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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영 노트] 리더여, 마음을 열어라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0. 6. 16:35

 

[경영 노트]

리더여, 마음을 열어라

 

파리 디즈니랜드 실패 뒤엔 아이스너 前 CEO의 독단이 있었고

'쇠고기 협상' 논란 이면엔… 여과되지 않은 의견 직언해주는

'구원의 인물' 곁에 있는가

 

 

 

 

쇠고기 협상과 대운하 문제로 나라 전체가 시끄러웠다. 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을까? 많은 사람들이 쇠고기 문제는 한국 정부의 협상 실패이고, 대운하는 경제적·환경적 파급 효과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하지만 두 가지 이슈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자 공통점은 리더십의 실패에 있지 않을까?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리더들이 다양한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지 못한 것이다.
 

 

파리 디즈니랜드 실패의 교훈

기업 경영의 실패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CEO가 기업의 사활이 걸린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고, 다양한 목소리 특히 자신의 의사와 상반된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디즈니(Disney)의 전임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Eisner)이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탁월한 리더였다. 그의 리더십에 힘입어 1984년부터 1997년까지 디즈니의 주가는 26배 뛰었고, 라이온 킹을 비롯한 수많은 히트 작품을 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미국 3대 방송 중 하나인 ABC와 스포츠 전문 방송인 ESPN을 흡수하고 미국 플로리다에 여러 개의 테마파크를 건설했다.

그러나 성공에 도취된 아이스너는 독단에 빠져든다. 대표적인 예가 유로 디즈니(Euro Disney) 설립이다. 80년대 중반 디즈니는 도쿄 디즈니의 성공을 발판으로 글로벌화를 확대하기 위해 유로 디즈니를 구상했다. 최종 후보지로
스페인과 파리가 대두 되었다.

당시 날씨나 부지 규모, 세금 혜택, 인건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스페인이 더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졌다. 더우기 프랑스 사람들은 미키마우스로 대변되는 미국 문화를 천시하는 경향이 있던 반면, 스페인 사람들에게
미국 문화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스너는
프랑스를 고집했고, 결국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프랑스로 결정했다. 당시 아이스너는 프랑스 문화와 와인에 흠뻑 빠져 있었다.

1992년 4월 12일 드디어 오프닝 데이가 다가왔지만 입장객 수는 기대에 훨씬 못 미쳤고, 주차장은 '미키 마우스, 이건 미친 짓입니다(Mickey! It's madness)'란 피켓을 높이 든 시위자들로 북적거렸다. 유로 디즈니는 이듬해까지 무려 1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결국 임기를 1년 남겨둔 2005년 3월 아이스너는 쫓겨나다시피 CEO 자리에서 사임하게 된다.

 

 

                                   

 

 

상반된 아이디어를 늘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리기 위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불편하더라도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마음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 이를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강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리더가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데 할애한다면 그건 시간 낭비다. 그보다는 상반된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접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재조명하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기 때문에 강제적인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인텔의 전설적인 CEO였던 앤디 그로브(Grove)는 이를 가리켜 '구원의 카산드라(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자 예언자)'라고 표현했다. 지금 내게도 구원의 카산드라가 적어도 3명쯤은 있는지, 그래서 이들이 내게 여과되지 않은 의견을 애정을 가지고 직언해주고 있는지 확인해 보라.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전자제품 유통업체를 꼽으라면 베스트바이(Best Buy)를 빠뜨릴 수 없다. 1999년 10조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40조원으로 늘었다.

성공 비결은 바로 이 회사의 CEO인 브래드 앤더슨(Anderson)의 탁월한 리더십에 있다. 그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고, 평균 이하의 성적 때문에 대학에 바로 진학하지 못하고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했다.

1960년대 후반 청년 앤더슨의 칼리지 시절, 학기 첫날 역사학 교수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과제를 받았다. 미국 남북전쟁 중 벌어진 어떤 전투를 기술한 두 권의 책을 읽고 학기말까지 감상문을 써오는 것이었다. 왜 동일한 전투를 이해하기 위해 왜 두 권의 책을 읽으라는 것일까? 앤더슨은 학기 내내 두 권의 책과 씨름하면서 같은 사건을 이렇게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고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깨달음을 얻었고, 이 교훈은 그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철학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각에서 관찰하려는 그의 노력은 그가 회사의 CEO가 된 후 여러 가지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평균 이하'였던 앤더슨을 성공한 리더로 탈바꿈시킨 비결도 여기에 있었다.

한국 리더들의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보다 연령, 경험 또는 사회적 위치가 높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편협한 판단에서 오는 큰 피해를 막으려면 다양한 의견을 의사 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반드시 정착시켜야 한다.

 


 

-  정동일 샌디에이고 주립대 교수(경영학)  -

 

 

2008. 6. 21-22일자  조선일보  [C6면]

 

 

 

출처 : 내고향 옹달샘
글쓴이 : 옹달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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