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미국] 인터넷에서 구입한 부품으로 집에서 핵융합기(nuclear fusion reactor)를 직접 만든 소년이 있다.
미국 인터넷신문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22일 17세 고등학생이 집에서 핵융합 기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주인공은 오클랜드 타운십에 거주하는 티아고 올슨. 겉모습만 보면 평범한 소년이다. 학교 크로스컨트리 팀원이고 여느 학생처럼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를 ‘미친 과학자’라 부른다. 티아고의 집 지하실에는 그만의 비밀 실험실이 존재한다. 이곳에서 지난 2년간 물리학 실험에 열중했고, 마침내 투명한 약실과 복잡한 파이프라인이 얽힌 핵융합 기계가 탄생했다. 세계에서 18번째로 핵융합 기계를 만들어 낸 아마추어 발명가가 된 것이다.
핵융합기는 물리학도라면 누구나 구현하고 싶어하는 대상이다. 티아고는 핵융합기 디자인을 스스로 개발했다. 모든 장비는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고 인터넷에서 알게 된 물리학도로부터 조언을 얻었다.
그의 핵융합기는 투명한 약실이 핵심이다. 핵 융합을 위해 먼저 약실 내 공기를 빨아내고 진공 상태의 중수소 가스를 집어넣는다. 그리고 약 4만 볼트의 전기충격을 준다. 기계가 작동하면 약실 내 원자들이 중앙에 모이게 되고 핵융합이 이뤄진다. 티아고는 “이 순간 엄청난 밀도의 작은 공 모양의 에너지 뭉치가 형성된다”고 밝혔다.
티아고는 9월 첫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고 그 뒤 기계를 업그레이드해 왔다. 또 사이먼 재단의 연구 경연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랐고 내년 3월 디티로이트에서 열리는 과학기술박람회와 5월 뉴멕시코의 국제과학기술박람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티아고의 어머니는 처음엔 그의 실험에 불안해 했다. 특히 티아고가 고압 산소실 만들겠다고 하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나 티아고가 핵융합기를 만들겠다고 마음을 바꾸자 즉시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아직도 고압 전류가 흐르는 기구와 약실에서 새어나오는 엑스레이 불빛은 조금 걱정스러워 보이지만 이제는 아들의 능력을 믿고 있다.
어머니는 “티아고가 핵융합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매우 놀랍고 용감해 보였다”고 말했다. 티아고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국방부에서 일했던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언젠가는 정부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는 “과학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머니 생각은 조금 다르다. 어머니는 “티아고는 요리사가 적격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늘 이것저것 섞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