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버해협 헤엄치며 일군‘자기 구원’
청명한 날에 영국 글라스고에 사는 55세난 실직자가 도버해협을 가로질러 헤엄쳐 프랑스에 도착, 소원했던 가족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을 재생시키면서 아울러 정신적으로 구원받는다는 어른들을 위한 심각한 코미디 드라마로 영국 영화다. 이런 얘기는 한두 번 듣고 본 것이 아니지만 이 영화는 서민층의 희로애락을 매우 사실적이요 진지하면서도 약간 감상적이며 또 유머 있게 다룬 데다가(현지 촬영이 사실감을 한껏 강조한다) 주조연 등 앙상블 캐스트의 훌륭한 연기 때문에 볼만하다. 글라스고의 선박회사 근로자 프랭크(피터 물란)는 해고를 당해 목적 의식을 상실하고 침체해 있다. 자기를 위하고 사랑하는 아내 조운(브렌다 블레딘)과의 사이도 서먹서먹해지고 인근에 사는 실직자 아들 로브(제이미 사이브스)와의 관계도 매우 소원하다. 부자 관계의 소원의 까닭은 플래시백으로 설명된다. 프랭크의 유일한 낙은 3명의 친구와 함께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일. 이 4인조의 우정과 아이들 같은 장난이 우습고 즐겁다. 프랭크는 친구들과 대화하다 그 내용에 자극을 받아 도버해협을 가로지르는 수영을 하기로 결심한다. 이를 위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돕는 친구들. 여기에 식당주인 중국인 챈이 합류, 프랭크는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간다. 프랭크는 이 수영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감각을 되찾기 위해 맹렬히 연습한다. 물론 프랭크는 이런 사실을 가족에게 숨기는데 조운은 조운 대로 버스 운전사가 되려고 실기시험을 치르는 사실을 남편에게 숨긴다. 그러나 둘의 비밀은 얼마 못 가 들통이 난다. 프랭크와 로브간 관계의 소원은 과거 가족 내 비극 때문인데 이 비극의 잔영이 프랭크의 내면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프랭크가 마침내 도버해협을 수영해 건너면서 그의 온 가족과 온 친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프랭크를 포옹한다. 어느 청명한 날에. 감독이기도 한 물란을 비롯해 블레딘 등 출연진의 연기가 아주 좋다. 개비 델랄 감독. PG. Focus.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그로브(323-692-0829), 사우스코스트 빌리지(800-FANDAGO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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