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테크/보람찬 하루

[스크랩] 부와 풍요로움의 뒤안길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31. 00:42

 


△ 손끝이 얼마나 아리고 아플까…


고달픈 삶에 찌든 손
사람의 손은 얼굴 못지않게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을 대변하는 잣대이기도 합니다. 곱디고운 하얀 피부에 윤기나는 손톱…. 여자라면 누구나 예쁘고 아름다운 손을 갖고 싶어 합니다.

얼마 전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마늘을 까는 할머니의 손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거무튀튀하고 주름진 할머니의 손에는 고달픈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 했습니다.  
할머니의 손가락 끝에 붙은 반창고를 보는 순간 긴 한숨이 흘러나왔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손끝이 얼마나 아리고 아플까…’ 할머니는 마늘을 까서 팔면 2000원 정도 손에 쥔다고 합니다. 2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올해 일흔여섯의 임기옥 할머니가 사는 곳은 천막촌입니다.


△ 할머니가 사는 동네, 어느 가난한 나라의 난민촌이라도 여기 보단 낫지 않을까



△ 임 할머니가 사는 천막촌 동네 현관(?)에 놓인 신발과 신발장



△ 두 세평 남짓한 천막촌 내부 모습, 방 한쪽 구석에 씽크대가 놓여있다.



△ 천막촌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화장실.



△ 빨래 사이로 보이는 꽃처럼 화사하게 살고 싶은 소망을 간직하지 않았을까.


임 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다들 입에 풀칠하고 살기도 벅찬 자식들에게 얹혀살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합니다.
극빈자 생활을 하지만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된 임 할머니가 사는 곳은 부의 상징이라 불리는 타워팰리스 맞은편에 위치한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입니다.

무허가 천막촌인 이 마을의 가구 수는 1000여 세대로 25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는 파출소, 동사무소, 소방서 등이 없습니다. 사유지를 불법 점유한 무허가 천막촌이라는 이유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받아주지 않아 ‘서류상’ 거주하는 주민이 없어 관공서가 들어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구룡마을에서 바라본 타워팰리스의 웅장한 모습.


‘서울 한 복판에 그것도 강남에 이런 곳이 있다니…’ 임 할머니의 손과 타워팰리스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재산이 많을수록 걱정거리는 늘어난다. 하지만 재산이 없으면 걱정거리는 더 늘어난다.’는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 깐 마늘과 함께 공터에서 기른 상추를 내다 팔아도 하루 수입은 오천 원 남짓.


타워팰리스의 주민들이 상속과 증여, 재테크 등에 신경을 곤두세울 때 임 할머니는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 위해 ‘내일’도 손가락에 반창고를 붙이고 길거리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 것입니다.


출처 : 흙에서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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