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인맥 만들기'가 능력계발 1순위로 꼽히죠. 회사 사정이 어렵다보니까 믿을 거라고는 인맥 밖에 없다, 뭐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는데요. 인맥관리 때문에 12월 송년회 열심히 나가시는 분들도 있을 테구요.
미국의 한 쇼프로에서 시작한 인맥동원 게임인 '케빈 베이컨 게임'을 비롯해 인맥관리 십계명과 같은 지침서들이 서점가를 휩쓸고 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만든 가식적 인맥의 힘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까요. 게임이든 책이든 탄탄한 인맥의 근간은 훈훈한 인심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인맥과 인심의 관계를 알기위해 정부 중앙청사를 찾았던 적이 있습니다.
정부청사관리소 / 정부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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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보다 중요한 것은 '인심'
9년 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외무부 차관보 시절 정부 중앙청사 내 하급 공무원과 경비원, 청소원들 사이에서 가장 친절한 고위공직자로 꼽혔습니다. 유독 그가 하급자들에게 인심 후한 고위 공직자로 비쳤던 비결은 뭘까요. 청사에 직접 가서 당시 근무했던 분들에게 물었습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그가 출근길에도 반드시 차 문을 내리고 인사하고, 경비원들에게 일상에 대해서 물어보는 일이 잦았다고 했습니다. 상당수 응답자는 고위 공직자 중에 그런 전례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죠.
청사에서 이틀을 꼬박 보내고 보니, 경비원이나 청소원들에게 인사는 커녕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는 고위공직자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텔레비젼에서 자주 보던 어떤 분은 목에 깁스하신 줄 알았습니다. 어찌나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다니시는지. 서점, 매점, 화장실, 탕비실, 경비 관리실 할 것 없이 다 들어가서 그곳에 계신 직원들께 말을 걸었습니다. "어떤 분이 기억에 남으세요?"
청사관리 공무원 김재복씨는 반 총장의 차관보 시절, 반 총장의 한쪽 다리가 차 안으로 다 들어가지 않았을 때 차문을 닫아 버렸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는데요. 김씨는 "너무 놀라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데, 반 차관보께서 웃으며 괜찮다고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었다"며 수년 전의 일화를 이야기했습니다. 반 총장의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지금은 과거와 달리 동료와 하급자를 포함한 다면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인심 쌓기가 인맥 만들기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예라고 설명합니다.
반기문 / 국제기관단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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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스킨십
33년간 청사 정문을 지키다 퇴직한 강여형 전 방호실장은 강영훈 전 총리의 친절함을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청사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정승숙씨는 "지금 계신 분들도 친절하지만 반기문 총장의 따뜻한 악수와 고건 전 총리의 깍듯한 인사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구요. 수많은 능력계발 지침 중에서도 1순위로 손꼽히는 '인맥 만들기'. 진정한 '사람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심 쌓기'에 공들이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정부청사 '미스터 친절'들이 보여주고 있죠?
2009년을 코 앞에 둔 12월, 갑작스레 청사에 들어가서 청소 아주머니와 경비아저씨들께 묻고싶네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분들 중에는 누가 제일 친절합니까?"라고요. 당시에 청사를 헤집고 다니며 청소 아주머니와 경비 아저씨에게 말을 걸자 사람들이 미친 사람 취급했었죠. 사소한 거지만 이런 데서 그 사람의 인심을 알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직장인 여러분, 인맥의 핵심은 인심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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