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땅이 좋은 땅이다
땅으로 부자가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허탈한 생각이 든다.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동물적인 감각과 판단으로
돈이 될 만한 땅을 남보다 앞서 사들인다.
그렇다면 그들의 비법은 무엇일까. 별다른 것이 없다. 땅을 잘 보는 눈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비법 아닌 비법 하나가 땅 투자에 성공을 가져다주는 키워드인 것은 분명하다.
땅 투자에 성공한 이들은 땅을
보는 절제된 감각을 몸에 익히고 부지런히 다리품을 팔고 정보를 수집한 뒤 먹이가 나타나면 재빠르게 낚아챈다. 먹을 만한 먹이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그 누가 뭐라 해도 과감히 포기한다. 제 아무리 맛있게 보여도…….
흔히 말하는 ‘좋은 땅’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과거에는 농사가 잘 되는 기름진 땅이 가장 좋은 땅이었지만 지금은 개발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땅을 제일로 치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고금을 막론하고 투자자들을 배신하지 않을 땅의 조건은 비슷하다.
우선 터가 좋아야 한다. 포근하면서도 가슴이 확 트여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파고들면 남쪽이 트이고 야트막한 경사를 이루고, 북쪽에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는 산이나 숲을 끼고 있는 땅이 좋다.
하지만 우뚝 솟은 봉우리가 있다면 이는 바람받이가 되므로 오히려 나쁘다. 움푹 파여 들어간 소형 분지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절벽이나 절개지 밑은 무너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다.
집터로 쓰는 땅은 평지보다 약간 언덕진 곳이 좋다. 옆으로 조그만
도랑이나 식수로 쓸 수 있는 수맥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물도 땅을 고르는 중요한 요소이다. 앞에 시원한 물이 보이면 좋다. 나가는 물보다
들어오는 물이 더 낫다. 물은 재물에 속하는데, 나가는 물은 재물이 빠져나간다는 속설이 있다.
요즘은 조망을 많이 따지는데, 앞에
산이 있어 경관이 좋은 경우에도 앞산과의 거리에 따라 땅의 가치가 달라진다. 앞산과의 거리는 300m 이상은 되어야 괜찮다. 너무 앞에 있으면
오히려 답답하고 햇빛이 가린다.
물리적 조건도 중요하다. 가로의 폭은 적당한 것이 좋다. 반듯한 길은 100~500m에서 변화가
생기면 무난하다. 대도시의 베드타운인 위성도시의 경우 역을 향한 가로는 일반적으로 오른쪽이 더 낫다. 커브 길의 가로에서는 안쪽이 좋고,
비탈길에서는 아래쪽이 더 가치 있는 땅이다.
동서로 된 가로는 서쪽 땅이 더 투자할 만하고, 변하는 상품을 다루는 업종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한 입지나 북향이 유리하다.
땅 모양뿐 아니라 지질도 좋아야 한다. 좋은 지질이란 습도를 알맞게 보존할 수 있는 흙이다.
선조들은 점토와 사토가 고루 섞인 땅을 좋다고 평가했다. 공장을 허문 흙이나 기타 잡물이 섞인 곳, 쓰레기를 매립한 곳은 나쁘다. 논이나
수면이었다가 매립한 곳은 과거에는 기피 대상이었으나 요즘은 매립 기술이 발달해 위치만 좋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땅의
기운과 경관은 전통적으로 땅을 보는 이들이 풍수지리 시각에서 중시했다. 입지 여건은 오늘날 개발사업을 하는 이들이 비중 있게 보는 대목이다.
입지 여건을 볼 때는 땅을 개발해 어느 정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주변에 편의시설
공공시설이 있는지, 있다면 규모와 숫자는 어느 정도인지 공해배출시설이나 혐오시설은 없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땅 주변을 둘러싼 교통망은 어떻게
배치돼 있는지를 살피는 것은 기본이다. 교통망은 도로 철도 지하철 경전철 공항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땅이 있는 지역의 제도 및 관행에
따라 땅 투자와 개발사업의 규제 상태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점도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부동산퍼스트(www.re-first.com) 곽창석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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