 하는 매장도 20여 곳으로 늘었다.
옥션 홍윤희 차장은 "고령화 사회로 인해 인터넷 쇼핑몰의 고령인구 유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실버 산업은 안마용품 등의 기존 생활용품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의류, 패션 아이템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클릭 한번으로 발품을 팔 필요 없는 편리한 온라인 쇼핑방식은 성별 또는 연령별로 선호하던 쇼핑의 경계를 점차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이용자 역시 50대 이상의 실버고객들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자료에 따르면 실버고객 매출이 8%가량 증가한 반면 20대의 소비는 3.3%감소했고 핵심 소비자층인 3,40대 매출도 0.6%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경우, 편의점들도 ‘실버산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 신문은 세븐일레븐과 훼밀리마트 등 편의점들이 매장네 쇼핑카트를 비치하고 가격표를 현재보다 두 배나 큼직하게 붙이는 것은 물론 쇼핑바구니를 기존보다 50~70% 가볍게 만들고 진열대 사이 복도 너비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로손은 ‘로손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고령층 고객을 위한 매장을 따로 운영하면서 매출을 지난해에 비해 끌어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버산업, 5년 이내 2배 이상 성장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는 만큼 고령친화용품 시장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고령화 추세를 지난 2000년 7.4%에서 2005년에 9.3%로 늘어났고, 오는 2010년에는 11.0%, 2020년에는 15.6%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고령친화용품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7008억원에 불과 했던 시장규모가 지난해 14108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2018년도에는 57480억원까지 이를 것으로 산업자원부는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보고, 만지고, 느껴야 소비가 일어나는 실버고객의 수요 특성을 만족시킴으로써 5년이내에 현재보다 2배 이상의 동종 산업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고령친화산업팀 노희원 사무관은 “6.25세대들이 은퇴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구매력이 매우 높은 것에 비하면 아직까지 고령자들을 위한 실버산업 기반이 우리나라는 약한 편”이라며 “기업들이 서비스와 상품 개발에 더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령화 유망 아이템은?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고령화 시대 최고의 유망산업 3선(選)` 보고서(최숙희 수석연구원)에서 저출산 고령화가 상품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령화시대 3대 유망산업으로 △애완동물 △제네릭(generic)의약품 △가정용의료기기 등 3가지 산업이 새로운 틈새업종(뉴니치)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창업경영연구소에서는 실버고객층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향기전문점이나 피부관리전문점, 두피관리전문점, 토종음식점, 국산차전문점, 와인전문점, 유기농농산물 판매점을 꼽았다.
출처:창업경영신문 양세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