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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친 바람을 보둠어 안는 "돌담" - 바람이 할퀴고 간다는 제주는 바람의 자리
직선과 곡선의 美學 수많은 검은 빛 돌무더기가 만들어낸 직선과 곡선의 미학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봄의 유채꽃, 짙푸른 보리밭과 어우러진 돌담, 검은 돌담 너머의 쪽빛 바다의 아름다움은 여름 이야기, 가을의 하늘하늘한 코스모스와 춤추는 억새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돌담, 흰눈이 소복이 쌓인 돌담의 겨울 풍경화… 이 모든 것이 제주의 돌담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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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의 화산 폭발로 생성된 제주에는 검은색 현무암이 지천이다. 밭을 갈아도 흙보다 돌이 더 많이 나오는 곳이 제주, 이러한 척박한 자연환경에 지지 않고 돌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온 제주인의 삶.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바닷가에 돌로 쌓은 환해장성이 있고, 마을과 집 주변에는 돌담길이 길게 이어진다. 집 안에는 돼지를 기르는 측간(화장실)을 둘러싼 통시담이 있다. 그리고 밭과 밭 사이 경계를 만드는 밭담, 오름 기슭의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무덤 주위에는 산담이 둘러쳐져 있다. 바다 속 돌담인 원담은 천연 그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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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새도 다양하고 쌓은 형태도 다른 제주의 돌담, 돌담의 소박한 아름다움 때문에 제주의 돌담이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예고 되었다. 애월읍 하가리의 마을내 돌담길이 그 곳이다. 다른 지역의 돌담이 돌과 흙으로 만든 돌담이라고 한다면 제주의 돌담은 오직 돌로만 이루어져있다. 도내의 돌담길을 이어보면 그 길이가 一萬里는 되지 않을까. 제주도의 돌담을 보면 미완성의 예술품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더욱 정이 가고 고향냄새가 나는지도 모른다. 돌들이 서로 맞물려서 바람 많은 제주의 바람을 돌 틈 사이로 분산시켜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거친 자연환경을 이겨내고 바람을 읽어왔던 제주인의 지혜를 돌담에서 발견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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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과 어우러진 제주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난다. 비오는 봄날, 짙은 검은빛이 더하여 촉촉이 젖어든 돌담사이로 제주는 생명의 소리를 낸다. 보리밭 일렁이며 유채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봄꽃이 온 들녘에서 고개를 내밀면 돌담이 바람으로부터 여린 새순을 보호한다. 태풍과 눈보라가 몰아쳐도 바람막이 돌담이 제 역할을 다하며 제주인의 삶에 방패막이가 되준다. 눈 내리는 겨울 돌담이 눈으로 그려낸 겨울풍경화를 감상해보라. ‘내 마음의 고향이 이곳이 아닐까’하는 마음이 절로 날 정도로 그리움 가득한 고향풍경을 만나게 된다. 실제로 수없이 지나치는데도 마음에 담지 못하면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곤 한다. 돌담에 녹아있는 마음의 고향 모습에서 편안함과 그리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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