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생부·수능 성적 시뮬레이션` 결과 학생부 평균 2등급은 상위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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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고2 학생들은 수능.학생부 성적이 등급제로 바뀌면서 전체 학생 중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사진은 서울 풍문여고 2학년 학생들이 최근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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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분당 A고 2학년 김모군은 전교 석차 1, 2등을 다투는 우수 학생이다. 그런데 1학년 때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개 과목 중 2개 과목에서 2등급을 받았다. 김군의 어머니 강모씨는 얼른 계산을 해봤다. "1등급(3과목)이 상위 4%, 2등급(2과목)이 상위 11%이니까 5과목 내신 평균이 대략 상위 7% 정도네." 강씨는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불안해졌다. 어림짐작으로도 상위 7% 정도의 성적으론 서울대 등 명문대 진학은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답은 '아니다'다. 그러면 뭐가 잘못된 것일까. 강씨가 아들의 과목별 성적을 단순히 산술 평균해 '상위 7%'로 계산한 것이 문제였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김군의 5과목 성적 평균은 '상위 7%'가 아니라 '상위 1.75%' 내외다. 한 과목 2등급의 누적 비율이 상위 11%이긴 하지만 여러 과목을 골고루 잘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5과목이 모두 1등급과 2등급인 김군의 성적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 되는 셈이다.
강씨는 최근 입시기관인 청솔학원평가연구소를 찾아가 아들 성적 문제로 상담하면서 이런 내용의 설명을 듣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등급제(9등급)로 바뀌는 2008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고2 학생들은 학생부.수능모의고사 성적 기준으로 전국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 위치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점수가 아니라 등급이다 보니 과목 또는 영역별 점수를 합산해 '일렬 줄세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대학별고사(논술과 구술면접)를 봐야 하기 때문에 학생부와 수능 성적만 가지고는 입학 가능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자신의 학생부와 수능 성적 수준의 위치를 알아야 대학별고사를 통해 어느 정도를 만회 또는 유지해야 할지 목표를 설정하기가 수월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고2 학생들은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학생부.수능 성적 시뮬레이션 결과'를 참고할 만하다. '몇 개 과목에서 어떤 등급을 받으면 상위 몇 %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시뮬레이션 자료를 활용해 2008학년도 입시에서 예상되는 학생부와 수능 등급별 성적분포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뮬레이션은 '2008 대입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정책방향과 추진과제' 연구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으로 학생부는 고1 학생 2만3059명의 성적(2005년 2학기) 분포를, 수능 성적은 2006학년도 수능 결과를 분석했다.
◆ 학생부 성적 평균 2등급이면 상위 5.23%=시뮬레이션 결과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과목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0.34%(2만3059명 중 78명)였다. 4과목은 1등급을 받고 1과목만 2등급을 받은 학생은 0.63%(146명)로 상위 누적 비율로는 0.97%였다. 전국의 수험생을 60만 명으로 볼 때 상위 1%(6000명) 안에 들려면 한 학기 성적을 기준으로 평균 1.2등급(4과목 1등급, 1과목 2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과목별 평균이 2등급인 학생은 상위 5.23%였다. 개별 과목의 2등급이 상위 11%이기 때문에 모든 과목이 2등급, 즉 평균 2등급일 경우 전체 성적 순위가 상위 11%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그보다 훨씬 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모두 2등급을 받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오종운 청솔학원평가연구소장은 "시뮬레이션은 주요 5과목의 등급을 점수로 환산해 합산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반영 과목수가 늘고, 과목별 가중치가 반영되면 점수 분포는 더 다양해 질 수 있다"며 "따라서 학기별로 목표한 등급이 다 나오지 않았더라도 지레 자신의 성적만 낮게 나왔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2개 과목 2등급이어도 수능 상위 1%=2006학년도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인문계열의 경우 언어.수리.외국어.사회탐구(4과목) 모두 1등급을 받은 비율은 0.17%(분석 대상 25만1180명 중 439명)였다. 상위 1%선은 평균 1.3등급(언어.수리.외국어 1,1,2등급, 사회탐구(4과목) 1,1,1,2등급)이었다.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중 1개, 사탐 선택과목 중 1개 정도는 2등급을 받아도 상위 1% 안에 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자연계열은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과 과학탐구(4과목)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비율이 0.16%(분석 대상 17만5085명 중 277명)에 그쳤다. 상위 1% 선은 평균 1.3등급, 상위 4%는 평균 1.8등급 정도로 인문계열과 비슷하다. 4개 영역별 평균 2등급은 상위 6%, 평균 3등급은 상위 18%로 분석됐다.
오 소장은 "수능의 반영 영역이나 과목별 배점, 가중치를 달리하면 점수의 범위, 가짓수 등이 더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므로 실제 대학별 수능 반영 방법을 잘 살펴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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