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를 분노케 하는가!
글/이승익
서걱이는 억새꽃이 참으로 곱습니다
금빛으로 물든 탱글한 제주귤이 매우 곱습니다
풍년가 드높은 가을 하늘도 무척이나 곱습니다
이 곱디 고운 정경들이 왠지 오늘따라
우리의 마음을 비켜가며 우리 모두의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 아려오는 까닭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시퍼런 갈 하늘엔 잿빛 구름 잔뜩 모여
지들끼리 숙덕이는 모양새가 예삿일이 아닌듯하여
가슴속이 도드라지게 저밉니다
60년 전 아린 상처, 상생(相生)이란 이름으로
치유하려는 이 때 누군가의 입에서 헛소리
내뱉는 망령을 보았습니다
괴변에 가까운 망발을 들었습니다
님이시여!
저 망동을 어찌하오리까요
망발을 내뱉어 님과 우리를 갈라 놓으려는
저 무리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심장이 터지고
복장이 터지고
애간장이 녹아내립니다
님이시여!
결코 우리는 저들의 망발과 괴변에 가까운 헛소리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님과 우리는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님과 우리는 땔래야 땔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살가운 가을 바람 앞에 향불 사르오니
근심 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출처 : 밝은 토끼생
글쓴이 : 바당 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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