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에게서 거의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교과서를 완전히 정복했다"는 것이다. 대입 수석 합격자가 "학원 안다녔어요" 하는 것이나 "국영수 위주로 열심히 했다"고 하는 것처럼 뻔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교과서는 모든 학습 내용의 기초가 되는 핵심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상 대입 수학능력시험은 교과서가 설명하는 범위의 지식을 묻는다. 때문에 교과서는 성적 향상의 최초의 안내자가 될 수 있다. 교과서를 잘 활용하려면 아래와 같은 원칙을 염두에 두자.
1. 교과서에 나오는 주요 개념, 지도, 자료, 실험과정은 우선적으로 정복해야 한다. 교과서는 모든 공부의 출발점이다. 출발점을 거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교과서 각 단원 첫 장의 개념 설명 부분조차 읽어보지 않은 학생이 문제풀이부터 한다면 모래 위에 누각을 쌓는 셈이다. 내가 진정으로 어떤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교과서를 펼쳐서 읽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2. 교과서는 반복 학습을 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은 교과서를 대충 넘기고 학원에서 하는 다양한 문제집에 집중하곤 한다. 이것은 개별 문제풀이를 외우는 데는 도움될지 모르나 관련 개념 자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는 없는 공부 방법이다. 즉, 기초가 부족해지는 것이다. 이 경우 시험을 볼 때 요행히 풀어본 문제만 맞출 수 있을 뿐 시험에 완벽하게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 교과서의 중요 개념들을 정리한 나만의 요약집을 만들자. 물론 참고서와 문제집을 보면 사교육계 전문가들이 해놓은 요약 정리가 일목요연하게 돼있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정리한 것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학습자는 교과서에 처음 소개되는 개념마다 자신의 언어와 방법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노트는 반복적으로 공부해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4. 특히 영어 공부에서는 교과서 속 문장들을 익히고 더 나아가 암기할 필요가 있다. 영어의 기본 문형을 암기하는 것은 영어 학습의 지름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형은 관련 문법과 어휘를 활용한 가장 기본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이다. 이것을 외워두면 문장 안의 문법과 단어, 숙어가 모두 내 것이 될 수 있다. 기왕이면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면 좋지만 어렵다면 가장 간결한 형태의 문장들이라도 외워두자. 영어 잘하는 학생이 되는 첫걸음을 떼는 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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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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