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사진 사진 사진
마음 마음 마음
[단 한 장의 사진미학]
1. 사진 한 장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올바른 사진읽기'의 바로미터! 이 책은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토대로 올바른 사진읽기의 바로미터를 제시하는 책으로, 사진의 본질적 의미, 수용된 이미지의 부분과 전체 및 찍힌 사진, 또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아무나 마음을 사진으로 드러내진 못한다.
처음 사진기를 알게 된건 필름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필카였다. 필름이 허락하는 수 만큼 찍고, 다시 필름을 갈아야 하는 수고는 한 장 한 장 조심해서 사진을 찍게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 되면서,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사진을 잘 찍는건 구도가 70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손가락으로 작은 사각형을 만들어, 그 틀안에서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그의 사진은 독특하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잘 찍는 사진은 뭔가, 다른다면, 구도와 디테일한 센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단 한 장의 사진미학>을 읽고 떠오는 첫 번째 생각은, 사진은 사진가가 표현하고 싶은 주제를 드러내는 대상이라는 점이었다. 사진을 보고 느껴지는 마음의 움직임은 작가가 정한 주제에 맞게 의도된 것이라는 점, 그래서 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있지만, 아무나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똑같은 풍경도 누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는 사진의 매력,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관점인 미학을 통해, 보고 괜찮네에서, 의미와 의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2. 보고, 읽고, 느끼는 오감과 사유가 결합된 사진 이야기.
사진을 보다, 사진을 읽다, 사진을 느끼다로 이루어진 3단 구성은 사진에 대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해 보게 한다. 무심코 "오! 느낌있네. 이 사진 괜찮네" 하고 지나갔던 사진에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어떤 기법을 써야 이런 느낌이 나올까, 이 사진이 사진학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가를 알게 된다. 눈을 통해 사진을 대면하고(보고), 그 의미를 생각하고(읽고), 오감으로 사진이 걸어주는 이야기를 만나는(느끼는) 3단의 구성을 지나고 나면, 사진을 찍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멋진 소설과 작가의 글을 본 후, 자신의 글을 보았을 때 느끼는 멋적음이라 할까. 사진을 들지만, 주제를 담아 무언가를 표현하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되었다. 사진사가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들을 떠올릴 수도 있었다.
34장의 사진과 34개의 이야기, 가장 머리속에 오래 남아 고민하게 했던 사진은 <삼등선실>을 찍은 스티글리츠의 사진에 대해 이야기한 '사진의 길과 격' 이었다. 평론가들이 사진의 격을 규정하는 5가지의 틀인 사진 - 작품 - 예술 - 미학 - 역사로 나누어지는 그 경계와 삼등선실이 사진에서 위계의 공간감과 삶의 간극을 표현 해 작품이 되고, 당시에 드문 삶의 리얼리티를 그대로 포착 해 예술이 되었으며, 당시 주류사진이었던 흐릿한 살롱풍이 사진에서 생생한 현실을 찍는 '스트레이트 사진 미학'을 확산시켜 스타일과 경향을 끄는 미학이 되고,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진으로 사진사 교과서에 등장해 역사가 되는 이유를 알려준다. 120년의 대한민국의 사진 역사와 예술 사진 80년에서도 사진사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 없다는 현실을 알게되자 현재 우리나라 사진의 위치와 사진찍기의 어려움을 생생이 느낄 수 있었다.
3. 무엇을 찍었는지 알 수 있지만, 최광호 작가의 <나는 사진이다>의 사진에는 작가와 딸이 나신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남자와 한 어린아이가 있는 사진을 보며, 이 사진하고 사진의 제목과의 관련은 무엇인가, 의도하는게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 했었다. 사진작가가 덧붙인 글과 <사진은 신화다>라는 작가의 글을 통해서, 신화이데올로기와 모호성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작가의 해설이 없으면 짐작하기 어려운 사진부터, 쉽게 알 수 있지만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사진까지, 다양한 사진들을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쉽게 읽어지지 않지만, 읽고나면 사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인문학, 철학 책처럼, 한 장의 예술 사진 역시 제대로 보고, 읽고, 느끼기 위해서는 독자의 안목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사진기를 잘 이용해서 대상을 깔끔하게, 폼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진책과 격이 다른 책이었다. 좋은 펜이 있다고 좋은 글을 쓸 수 없듯이, 멋진 사진을 찍는데 사진기의 역할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 대상을 바라보고 소통하는 깊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4. Photo Tip으로 배울 수 있는 사진기법과 사진 작가들
사진미학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한 장의 사진마다 작가가 사용했던 사진 기법이나 미학에 관련된 내용, 비슷한 기법을 촬영했던 다른 작가의 작품도 소개되어 있다. 초현실주의, 사진의 정치성, 가디머 해석학 등 많은 기법과 이론들을 통해 다양한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어 좋았다. 문학작품이라 하더라도 소설, 희곡, 환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듯이 사진 역시 다양한 표현방법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갈 곳이 많다는 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찍어보면서 찾고, 그 쪽으로 생각을 깊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다양성과 깊이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느 사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노고와 흔적을 넘어 미학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건, 이제까지 보았던 사진의 편의성과 기록과 추억의 매개체 와는 다른 관점이어서 신선했다. 사진기는 눈의 모습을 본 따 만들어졌다고 배웠다. 내 눈의 눈꺼풀이 한 번 깜박일 때마다 한 장의 사진을 본다고 생각하면, 매일 수많은 사진을 찍고 보고, 느끼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누구라도 눈을 가지고 있다면 기계로 만들어지는 사진기보다 더 좋은 사진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내 눈으로 주위의 풍경을 찍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진기에 의지하지 않고도, 내 눈에 보이는 사진들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미학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을거라 믿는다. 찍기 편하고, 기록, 추억, 멋진 풍경사진이라 생각했던 사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야기테크 > 사진과그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저 `압도적` 풍경앞에서 무슨 말이 필요했을까... (0) | 2009.01.11 |
---|---|
[스크랩] 친환경 핵추진 바이크 “와우” (0) | 2009.01.08 |
사진이란 (0) | 2009.01.05 |
[스크랩] 가시 연꽃 (0) | 2009.01.03 |
[스크랩] 2009 己丑年 만사형통 하세요 (0) | 2009.01.03 |