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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를 뒤돌아 보며 마시는 한 잔의 차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15. 07:49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따끈한 차(茶)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봄과 여름이 기운을 들뜨게 한다면 가을은 안으로 자신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에는 낙엽이 흩날리는 찻집 창가에 앉아서 은은한 차를 마시고,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보는 여유로움을 누구나 갖고 싶어한다.
특별히 가을에 어울리는 차는 따로 없지만 자극성 강한 탄산음료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눅이는 힘이 있는 차가 제격이다. 가을 하면 제일 먼저 국화차가 떠오른다. 강렬한 이름에 비해 맛은 심심한 편. 그러나 눈으로 보는 꽃을 먹는다는 색다른 경험과 낭만은 맛이 주는 즐거움 이상. 가을빛이 물씬 나는 대추차. 찬기운이 느껴지는 이즘에 특히 좋다. 햇살을 우린 듯 발그레한 대추차의 빛깔과 단(甘) 기운이 도는 향은 여름내 지친 신경의 모서리를 둥글리기에 충분하다.
녹차 또한 가을차로 빼놓을 수 없다. 차의 맛은 곡우(穀雨)가 지난 4~5월이 좋지만, 차를 마시는 분위기는 가을이 최고다. 차의 성질은 원래 ‘고요함’과 ‘평안’이다. 계절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좋은 가을에 차는 성찰의 도구로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 찻물을 끓이고 식히고, 차를 넣고, 우리고…. 일련의 과정들이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러한 행위를 통한 기다림과 음미는 가을과 잘 어울린다.
봄과 여름에 담가둔 매실이나 오미자차도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좋다. 가을에 마시는 매실의 향은 더욱 새콤달콤하다. 가을볕에 말린 산수유차나 구기자차, 감잎차도 권할 만하다. 시고 떫은 맛이 간사해진 혀끝은 만족시키지 못하지만 내 몸은 좋아한다. 둥글레차도 가을을 음미하기엔 괜찮다. 뜨겁고 구수한 둥글레차가 입에서 목, 그리고 몸 속으로 길을 내며 지나가면 가을날의 외로움이 살짝 덥혀진다. 고즈넉한 찻집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이 가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무미(無味) 속에서 진미(珍味)가, 바쁜 가운데 여유와 넉넉함이 차오른다.
》도심속 가을&차(茶)의 명소
#수연산방
성북동 248번지. 혜화동로터리에서 서울과학고를 지나 오른쪽 성북 2동 동사무소 옆, 덕수교회 맞은 편. 월북작가 상허 이태준의 고택을 찻집으로 꾸몄다. 누마루에서 보는 가을이 아름답다. 한지에 스며드는 가을볕과 조용하게 흐르는 우리 음악, 산속 선방이 부럽지 않다. 마당 곳곳에도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항아리 3개를 엎은 위에 유리판을 깐 탁자가 운치있다. 솔방울로 만든 송차와 대추차가 좋다. 02)764-1736
#성곡미술관 찻집
종로구 신문로 2가. 구세군회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사이 골목으로 주택가를 끼고 400m 정도 가다 보면 오른쪽에 성곡미술관이 있다. 돌계단을 밟고 야외조각전시장 숲으로 올라가면 사면이 유리로 된 통나무집에 ‘찻집’이라는 조그만 간판이 눈에 띈다. 산책로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밖을 보면 도심에서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낙엽비를 맞을지도 모르겠다. 오미자, 솔잎차, 우전녹차가 운치있다. 02)743-4130
#연화당
통의동 통의우체국 뒤편에 위치. 도심 한복판에서 고즈넉하게 차와 함께 선도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맑은 녹차로 시작해 30% 정도 발효시킨 우롱차 등 청차, 완전 발효시킨 보위차 등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이즘에는 철관음이 제철을 맞아 찾는 이가 많다. 최근에는 찻잎을 70~80% 발효시킨 대홍포가 구수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02)739-1811
#오’ 설록 티하우스
젊은이들을 겨냥한 녹차 테마 카페. ‘도심 속 다원’을 컨셉트로 (주)태평양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명동에 1호점을 개점한 이래 강남, 대학로에 2, 3호점을 열었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되고 안정감 있는 실내 인테리어가 편안함을 준다. 친환경적인 내부 설계와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이 특히 멋스럽다. 나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젊은 층들로 언제나 붐빈다. 차광재배한 어린 찻잎을 맷돌로 간 옥로분말차, 그린티 티라무스, 그린 라떼가 대표 메뉴로 꼽힌다. 02)709-6156

》가을에 좋은 차의 효능
#녹차
녹차의 카데킨, 비타민C, 엽록소 등의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춰 고혈압과 동맥경화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특히 카데킨 성분은 중금속이나 니코틴과 결합해 이들 유해성분을 체외로 배출한다. 몸이 찬 사람은 냉녹차보다 따뜻한 녹차가 좋다.
#감잎차
레몬보다 비타민C가 20배 정도 많이 함유돼 감기예방에 좋다. 특히 쌀쌀한 날 아침에 감잎차를 마시면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다.
#산수유차
따뜻한 성질을 가진 산수유는 여성들에게 좋은 차다. 씨를 없애고 가을볕에 말려 빨간 물이 나올 때까지 달이는 것이 좋다.
 
<도움말|대유한의원 김병열원장>
 
글 김후남기자 사진 박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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